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현장] '레전드가 몇 명이야?' 조재진도 전주성 찾아 FA컵 우승 응원
[마이데일리 = 전주 이현호 기자] 조재진(41)이 친정팀 전북 현대의 FA컵 우승을 직관 응원했다.
조재진은 30일 ‘2022 하나원큐 FA CUP’ 결승 2차전이 열린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이곳에서 전북 현대와 FC 서울이 맞붙었다. 결과는 전북의 3-1 승리. 전북은 1·2차전 합계 스코어 5-3으로 FA컵 챔피언에 등극했다.
조재진은 이날 본부석에서 아내, 딸, 아들과 함께 전북의 우승을 관전했다. 조재진은 기자와 만나 “제 아들이 축구선수를 꿈꾸고 있다. 이번 결승전을 직접 보고 싶다고 해서 가족들과 함께 전주에 왔다. 오랜만에 전주성에 오니 옛 기억이 난다”고 들려줬다.
조재진은 14년 전인 2008시즌에 1년간 전북에서 맹활약했다. 당시만 해도 국가대표급 스타 플레이어가 많지 않던 전북이었는데, 현역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조재진을 영입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입단 기자회견에서 “왜 굳이 전북으로 이적했느냐”는 물음이 나올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조재진은 2008시즌에 전북의 형광색 유니폼을 입고 K리그 31경기 출전해 10골 3도움을 기록했다. 그리곤 2009년에 전북에 약 15억 원의 이적료를 안겨주고 일본 J리그 감바 오사카로 이적했다. 전북은 1년간 조재진의 득점력은 물론 마케팅 파워까지 실감하더니, 2009시즌을 준비하면서 또 다른 국가대표 이동국, 김상식을 동반 영입했다.
그 덕에 전북은 2009년에 구단 첫 K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로는 2011, 2014, 2015, 2017, 2018, 2019, 2020, 2021년까지 총 9차례 K리그 챔피언에 등극했다. FA컵에서도 2000, 2003, 2005, 2020, 2022년까지 5회 우승했다. 전북은 2개 대회 모두 최다 우승팀이다.
조재진 영입으로 인한 ‘나비효과’인 셈이다. 전북은 2007시즌까지 K리그 중하위권에 머물던 비인기팀이었지만, 2008시즌 조재진 영입 이후 상위권과 인기팀으로 도약했다. 2022년 현재는 국가대표 선수가 즐비한 전국구 인기팀이 되었다.
조재진이 2010시즌을 끝으로 감바 오사카에서 은퇴한다는 소식을 전하자, 전북 팬들이 2011년에 자발적으로 조재진을 초청해 은퇴식을 열어줬다. 조재진은 “1년밖에 뛰지 않았는데 은퇴식을 열어줘 고맙고 미안하다. 나처럼 1년 뛰고 은퇴식 행사까지 열어주는 선수는 없지 않느냐. 정말 고맙다”고 했다.
이날 FA컵 결승 2차전 현장에는 조재진 외에도 이동국, 정혁, 조성환 등 전북에서 뛰다가 은퇴한 레전드들이 방문했다. 최근까지 전북에서 뛰었던 김민혁(성남FC), 이성윤(서울이랜드), 김정훈(김천상무) 등도 현장에 있었고, 올 시즌 광주FC의 K리그1 승격을 이끈 엄지성도 있었다.
전북 관계자는 “구단에서 레전드들을 공식적으로 초청한 게 아니다. 은퇴 후에도 친정팀을 생각해 FA컵 결승전을 응원해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이들의 응원 덕에 전북이 FA컵에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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