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사라지지 않는 카톡의 ‘1’표시…‘핼러윈’ 대체 넌 누구냐?
이어서 ET콕입니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10월의 마지막 밤을."]
80년대 청춘을 보낸 분들이라면 10월의 마지막 밤엔 이 노래를 흥얼거리셨을 겁니다.
가수 이용의 '잊혀진 계절'.
하지만 이제는 '잊혀진 노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대신 시월 말이면 '핼러윈 데이'를 챙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요.
그런데 정작 핼러윈 데이의 유래와 의미 알고 계신가요?
아, 먼저 짚고 넘어갈 게 있습니다.
흔히 '할로윈 데이'라고 말하고 저도 '할로윈'이란 표현이 익숙합니다만 국어법 표기상으로는 '핼러윈'이 맞는 표기라고 합니다.
'핼러윈'은 고대 켈트족의 새해 전야 축제에서 유래됐습니다.
열두 달이 아닌 열 달짜리 달력을 썼던 고대의 켈트족은 한 해의 마지막 날이었던 10월 31일에 새해 전야제를 성대하게 열었습니다.
그리고 이날은 지하 세계로 통하는 문이 열리는데 조상의 영혼뿐 아니라 불청객인 악령들도 올라온다고 믿었습니다.
조상의 영혼은 기리고 악령은 피해야겠으니, 기괴한 분장으로 마치 악령인 척 위장한 것입니다.
그리고 악령이 집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순무'의 속을 파내고 불을 밝힌 등을 대문 앞에 두었으니, 이것이 바로 미국 핼러윈의 상징인 호박등, '잭 오 랜턴(Jack O'Lantern)'의 유래입니다.
우리와는 아무 상관도 없던 핼러윈이 삶으로 파고든 건 2000년대 즈음입니다.
영어유치원과 영어학원 등을 중심으로 유입됐는데요.
언제부터인가 대형마트에서는 핼러윈 파티용품 판매가 낯설지 않게 됐고, 사가는 사람들 대부분은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입니다.
어린이들이 핼러윈 의상을 입고 집집마다 돌며 사탕을 얻으러 다니는 미국 등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젊은이들이 변장을 하고 클럽 등에 가서 파티를 즐기는 날로 자리잡았는데요.
핼러윈을 기념하기 위해 2, 30대 젊은층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입니다.
서울에서도 가장 국제화되고 자유분방한 분위기의 동네로 통합니다.
그런데 바로 그 이태원에서 꽃다운 젊은이들이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 하고 목숨을 잃었습니다.
실종자 접수처에는 연락이 끊긴 가족들을 찾으려는 애타는 발길이 이어졌고, 사고 현장에서 자녀의 휴대전화가 발견됐다는 믿기 힘든 소식과 함께, 아들과 딸에게 수도 없이 보냈을 카톡에는 아직 읽지 않았다는 표시, 숫자 '1'이 계속 남아있습니다.
[희생자 어머니 : "밤 9시 54분에 친구하고 카톡을 해서 사람이 너무 많다고 이야기를 했대요. 그래서 빠져나온 줄 알았는데 연락이 안 돼서..."]
안전 불감증과 사고 대비라는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만, 원점에서부터 돌아볼 필요도 있습니다.
외국의 축제인 핼러윈을 우리가 왜 챙겨야 하는지 과도하게 상업적으로만 흐른 것은 아니었는지, 조금 더 적극적으로 고민했었어야 하는 건 아니었을지.
2022년 대한민국, 그것도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나리라고는 누구도 상상못한 비극 되풀이되어선 안 됩니다.
지금까지 ET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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