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초반엔 통제 안돼...4~5시간 CPR, 트라우마·잔상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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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인해 15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현장에 출동했던 한 경찰관은 "사고 초반에 통제가 잘 안됐고 경찰과 소방 모두 인력이 많이 부족했다"고 털어놨다.
사고 현장 관리를 위해 투입됐던 한 경찰관 A씨는 "구조작업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인력 부족이다. 경찰이나 소방 모두 인력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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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당일 구조작업 참여했던 경찰관 인터뷰
"초반 경찰·소방 인원 부족으로 시민·교통 통제 애로...오전 1~2시께 제대로 돼"
"주말이라 집회 많았기 때문에 경찰·기동대 모두 동원됐던 것이 가장 큰 문제"
"뛰어난 시민의식으로 도와준 분 계셨지만...술취해 그러지 않았던 사람도 많아"
"그런 사람들 통제하려면 더 많은 인원이 필요...결국은 시민의식이 제일 중요"
[서울=뉴시스]임하은 임철휘 기자 =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인해 15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현장에 출동했던 한 경찰관은 "사고 초반에 통제가 잘 안됐고 경찰과 소방 모두 인력이 많이 부족했다"고 털어놨다.
31일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일 이태원 일대에는 경찰관 137명이 투입됐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30~90명보다는 많은 인원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당일 이태원에 10만명 이상이 모인 점을 고려하면 부족한 인원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현장에서는 사고 발생 이후에도 제대로 된 인력수급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고 현장 관리를 위해 투입됐던 한 경찰관 A씨는 "구조작업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인력 부족이다. 경찰이나 소방 모두 인력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초반에 소방과 경찰 인원이 부족해 시민들 통제 및 교통 통제가 어려웠다"며 "그 당시 현장에 몰린 시민들을 통제하려면 인력이 있어야 하는데 많이 부족했다"고 부연했다.
실제 사고 이후 구조작업이 한창일 때도 상당수 시민들이 주변을 둘러싸고 촬영하는 등 경찰 통제에 따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사고를 당한 부상자들은 구급대원들이 빠르게 옮겨야 하는데, 구급차가 들어오려면 차량이 빨리 빠져야 한다. 근데 시민들 통제가 안 돼 초반에 그게 잘 안됐다"고 말했다.
30일 새벽이 돼서야 충분한 인력이 확보돼 시민들을 통제할 수 있었다고 A씨는 기억했다. 이번 사고 최초 신고는 29일 오후 10시15분께 접수됐다.
A씨는 "통제가 되고 있다고 느낀 건 오전 1~2시께"라며 "주말이라 집회가 많았기 때문에 경찰과 기동대 모두 (거기에) 동원됐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말했다.
당시 구조작업은 크게 세개로 나뉘어져 진행되다 보니 구조인력이 더욱 부족하게 느껴졌다.
한쪽에서 시민들이 더 이상 주변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사이 경찰관과 소방관들이 현장으로 진입해 사람들을 구조했다. 다른 한쪽에서는 구조된 이들을 상대로 심폐소생술(CPR)이 진행됐다.
특히 CPR은 4~5시간 동안 쉼 없이 이어졌는데 결국 수많은 시민들이 직접 구조현장에 뛰어들었다.
반면 통제에 따르지 않는 일부 시민들로 구조작업은 더욱 힘들었다고 한다.
A씨는 "그날 시민분들이 통제에 잘 따라줬으면 소수의 인력이라도 충분히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뛰어난 시민의식으로 도와주신 분들도 계셨지만, 술에 취한 채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 사람들을 통제하려면 더 많은 인원이 필요하다. 결국은 시민의식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당시 현장에 투입됐던 경찰과 소방 등 구조인력들 역시 깊은 정신적 충격을 받은 상태다.
앞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이태원 현장출동했던 경찰관"이라며 "아비규환 현장상황과 사망자들 시신이 아직도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A씨 역시 "사고 상황을 다 보면서 일했기 때문에 트라우마와 잔상이 좀 남았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iny71@newsis.com, f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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