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격자 44명·CCTV 52대…경찰 '그날밤 이태원' 재구성 나선다
475명 규모 수사본부 꾸리고
SNS 올라온 영상까지 분석해
문 걸어잠근 상인도 전부 조사
"토끼머리띠 남성 '밀어' 외쳐"
잇단 목격자 증언에 조사착수
유언비어·사망자 신원유포
2차 가해자 선제적 엄정대응
◆ 이태원 대참사 ◆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31일 기자간담회에서 "이태원 참사 원인 규명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모든 영상까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인력 475명을 투입해 사고 원인을 규명 중이다. 이날 기준으로 조사를 받은 인원은 44명이다. 아직 입건된 사람은 없지만 경찰은 수사가 막 시작된 단계인 만큼 모든 자료를 꼼꼼히 분석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2시 15분부터는 사고 현장에 대한 정밀 감식에 돌입했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고 현장을 면밀히 살펴본 뒤 해밀톤호텔 등 주변 건물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날까지 총 52개의 CCTV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경찰은 현장에서 "밀어"를 외쳐 혼란을 야기한 것으로 의심받는 인물들과 압사 사고 와중에 건물 진입을 막은 상인들까지 전부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SNS에는 토끼머리띠를 한 남성이 "밀어"라고 외치며 힘껏 미는 모습의 영상이 공개돼 주목을 받았다. 김희중 경찰청 형사국장은 "조사 이후 결과에 따라서 (사법) 처리할 것"이라면서 "현장 목격자들 진술의 신빙성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상황이 되면 강제 수사까지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경찰은 미확인 사망자 신원이 40대 국내 국적 여성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이로써 사망자 154명의 신원이 모두 확인됐다. 경찰은 당초 마지막 미확인 사망자의 지문이 등록돼 있지 않은 탓에 17세 이하 미성년자이거나, 밀입국 외국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하지만 면밀 감식을 진행한 결과 이 여성이 주민등록 당시 찍은 지문이 희미하게 기록돼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경찰 측은 전했다.
경찰이 사태 수습을 위해 적극적인 수사에 나서고 있지만, 사고 당일 대응은 "안일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태원 일대 관할기관인 용산경찰서는 지난 27일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경찰 인력 200명을 투입한다고 했다. 하지만 사고 당일인 29일 현장에서 근무한 인원은 137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기현 경찰청 경비국장은 "관할기관인 용산경찰서에 확인해보니, 핼러윈 축제 기간인 3일 동안 총동원되는 인력이 200명이라는 뜻이었다"고 해명해 논란이 일었다. 실질적인 치안·질서 유지보다는 홍보에만 치중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홍 국장은 "10만명이 이태원이라는 넓은 지역에 모였지만, 예전보다 훨씬 빠르게 더 많이 모였다는 등 특이사항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현장 판단에 대한 아쉬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번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차도 개방'에 대해서도 경찰은 "이달 이태원에서 열린 지구촌 축제는 주최 측이 명확해 역할 분담이 잘 이뤄져 차도를 막고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면서 "핼러윈 축제는 주최 측 없이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모여서 즐기는 행사라 다른 행사와 차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과거 경찰이 2017년 핼러윈 축제 당시엔 이태원 일대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해 질서유지 활동을 펼친 사진이 공개되면서 비판이 제기됐다. 당시처럼 경찰이 보다 적극적으로 보행로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면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경찰은 "올해는 어느 때보다 경찰력을 많이 동원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이번 압사 사고로 인한 2차 가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SNS를 중심으로 퍼져나가는 '이태원 가스 폭발' 등 유언비어와 사망자 신원을 유포하는 2차 가해자들을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남 본부장은 "조속한 쾌유와 일상 회복을 기원하며 경찰도 개인정보 유포와 명예훼손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강영운 기자 /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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