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위험하니 가지 말라고 했는데"…고교 단짝친구도 사망
사망자 154명중 20대가 102명
경기·서울·울산 교사 3명 숨져
엄마와 함께 숨진 중학생 딸도
◆ 이태원 대참사 ◆
교육부는 이태원 압사 참사로 숨진 10대 사망자 12명 중 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학생은 6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숨진 학생은 모두 서울 소재 학교 재학생으로 중학생 1명과 고등학생 5명이다. 교육부는 "10대 사망자 12명 가운데 6명은 중·고등 학생이고 5명은 대학생이거나 '학교 밖 청소년'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31일 오전 10시께 경기도 성남시 성남중앙병원 장례식장에는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인 고등학생 A군(17)의 빈소가 마련됐다. 밤사이 소식을 접한 가족과 친인척들은 검은 옷을 입고 빈소로 한달음에 달려와 눈물을 쏟아냈다. 유족들이 흐느끼는 소리는 장례식장의 무거운 적막을 깨고 터져나왔다.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A군을 기리는 근조 화환만이 분주히 들어섰다. 빈소에는 회색 교복을 반듯하게 차려입은 A군의 모습이 영정 사진이 돼 놓였다.
A군은 서울의 한 고등학교 2학년 학생으로 29일 같은 학교 친구 4명과 이태원에 놀러갔다가 참변을 당했다. 같이 간 친구 2명은 인파에 밀려 먼저 귀가했고 남아 있던 A군과 동급생 B군은 압사 현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목숨을 잃었다. A군 유족은 "온 가족이 충격에 빠졌다.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유족들은 황망한 표정으로 빈소에 앉아 허공을 응시했다. A군 친척은 A군에 대해 "원래 밖에 잘 다니지 않고 집에 있는 걸 좋아하는 아이"라며 "밤에 친구들이랑 어울려서 논 게 처음이다. 지금도 실감이 안 난다"고 전했다. 그는 "엄마가 가지 말라고 했는데, 친구들이랑 약속한 거라 가야 된다고 하더니…"라며 말끝을 흐리고 고개를 떨궜다.
서울의 한 병원 장례식장엔 어머니와 딸이 함께 잠든 빈소도 있었다. 이번 참사의 유일한 중학생 희생자인 B양은 어머니, 이모와 함께 핼러윈 축제에 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로 학생뿐 아니라 각각 경기·서울·울산지역에서 재직 중인 교사 3명도 숨졌다.
한국 문화를 좋아하던 일본 유학생 희생자의 안타까운 사연도 전해졌다. 이번 참사 외국인 사망자는 총 26명이며 이 중 일본인 2명이 포함됐다.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인 사망자 2명 중 1명은 홋카이도 출신 여성 C씨(26)로 확인됐다. C씨는 지난 6월부터 한국 어학 학교에서 유학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C씨 아버지는 언론 인터뷰에서 "딸이 한국과 K팝 여성 그룹을 좋아했다"면서 "장래에 한국과 일본을 잇는 일을 하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문가영 기자 /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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