한화생명 3분기 순익 전년比 14%↓···"비용 증가 영향" (종합)

유은실 2022. 10. 3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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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당기순익 885억···연결 당기순익은 2.6%↑
"고수익성 보장성상품 흥행···일시적비용 증가"
RBC비율 157%···"신종자본증권 발행 않기로"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한화생명(088350)의 3분기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이 1년 전에 비해 14.2% 줄어든 885억원을 기록했다. 일반보장성 상품 등을 확대하며 영업비용 및 일회성 비용 등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RBC비율은 금리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이익 감소 탓에 전분기 대비 10% 가량 하락한 157.0%를 기록했다.

다만 같은 기간 한화 손보 등 자회사를 합친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소폭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그니처 암보험’ 등 수익성 높은 일반보장성 상품의 매출이 120% 이상 확대되면서 순익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사진=한화생명)
연결 당기순익은 증가···일반보장성 APE, 전년比 123.6% ↑

31일 한화생명은 ‘2022년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3분기(별도기준) 순익이 8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 감소했다고 밝혔다. 보장성보험 확대 등으로 신계약비용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연결기준 3분기 당기순이익은 2.6% 증가한 3889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영업비용은 2분기 대비 12.3% 증가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시장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채권매각 이익이 줄어든 영향도 있고, 이번에 일반보장성 상품 판매량이 증대되면서 일회성 비용이 전체적으로 늘면서 별도기준 순익이 감소했다”며 “그러나 보장성 매출 확대에 따른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가 증가하면서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기준 순익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수입보험료는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3조5590억원으로 집계됐다. 보장성 상품의 비중도 51%로 견고한 수준을 유지했다. 신계약 APE는 509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했다. 신계약 APE는 보험 영업 성장의 지표로, 보험료를 1년 기준으로 환산해 보여주는 개념이다.

한화생명은 APE 성장에 대해 보장성 상품의 매출 확대 영향으로 분석했다. 보장성 APE는 1년 전에 비해 22.8% 증가한 2970억원이었다. 특히 신(新)회계제도(IFRS17) 도입에 대비한 일반보장성상품의 매출 증가가 주효했다. 일반보장성 상품인 ‘시그니처 암보험’ 등이 흥행하면서, 일반보장성 APE가 2508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123.6% 급증했다.

한화생명은 그동안 보장성 보험 판매 확대에 주력해왔다. IFRS17 시행으로 보험사의 부채평가 기준이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되면, 저축성 상품에 대한 재무 부담이 늘어나는 반면 보장성 보험은 장기 수익성 측면에서 생보사에게 유리해서다.

나채범 한화생명 CFO 부사장은 “물가 급등, 금리 인상 등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따라 변동성이 우려되는 상황에도 보험 본연의 이익을 꾸준히 견지하고 있다”면서 “내년 IFRS17 도입에 따라 견조한 CSM(계약서비스마진) 확보를 위해 고수익성 일반보장성 중심의 매출 확대 전략을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축성보험 금리상승 대응 차원”···역마진 우려엔 선 그어

최근 저축성보험에 대한 물량을 늘린 배경에 대해서는 ‘금리상승에 대한 시장 대응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1조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고금리 시대에 다양한 투자기회가 있는 만큼 일시납 중심으로 저축성보험 물량을 확대해 외형을 키우는 전략이라는 얘기다.

보험사들은 한 번에 많은 돈이 들어오는 저축성보험을 금리상승기에 외형확대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하지만 저축성상품은 ‘금리’에 초점을 맞춘 상품이라, 향후 운용자산이익률이 고객에게 약속한 최저보증이율이나 확정이율 보다 떨어지면 이차역마진 발생한다는 문제가 있다. 최근 한화생명도 저축성보험 경쟁에 맞춰 연 4%대의 저축성보험을 출시한 바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인 만큼 일시적 상품의 물량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금리 상승이 지속된다면 적정 수준에서 방카 상품 판매를 검토할 것“이라며 ”국고금리가 4.2%를 기록하고 있는데 시장금리 상승 수준과 저축성보험 비중을 비교해보면 아직까지는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RBC비율은 3개월 전에 비해 10.6%p 하락한 157.0%를 기록했다. 금리상승에 따라 채권평가익이 감소한 탓이다. RBC비율은 고객으로부터 일시에 보험금 지급 요청이 들어왔을 때 보험계약자에게 얼만큼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느냐를 보여주는 수치다. 보험업법 기준으로 100%를 넘겨야 하며, 금융당국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이날 콘퍼런스콜에서는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인 RBC비율과 함께 자본확충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는데, 한화생명은 신종자본증권 발행 계획을 무기한 연기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앞서 한화생명은 올해 하반기 중 7억5000만달러(약 1조88억원)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라고 공시한 이후 발행 계획을 연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7500만달러 규모의 신용자본증권 발행 결정 및 공시했으나, 미 연준의 강력한 금리 인상 발언이 나오면서 이후 시장상황이 급격히 악화된 측면이 있다”며 “이에 따라 올해는 자본성증권을 발행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추가적인 발행 여부는 시장 환경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화생명의 누적 1~3분기 당기순이익은 8063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44%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5조4427억원으로 24.5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277억원에서 8737억원으로 5.83% 감소했다.

유은실 (yes2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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