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심폐소생술로 5명 살린 의사 “골든타임은 4분! 흔들고 알리고 압박하라!”
■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ET WHY?
■ 방송시간 : 10월31일(월) 17:50~18:25 KBS2
■ 출연자 : 유병욱 순천향대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21031&1
[앵커]
하얀 국화가 줄지어 선 이 곳, 서울 용산 이태원입니다. "보고 있지만 말고 도와주세요!" 도와달라는 간절한 외침에 많은 분들이 주저 없이 심폐소생술에 동참했습니다. 여러분이 현장에 계셨다면 어떻게 하셨을까요? 이런 일이 다시는 없어야겠지만 이번 기회에 제대로 알아 둘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유병욱 순천향대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나오셨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순천향대 서울병원이면 이태원에서 차로 2분 거리니까 참 많은 환자들 접하셨을 텐데, 교수님 포함해서 의료진들 어떻게 대처하고 계신가요?
[답변]
우선은 고인분들 그리고 그분 가족분들을 모시는 데 있어서 부족함이 없으려고 노력했는데, 현재는 정상화가 돼 있는 상황이고 좀 진정하면서 그 차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이태원 상황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 정말 거리 전체가 응급실 같다. 누가 시민이고 누가 의사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많은 분들이 나서서 심폐소생술이라는 걸 했잖아요? 혹시 교수님도 과거에 심폐소생술로 사람을 살려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답변]
제가 20여 년 전이죠? 인턴, 레지던트 하는 병원에서 근무할 때는 블루코드라는 코드가 뜨면 블루코드 512호실 하면 모든 사람이 가서 자동적으로 도와줍니다. 그래서 그쪽에서 심폐소생술 중환자실로 해서 환자분을 모신 적도 있고 또 떠나보낸 적도 있는데요. 저 같은 경우는 해외 출장이 잦다 보니까 비행기 내에서 호흡 정지가 온 외국 영아, 8개월 된 영아가 호흡 정지가 됐는데 심폐소생술로 살린 적도 있고 또 60대 남자분, 인천공항 출발해서 목적지로 가는 중간에 당뇨병 쇼크, 저혈당 쇼크로 인해서 호흡 정지가 오셨던 분, 저와 승무원분이 힘을 맞춰서 구해낸 적도 있습니다.
[앵커]
의외로 많이 일어나는 상황인 것 같아요. 그런데 보통 심폐소생술, 이 골든타임을 우리가 이제 4분이라고 보통 이야기를 하잖아요? 이 짧은 시간 동안에 그러면 과연 어떤 걸 해야 되는지, 저희가 모형을 통해서 직접 설명을 들어보려고 하는데요. 직접 과거에 하셨던 경험을 살려서 하나씩 설명을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가장 먼저 뭐부터 해야 됩니까?
[답변]
가장 먼저 해야 되는 것은 의식 확인입니다.
[앵커]
확인.
[답변]
확인. 여보세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앵커]
말이 없으면?
[답변]
말이 없으면 그다음에는 바로 요청을 해야 됩니다. 자, 여기 119 불러주세요. 그리고 심폐소생술 도와주실 분 계시면 바로 와주십시오.
[앵커]
혼자 못 한다는 얘기예요?
[답변]
이 심폐소생술은 절대로 혼자서 할 수가 없습니다, 너무나 힘들기 때문에. 그리고 여러 사람들이 같이 협동을 했을 때 사람, 인명을 구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의식을 확인하고 도움을 요청한 후에 다시 한번 호흡을 확인한 후 호흡이 없다고 확인된 다음에는 바로 즉시 심장 압박을 시행하게 됩니다.
[앵커]
그런데 이걸 배워보지 않은 사람은 어디를 어떻게 압박을 해야 되는지 일단 좀 당황스럽거든요?
[답변]
이 가슴 압박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이 가슴뼈, 딱딱한 뼈가 있습니다. 그걸 쭉 내려가다 보면 명치라고 해서 튀어나온 부분이 만져지거든요? 그 윗부분에 손을 놓고 손을 깍지를 낀 상태로 굽히지 말고 그대로 압박을 가하게 됩니다.
[앵커]
빈도는요?
[답변]
압박을 가할 때는 약 5cm 정도 안으로 들어간다는 느낌으로 분당 100~120회를 지속적으로 시행하게 됩니다.
[앵커]
분당 120회면 거의 1초에 두 번 정도 압박을 가해야 된다는 얘기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1초에 두 번 정도 하는데, 여기에서 주의하실 사항은 바닥이 푹신푹신하면 안 되고 딱딱해야지만 심장을 동시에 바닥과 손이 압박을 해서 강제로 펌프질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딱딱한 걸 확인하고 쉬지 않고 진행을 해야 됩니다.
[앵커]
그런데 너무 세게 해서 혹시 갈비뼈 손상되거나 그럴 위험은 없습니까?
[답변]
그렇기 때문에 어린이 또는 여성에 따라서는 또는 어르신에 따라서는 갈비뼈에 금이 갈 수도 있지만 성인 남자 기준에서 약 5cm 정도 깊이로 눌러준다는 느낌으로 진행을 하고 팔을 굽히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앞으로 기울여서, 이 체중을 실어서 정확하게 압박이 진행돼야지만 심장이 제대로 짜질 수 있고요. 일반인분들 중에서 훈련 받던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 분들 같은 경우에는 30번 압박 후에 2회 후, 후, 호흡을 불어주는 30번 그리고 2번의 원칙에 따라서 할 수 있고요.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쉬지 않고 지속적으로, 여기 너무 힘든데 손 바꿔주시겠습니까? 그러면 오셔서 이어서 계속해서 분당 100~120회를 지속적으로 시행하셔야 됩니다.
[앵커]
일단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그러니까 2인 1조로 하라는 게 혼자 하기에는 너무 버거우니까 도움을 받을 사람을 옆에 대기시키라는 뜻인 것 같고. 굳이 숨을 불어넣을 필요는 없다?
[답변]
대한민국 기준으로 보면 최근에는 우리가 신고 후 약 3~10분이면 인명구조팀이 도달하게 됩니다. 우리가 물속에 들어가서 숨을 참을 때 3분~4분은 물속에서 숨을 참을 수 있잖아요? 그 이유는 혈액 내에 산소가 녹아 있기 때문인데요. 심정지나 호흡 정지가 오셨던 분에게 호흡을 붙어넣는 것보다는 지속적인 압박을 가해서 강제적으로 혈액이 순환함으로써 이 혈액 내에 남아 있는 산소가 뇌로 전달되고 또 심장이 멈추게 되면 피떡이 생기기 쉽거든요.
[앵커]
혈전.
[답변]
그래서 강제 순환을 위해서는 최근에는 CPR, Cardiopulmonary Resuscitation, 심폐소생술 대신에 최근에는 CCR이라고 해서 Cardiocerebral Resuscitation 즉 심뇌소생술이라는 표현으로 지속적인 압박을 통해서 순환을 시켜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호흡을 불어넣어주는 것보다 일단 빨리 피를 돌게 하는 게 우선이라서, CCR로.
[답변]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혈액순환이 되게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심폐소생술 자격증이 없으면 운전면허증도 발급을 안 해 주는.
[답변]
맞습니다. 그렇습니다.
[앵커]
그런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이거 꼭 배워야 되는 걸까요?
[답변]
만 16세가 되면 미국의 주에서는 운전면허를 따게 되는데요. 운전면허를 딸 때 심폐소생술 자격증이 있는 경우에는 바로 면허를 딸 수 있게도 해 주고 또 특정 직업군 같은 경우는 심폐소생술 자격증이 없는 경우에는 면허 획득이 어렵다고 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번에 현장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분들 아니면 현장에서 목격한 분들, 이런 분들도 좀 우리가 잘 살펴봐야 되지 않을까 싶은 게, 병원에서 사고 당해서 온 사람을 본 거랑 거리에서 축제를 즐기러 갔다가 이런 상황을 본 거랑은 전혀 다른 얘기잖아요.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이런 분들이 겪을 나중의 후유증 같은 거, 어떤 걸 주의 깊게 봐야 될까요?
[답변]
아직은 아마 경황이 없으실 수도 있어요. 그런데 단순히 호기심이든 아니면 우연히 발견한 경우, 사람의 인명이 꺼져가는 그 순간을 본다는 것은 굉장히 큰, 충격적인 사실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외상 후 스트레스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답변]
이것이 지속되거나 오래되는, 예를 들어서 우리가 우리 인명을 구해주시는 소방관, 경찰관 그리고 많은 응급구조사분들, 병원에 있는 의료진들이 사람의 생명이 꺼져가는 순간을 본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스트레스인데요. 이번처럼 이런 압박 등으로 인해서 외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출혈이라든지 또는 출혈 외 여러 가지 외상들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뇌에 잔상으로 남아 있는 경우에는 수면장애라든지 그다음에 식욕이 떨어진다든지 그 외에 심계항진, 가슴이 벌렁벌렁 뛰는 이런 증상들이 급속 스트레스 반응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6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나 그 외에 다른 정신건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요.
[앵커]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된다?
[답변]
그 순간에 보셨던 분 또는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연히, 절대로 앞으로 보시면 안 되는 그런 영상들을 접하는 경우가 있는 경우에는 절대 접하셔도 안 되지만 접했을 경우에는 꼭 상담을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유포도 하지 말고 시청도 하지 말고.
[답변]
절대로 하시면 안 됩니다.
[앵커]
그러면 그런 외상 후 스트레스에서 좀 벗어날 수 있는 방법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답변]
우선 상담하는 게 가장 중요하고요. 그런데 상담 외에도 최근에는 1인 가족도 많고 여러 가지가 있어서 스스로를 위안하거나 스스로에게 위안, 보상을 하는 그런 방법들도 많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압사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되겠지만 교수님 평소 지하철 타고 많이 다니시잖아요? 혹시 주변에 다니시다가 보면서 여기에서는 왠지 사고가 날 것 같다, 위험한 곳으로 보고 계신 데가 있을까요?
[답변]
맞습니다. 사실 저는 주로 지하철을 많이 타고, 최근에 새롭게 만들어진 지하철 역사 같은 경우에는 이런 밀집도를 다 계산해서 있지만 기존에 1호선, 2호선, 3호선, 4호선처럼 예전에 됐던 곳의 환승점, 그리고 특정한 시간 같은 경우에는, 또 우리가 9호선 같은 경우는 특정 혼잡 구간에서 실신 등이 가끔 발생할 수 있거든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동선에 대한 새로운 개념 그리고 밀집도를 막을 수 있는 방안 그리고 특정 행사나 특정 지역에 밀집이 진행된다고 하면, 대한민국은 IT 기술 국가 아닙니까? 우리가 인천공항 같은 경우 출국을 하려고 하다 보면 어느 쪽에 우리가 출입국 심사가 밀린다고 색깔로 나오는 것처럼 이렇게 주최자가 불분명한 행사가 있을 것으로 되는 경우라고 하면 우리가 개인정보 동의를 얻어서 핸드폰 모바일 등을 통해서 정보를 줘서 그 장소를 피하게 하는 것도 방법이 될 거라고 생각됩니다.
[앵커]
밀집도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그런 IT 시스템의 개발과 이용이 필요하다는 말씀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ET WHY, 유병욱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설명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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