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초반엔 통제 안돼...4~5시간 CPR, 트라우마·잔상 남아"

임하은 2022. 10. 3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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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인해 15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현장에 출동했던 한 경찰관은 "사고 초반에 통제가 잘 안됐고 경찰과 소방 모두 인력이 많이 부족했다"고 털어놨다.

사고 현장 관리를 위해 투입됐던 한 경찰관 A씨는 "구조작업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인력 부족이다. 경찰이나 소방 모두 인력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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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당일 구조작업 참여했던 경찰관 인터뷰
"초반 경찰·소방 인원 부족으로 시민·교통 통제 애로...오전 1~2시께 제대로 돼"
"주말이라 집회 많았기 때문에 경찰·기동대 모두 동원됐던 것이 가장 큰 문제"
"뛰어난 시민의식으로 도와준 분 계셨지만...술취해 그러지 않았던 사람도 많아"
"그런 사람들 통제하려면 더 많은 인원이 필요...결국은 시민의식이 제일 중요"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이태원 압사 참사를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수사본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들이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참사 현장을 합동감식 하고 있다. 2022.10.3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임하은 임철휘 기자 =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인해 15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현장에 출동했던 한 경찰관은 "사고 초반에 통제가 잘 안됐고 경찰과 소방 모두 인력이 많이 부족했다"고 털어놨다.

31일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일 이태원 일대에는 경찰관 137명이 투입됐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30~90명보다는 많은 인원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당일 이태원에 10만명 이상이 모인 점을 고려하면 부족한 인원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현장에서는 사고 발생 이후에도 제대로 된 인력수급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고 현장 관리를 위해 투입됐던 한 경찰관 A씨는 "구조작업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인력 부족이다. 경찰이나 소방 모두 인력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초반에 소방과 경찰 인원이 부족해 시민들 통제 및 교통 통제가 어려웠다"며 "그 당시 현장에 몰린 시민들을 통제하려면 인력이 있어야 하는데 많이 부족했다"고 부연했다.

실제 사고 이후 구조작업이 한창일 때도 상당수 시민들이 주변을 둘러싸고 촬영하는 등 경찰 통제에 따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사고를 당한 부상자들은 구급대원들이 빠르게 옮겨야 하는데, 구급차가 들어오려면 차량이 빨리 빠져야 한다. 근데 시민들 통제가 안 돼 초반에 그게 잘 안됐다"고 말했다.

30일 새벽이 돼서야 충분한 인력이 확보돼 시민들을 통제할 수 있었다고 A씨는 기억했다. 이번 사고 최초 신고는 29일 오후 10시15분께 접수됐다.

A씨는 "통제가 되고 있다고 느낀 건 오전 1~2시께"라며 "주말이라 집회가 많았기 때문에 경찰과 기동대 모두 (거기에) 동원됐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해 30일 새벽 소방구급 대원들이 사망자를 이송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30일 오전 2시40분 기준 이태원 핼러윈 압사 사고와 관련해 120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상자는 100명으로 사망자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2022.10.30. bluesoda@newsis.com


당시 구조작업은 크게 세개로 나뉘어져 진행되다 보니 구조인력이 더욱 부족하게 느껴졌다.

한쪽에서 시민들이 더 이상 주변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사이 경찰관과 소방관들이 현장으로 진입해 사람들을 구조했다. 다른 한쪽에서는 구조된 이들을 상대로 심폐소생술(CPR)이 진행됐다.

특히 CPR은 4~5시간 동안 쉼 없이 이어졌는데 결국 수많은 시민들이 직접 구조현장에 뛰어들었다.

반면 통제에 따르지 않는 일부 시민들로 구조작업은 더욱 힘들었다고 한다.

A씨는 "그날 시민분들이 통제에 잘 따라줬으면 소수의 인력이라도 충분히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뛰어난 시민의식으로 도와주신 분들도 계셨지만, 술에 취한 채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 사람들을 통제하려면 더 많은 인원이 필요하다. 결국은 시민의식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당시 현장에 투입됐던 경찰과 소방 등 구조인력들 역시 깊은 정신적 충격을 받은 상태다.

앞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이태원 현장출동했던 경찰관"이라며 "아비규환 현장상황과 사망자들 시신이 아직도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A씨 역시 "사고 상황을 다 보면서 일했기 때문에 트라우마와 잔상이 좀 남았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iny71@newsis.com, f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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