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먼저 떠난 젊은 청춘, 가슴이 아파요" 전국 곳곳서 추모 물결
가슴 왼쪽에 검은 리본 달고 묵념…온라인공간서도 '깊은 애도' 추도
"희생자 대다수가 내 또래라서 마음이 너무 아파요." "우리 딸과 아들과 비슷한 나이인데,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이태원 참사로 먼저 떠난 희생자들을 추모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31일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고 있다.
이날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은 직장인 A(25) 씨는 "업무차 도청 앞을 지나다가 헌화했다. 영정이 없는 빈소가 더 슬프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한 50대 시민은 "고인 다수가 우리 딸과 아들 같아서 먼 거리이지만 찾아왔다"며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태원 압사 참사 합동 분향소가 설치된 제주도청 1청사 별관 2층을 찾은 제주도청 공무원 김소희(28)씨도 한참을 묵념했다.
김씨는 "희생자 대부분이 또래라서 복잡한 마음"이라며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마치 내 친구가 세상을 등진 것 같아 착잡하다. 원인 조사와 대책 마련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서울시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는 이날 오전 10시에 문을 열었고, 매일 오전 8시∼오후 10시 조문객을 받는다. 가슴 왼편에 '추모' 리본을 단 시민들은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을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과 함께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헌화하고 묵념했다.
침통한 표정의 오 시장은 방명록에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은 뒤 약 5분간의 조문이 끝나고 별도 발언 없이 분향소를 떠났다.
사고가 발생한 이태원 담당 구청인 용산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11월 5일까지 녹사평역 광장에 합동분향소를 24시간 운영한다.
이번 참사로 38명의 도민이 희생된 경기에서도 먼저 떠난 청춘들을 애도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도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일어나서는 안 될 참극으로 비통한 마음 금할 수 없다"며 "이번 사고 수습과 후속 조치에 전적으로 책임감을 느끼고 할 수 있는 모든 지원과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시청 2층 대회의실에 설치된 합동분향소에도 인천지역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인천시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서울시로부터 공식 통보받은 인천시민 사망자가 이날 오전 11시 현재 5명(외국인 제외)이라고 밝혔다. 인천시는 추모객 편의를 위해 조문 기간 시청에 출입 카드 발급 절차 없이 출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8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된 광주·전남에도 합동 분향소가 설치됐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이날 도청 실·국장들과 함께 도청과 도의회 사이 만남의 광장에 설치된 분향소를 찾아 분향한 뒤 조문록에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빌며 편히 영면하시기를 기원합니다'라고 적었다.
지역 출신의 대학생 1명이 이번 참사로 희생된 강릉에서도 시청 1층에 합동 분향소를 마련했으며, 다음 달 5일까지 운영한다.
김진태 강원도지사 등 도청과 직속 기관 간부 공무원 20여 명은 이날 오전 도청 별관에 설치된 합동 분향소를 찾아 헌화한 후 묵념하며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온라인 공간에서도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검은 리본 달기'에 누리꾼들의 동참이 잇따랐다.
전날 늦은 오후 시작된 네이버 앱 온라인 추모에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41만2600여 명이 참여했다. 다음카카오 추모 페이지에는 3만36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중대본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154명이며, 모두 신원 확인을 마쳤다. 부상자는 중상 33명 포함 총 149명이다. 외국인은 사망자 26명, 부상자 15명으로 집계됐다. 김성준기자 illust7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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