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레저 줄리안 고든 부사장 "블록체인, CBDC 등 금융 생태계 바꿀 것"
"新 애플리케이션 90%는 오픈소스 기반…블록체인 중요도 더욱 커질 것"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하이퍼레저로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기사들을 접한다. 오픈소스 기술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재단 내 기술을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다. 다양한 계층의 기업들을 하나로 모아 공동 개발하고, 투자하고, 커뮤니티를 만들어 협업하는 게 하이퍼레저 재단의 가장 큰 장점이다."
하이퍼레저 재단 줄리안 고든 부사장은 지난 28일 BWB 2022 행사장에서 진행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하이퍼레저의 그간 성과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줄리안 고든 부사장은 "오픈소스의 힘을 믿는다"라며 "서로 끌어주면서 에코시스템(생태계)을 만들고, 종국에는 이게 우리 일상에 도움이 될 기술이라 생각하고 있다"라고 포문을 열었다.
◇하이퍼레저 재단, 오픈소스 기술 개발에 손 보태…"블록체인 산업표준 개발 중"
줄리안 고든 부사장은 2009년부터 오픈소스 기술에 관심을 가져왔다. 홍콩에서 출생한 이후 금융권에 종사하며 금융권의 분배 시스템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비트코인·이더리움 커뮤니티의 스마트 컨트랙트에 대해 접하기 시작하고, 블록체인과 분산원장 기술에 대해 접했다.
그는 2016년 리눅스 재단에 합류했다. 리눅스 재단(Linux Foundation)은 오픈소스 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에코시스템에 후원하는 비영리단체다. 41개 국가에 걸쳐 1320개 이상의 기업들과 멤버십을 맺고 있다. 글로벌 최대 규모인 150개 이상의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다.
줄리안 고든 부사장은 "현재 전세계 70~80% 정도가 리눅스의 OS를 활용하고 있다"라며 "이중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의 90% 이상은 오픈소스를 활용해 개발되고 있을만큼 (리눅스 재단은) 많은 신뢰를 받고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리눅스재단 산하 하이퍼레저 재단의 부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하이퍼레저는 교차 산업 간의 블록체인 기술 개발을 위해 설립된 재단이다. 금융·IoT·공급망·헬스케어·제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협업을 이루고 있다. 250개 이상의 구성원들과 16개의 블록체인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대표적인 예시로 물류에 초점을 맞춘 '머스크(MAERSK)'나 '월마트(Wallmart)'를 꼽았다. 그는 "거래나 운송 등에 대해 추적하고 증명할 때 하이퍼레저의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라며 "각각 분리된 자기들만의 사일로(sailo, 칸막이)를 블록체인을 통해 통합해 효율을 높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블록체인은 한 IT 부서에서 전담하고 활용하는 게 아니라 커뮤니티 기반의 개발이 필요하다"라며 "이를 위해 블록체인 산업 표준을 만들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각국 CBDC 개발에 하이퍼레저 기술 다수 적용…"국제 거래 효율 높일 것"
PwC(PricawaterhouseCoopers) 보고서에 따르면 2036년 결제 분야에서 블록체인이 차지하는 가치는 약 4300억 달러(현재 환율 기준 613조8250억원)에 달한다. 줄리안 고든 부사장은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거래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있어 투명성과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으리라 봤다.
특히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의 활용에 대해 힘주어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유럽 중앙은행(영란은행)을 비롯해 프랑스, 태국, 캄보디아 등에서 CBDC 개발에 하이퍼레저의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고 있다. 크게 하이퍼레저의 △패브릭(FABRIC) △배수(BESU) △이로하(IROHA)가 CBDC 개발에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
줄리안 고든 부사장은 "모두 분산원장 기술에 기반하고 있고, 승인을 하는 방식이나 컨트랙트를 주고받는 방식이 약간 다르다"라며 "국가별로 다른 기술이 쓰이는 게 아니라 목적에 따라 기술을 조합해서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싱가포르 통화청, 영란은행, 중국·미국 정부기관 등 다양한 정부기관들과 블록체인 기술 개발 관련해 협업하고 있다"라며 "특히 CBDC를 활용하면 무역에 있어 신용장이 더이상 필요하지 않아 국제 거래에서 효율을 높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국내외 프로젝트 확장에 골몰…"일상에 도움 되도록 기술 지원 하겠다"
줄리안 고든 부사장은 오픈소스 기술 개발 커뮤니티를 더욱 확장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하이퍼레저 랩스(LABS)에 대해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하이퍼레저 모드에서 개발하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다면 하이퍼레저 랩을 활용할 수 있다"라며 "초기 프로젝트가 들어오기 쉽도록 장벽을 낮췄으며, 랩에서 시작해 본격적인 프로젝트로 성장하는 사례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협업뿐 아니라 한국과의 접점 또한 강조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LG CNS와 미디움을 꼽았다. 유통관리 시스템을 투명화해 수입식품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게 구축한 LG CNS의 모나체인 사례를 소개했다. 하이퍼레저 패브릭을 기반으로 구축한 프로젝트라는 것이다.
이어 "미디움은 하이퍼레저의 회원사로 MDL(Medium Distributed Ledger)이라는 제품을 만들어 비즈니스를 진행 중"이라며 "자체 개발을 더해 1만5000이상의 TPS(초당처리속도)를 기록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라며 "자기 주권(self sovereign)을 지니고 일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기술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sos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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