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멍하고 하염없이 눈물" 집단 트라우마 우려 증폭
일반인도 외상후 스트레스
심해지면 일상생활 힘들어
피해자 낙인찍기 절대 금물
위로하는 사회적 분위기 필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로 인해 희생자 유가족들은 물론 구조자, 목격자, 일반 시민들까지 전 국민적으로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고 직후부터 SNS를 통해 사고 현장 영상과 사진이 실시간으로 여과 없이 전달됐기 때문이다. 특히 모자이크 처리 없이 시신이 바닥에 눕혀져 있는 영상까지 시시각각 급속도로 퍼지면서 충격을 더 키웠다.
정신건강의학 전문가들은 국민이 광범위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겪을 수 있다며 적극적인 치료와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신용욱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공포와 무서움의 기억이 계속 남아 있게 되면 불안장애가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부른다"며 "증상이 심해지면 극심한 우울증이 찾아오거나 알코올 의존증에 빠져 일상생활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PTSD를 단순히 의지의 문제로 생각해 치료를 늦게 시작하거나 어려움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는 주변 반응으로 증상이 더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고 우려했다. 또 신 교수는 "상처가 사라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듯, 무조건 잊어버리라는 조언보다는 환자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들어주고 필요할 때 곁에 있어주는 게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PTSD는 1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지속될 수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에 의하면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생존자 중 상당수가 완치 1년 후에도 PTSD나 우울증 등 정신건강 문제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생존자들이 PTSD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은 것은 감염자라는 사회적 낙인과 감염에 따른 불안감이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한국임상심리학회 등 관련 단체도 성명서를 내고 대규모 재난 사고 후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수칙을 안내하고 있다. 한국임상심리학회는 트라우마 회복을 위해 △깊은 호흡 혹은 복식 호흡을 통한 긴장 완화 △충분한 휴식 △규칙적인 생활 △자기 격려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기 등 5가지 도움이 되는 행동을 안내했다. 반면 혼자 있거나 자책하고 사고와 관련된 것은 무조건 피하는 등의 행동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권고했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는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는 심호흡법과 나비포옹법, 착지법 등을 소개했다. 특히 나비포옹법은 스스로를 안아주는 자세인데, 두 팔을 X자 모양으로 교차한 후 양 손바닥으로 어깨를 톡톡 번갈아 두드리며 안심시켜주는 방법이다. 양 팔뚝에 양손을 두고 나비가 날갯짓하듯이 좌우를 번갈아 살짝살짝 10~15번 정도 두드리면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데 효과를 낸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이번 참사와 관련해 국가트라우마센터에 '이태원 사고 통합심리지원단'을 구성해 유가족과 부상자·목격자 등 1000여 명에 대해 심리 지원을 하기로 했다. 부상자 입원 병원에 공문을 발송해 심리 지원을 알리고 병원, 분향소 등을 방문해 현장 심리 지원도 한다. 지원단은 100명으로 꾸려져 1명이 10명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번 참사와 관련된 정신심리 상담은 복지부 정신건강 상담 전화(1577-0199)를 통해 받을 수 있다.
[유주연 기자 /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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