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이 무시한 보고서엔 "어떤 행사든 안전은 경찰 책임"
"주최자 유무 상관없이 관리"
지자체별 조례 마련도 제언
◆ 이태원 대참사 ◆
경찰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일어나기 7년 전 발주한 연구용역을 통해 주최자 없는 다중 운집 행사에 대한 매뉴얼 부재와 대책 마련 필요성을 인식했지만, 관련 조치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용역 보고서는 또 공공의 목적을 위해 진행되지 않은 행사라도 경찰이 안전을 관리할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명시했다. 이번 참사의 여러 원인 중 하나인 경찰의 소극적 예방 조치에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31일 매일경제가 입수한 '다중 운집 행사 안전관리를 위한 경찰 개입 수준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경찰청은 2015년 대구가톨릭대 산학협력단에 여러 사람이 모이는 다중 운집 행사와 관련해 경찰의 역할을 규정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당시 법제상 안전관리와 관련한 절차 등 규정이 상이해 지역 행사의 경우 사고 발생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관련법상 다중 운집 행사에 대한 안전관리 조치 의무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과 '공연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각각의 법에서 규정하는 안전관리 계획과 관련한 심의 대상은 지역 축제와 공연으로, 다수의 사람이 모이는 행사를 모두 포괄하기 어렵다. 이번 참사처럼 주최가 없는 행사나 다중이 운집하는 체육경기 등도 어떤 규정을 따라야 할지 모호한 경우다. 이에 연구진은 여러 사람이 모이는 행사·축제의 유형을 포괄하고 정리해 안전관리 계획 작성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행사 유형을 공연, 축제, 체육 등으로 유형화해 정의하고 이런 행사 시 안전관리 계획을 수립할 것을 규정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또 연구진은 지방자치단체별 다중 운집 행사와 관련한 안전관리 조례가 없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대부분 지역에서는 지역별 재난 및 안전관리 조례를 통해 재난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연구진은 대규모 지역 축제나 행사가 공공의 목적을 위해 진행하는 행사가 아니더라도 경찰은 안전을 관리할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명시했다. 보고서는 "비록 공공의 목적을 위해 진행되는 행사가 아니라 할지라도, 또 행사 주최자가 따로 존재할 경우라도 경찰의 중요한 임무는 국민의 생명, 신체 및 재산의 보호"라며 "이런 임무를 수행하는 경찰은 안전관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매일경제 취재에 대해 경찰 측은 "보고서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당시 담당자를 수소문 중"이라고 답했다.
[김유신 기자 / 강영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단독] "안전은 경찰 책임" 7년전 경고 무시한 대가…이태원 비극 됐다
- 목격자 44명·CCTV 52대…경찰 `그날밤 이태원` 재구성 나선다
- 국방정보본부 "서해공무원 구명조끼에 한자…간체자인지는 몰라"
- 檢,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20억 추가 환수
- 이태원 참사에 놀란 여당…`안전 인프라` 예산 잡는다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초대형 베이커리 카페 늘어난 ‘진짜 이유’
- ‘흑백요리사’ 트리플스타, 취업비리X전처·전여친 사생활 폭로 파문 [MK★이슈]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