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高물가·수해…철강업계 '삼중苦'

서진우 2022. 10. 3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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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겹쳐 영업이익 급감
포스코 71%·현대제철 55%↓
세아베와 동국제강도 반토막
전기료·가스비 인상도 악재
철강 한파 4분기도 이어질 듯
원화값 하락, 고물가, 포항 수해에 따른 더딘 피해 복구 등으로 국내 철강업계가 신음하고 있다. 삼중고가 겹치면서 주요 업체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대부분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철강업계 맏형 포스코홀딩스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1조1550억원, 영업이익 9200억원을 기록했다. 세계 경기침체로 철강 시황이 부진하고 태풍 힌남노에 따른 냉천(하천) 범람 영향으로 철강 부문에서만 지난해 3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71%가량 줄었다.

현재 포스코는 태풍으로 침수된 14개 공장 중 6개가 재가동에 들어갔다. 나머지 공장도 11~12월 재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계획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일단 포스코는 광양제철소를 최대로 가동하며 고객 요청에 대응하고 있다.

같은 포항 지역에 제철소를 둔 현대제철은 상대적으로 침수 영향이 크지 않았지만 수요 부진으로 출하가 감소하며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현대제철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730억원으로 전년 동기(8262억원)보다 55% 가까이 줄었다. 더구나 파업도 진행 중이라 설상가상이라는 평가다.

세아베스틸지주는 매출액이 늘었지만 판매량 감소와 에너지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작년 3분기보다 68.9% 감소했고, 동국제강 역시 3분기 영업이익이 14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2%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 부진이 해결되지 않으면 단기간에 철강업계 업황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포스코 침수와 현대제철 파업 여파 등으로 공급이 줄고 있는데도 철강 가격이 오르지 않는 것은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달러당 원화값이 1400원대에 접어든 것 또한 업계에 부담이다. 철강사들은 철강재 생산에 필요한 철광석과 제철용 연료탄 등의 원재료를 수입해 오기 때문에 최근 같은 환율 흐름이 장기화되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지난 4월 세계철강협회(WSA)는 올해 세계 철강 수요 전망치가 지난해보다 0.4%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이달에 수요 전망치를 2.3% 감소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철강 수요 전망치도 2.2%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던 것에서 더 낮아져 1% 증가에 그칠 것으로 발표했다.

업계는 철강 한파가 올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원래 철강업계에선 신년을 앞둔 매년 4분기가 전통적인 성수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높은 인플레이션 지속으로 회복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석유수출국기구와 주요 산유국들 협의체(OPEC+)의 원유 감산 움직임, 겨울철 에너지 수요 급증 시기 도래 등으로 에너지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

업계는 에너지 비용에 연계한 가격 정책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따라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활용해 전력 효율을 높이는 등 비용 절감 노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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