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에 쏠린 눈…이번엔 금리 인상 ‘속도조절’ 꺼내들까
국제금융센터 “12월 이후 긴축 속도 완화될 가능성”
오는 11월3일 새벽(한국시각) 미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결정 회의를 앞두고, 연준이 긴축적 통화정책의 속도조절 가능성을 내비칠 수 있다는 기대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의 3분기 성장률 반등이 우크라이나 전쟁 수출 특수에 따른 일시적 현상에 그치고, 내년 1분기에 다시 역성장에 빠져들 공산이 커지면서 ‘12월 이후 통화 긴축 정책 전환’을 이번 회의에서 어느 정도 시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27일(현지시각) 발표한 3분기 미국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속보치)은 2.6%(전기 대비 연율 환산치)로, 1분기 -1.6%, 2분기 -0.6%에서 플러스로 반등했다. 주로 대외 요인에 따른 순수출이 성장을 이끌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반사 수혜로 유럽시장 에너지 수출이 대폭 늘어나면서 수출이 14.4% 증가해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 기여도가 2.77%포인트에 이르렀다. 순수출을 제외한 성장률은 -0.2%로,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할 뻔했다.
특히 주택 투자가 빠른 속도로 위축되고, 재고 투자 부진도 여전히 겹치면서 민간투자는 2분기 -14.1%에서 3분기 -8.5%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면치 못했다. 이에 대해 국제금융센터는 31일 “3분기와 같은 순수출 효과가 지속되기 어렵다. 경기 하강 위험이 확대돼 통화긴축 기조에 11월은 변화가 없더라도, 12월 이후엔 긴축 속도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11월 회의에서) 향후 정책 금리 인상 폭을 줄일 가능성을 시사할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연준이 다음달 3일 또 한 번 ‘자이언트 스텝’(정책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더라도 12월 이후에는 금리 인상 폭을 줄이는 쪽으로 ‘변화한 금리경로’ 신호를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부각되고 있다는 얘기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지난 27일 “이번 3분기 성장률 지표에는 물가 상승 압력 약화를 기대할 수 있는 ‘건강한 경기 둔화 징후’도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7월과 9월에는 투표권이 있는 12명의 연준 위원들이 만장일치로 자이언트 스텝을 결정했으나, 11월 회의에서는 소수 의견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옐런이 말한 경기 둔화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시장 컨센서스로 보면, 미국 경제는 올해 1% 중후반의 플러스 성장이 예상되지만, 내년은 마이너스 성장 위험이 잠재하고 있다. 10월 말 기준으로, 골드만삭스 등 7개 주요 글로벌투자은행의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 평균치을 보면 이번 4분기는 0.7%(연율) 성장하고, 올해 성장률은 1.8%(전년 대비), 내년 1분기는 0.0%(연율), 내년 전체로는 0.2%(전년 동기 대비)로 예상된다. 노무라증권은 당장 이번 4분기부터 역성장을 예상한 바 있다.
다만 연준이 기준으로 삼는 물가 지표가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지난 28일 미국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9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지수는 전달보다 0.5% 올랐다. 전년 대비로는 5.1% 뛰며 지난 3월(5.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은 연준이 중장기 목표 기준으로 삼는 물가지표다. 최근 이 지표는 목표치(전년 동기 대비 2%)에서 더 멀어지고 있는 모습이어서, 연준의 통화긴축 속도 조절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국내 경제 분석가들도 연준의 속도 조절 가능성을 주목하는 모습이다. 신한투자증권도 “11월3일 회의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며 “높은 정책금리가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긴 하나, 경기 침체 전망에 따라 긴축 속도 조절 기대가 확대되고 있으며, 12월 (연준이)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는 유효하다”고 밝혔다.
조계완 선임기자 이재연 기자 kyewan@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17살 친구 함께 숨져…“공부할 시간 떼서 남 도울 만큼 착해”
- 핼러윈 대비 질문에 “선동” 딱지 붙인 장관 이상민 [김영희 칼럼]
- “서서 숨진 아들, 내려가지도 못하고…” 아빠 가슴이 조여왔다
- [단독] 사과 안 한 용산구, 참사 전 ‘쓰레기 대책’ 논의만 했다
- 소중했던 가족·친구의 영정 앞 눈물만…“이건 생죽음이잖아요”
- 소방·경찰관에만 조용히 열린 이태원 빵집 “해드릴 게 이것뿐”
- 참사 3시간 전, 침착하게 안내한 여성 덕에…그땐 다 무사했다
- [단독] 김용 부른 검찰, 8억 경위 안 묻고 “가족 챙겨라” 설득
- ‘연쇄 성폭행범’ 이주에 화성시 발칵…“법무부, 일방적 통지”
- 윤석열 정부, 특별연장근로 또 늘렸다…무너지는 주 52시간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