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개발이냐, 보전이냐' 대학생 생각은…영어토론대회
16개팀 출사표…배선호·허창민 학생 '타이거팀' 대상 수상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의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개발이 필요하다."
"제주의 환경은 개발로 이미 파괴됐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보전이 우선이다."
제주대학교 지역선도대학 육성사업단(단장 김재훈 분자생명공학전공 교수)은 지난 30일 제주대 아라컨벤션홀에서 '제1회 그레이트 영어토론대회(GREAT ENGLISH DEBATE)'를 개최했다.
도내 대학에 재학중인 총 16개 팀이 출전한 이 대회에서 경쟁팀들을 물리치고 결승까지 오른 '타이거'(Tiger)팀과 '메이크 어 토스트'(Make a Toast)팀은 '제주 개발'을 놓고 서로의 주장을 주고 받았다.
토론은 찬성과 반대측 기조발언부터 시작됐다. 찬성·반대 입장은 사전 추첨으로 결정했다.
먼저 고부찬(영어영문학과 4학년)·안남령(무역학과 3학년) 학생이 팀을 이룬 '메이크 어 토스트'팀은 "제주도의 번영과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제주개발이 필요하다"며 "청년인구 유출과 지역불균형 등은 개발을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며 개발 찬성 입장을 밝혔다.
또 "외부요인에 취약한 관광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개발을 통해 다양한 산업을 육성해야 제주도의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배선호(에너지공학과 2학년)·허창민(관광경영학과 2학년) 학생이 팀을 이룬 '타이거'팀은 "제주도의 환경은 개발을 통해 이미 많이 파괴됐다"며 "제주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늘면서 환경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관광객들이 제주를 찾는 이유가 자연환경 때문이라는 조사결과가 있는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지금은 명백히 보전을 해야 할 때다"고 말했다.
기조발언에 이어 1차 토론이 진행됐으며 팀원간 의견을 정리할 수 있는 5분간의 작전시간이 주어줬다. 짧은 시간이지만 각 팀은 상대방의 주장에 대한 허점을 찾고, 반박논리를 찾기 위해 고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후 20분간의 자유토론에서는 '제주 개발'에 대한 상대방의 입장에 대해 반박과 재반박 등 치열한 논쟁을 벌인 결과 대상은 '타이거'팀에게 돌아갔다.
심사위원들은 총평을 통해 "영어토론대회인 만큼 단순히 영어 구사능력과 함께 논리적 근거, 발표력 등도 중점적으로 살펴봤다"며 "아주 근소한 차이로 타이거팀에서 순발력과 논리성 등에서 앞섰다고 결론 지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승팀과 준우승팀 모두 대회 내내 뛰어난 영어 실력과 협력을 보여줬다. 자료를 바탕으로 주장을 펼쳤고,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질문으로 반박을 했다"며 "무엇보다도, 기본 예의를 지키면서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는 성숙한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평했다.
타이거팀 배선호·허창민 학생은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성장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출전했다"며 "준비 과정 자체는 힘들었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어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상대방도 준비를 잘했고, 영어실력도 뛰어났지만 우리팀이 팀워크와 순발력 등에서 조금 앞선던 것 같다"며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줬던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영어회화 동아리에서 지역현안을 주제로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며 "지역의 현안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겠다"고 했다.
김재훈 지역선도대학 육성사업단장은 "지역 사회 이슈를 주제로 한 영어로 토론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과제다"며 "참가 학생들이 대회를 준비하면서 비판적 사고력과 합리적 의사소통 능력,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 상생적 협업 능력 강화에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대학교가 주관하는 지역선도대학 육성사업인 'GREAT 프로그램'은 도내 대학생들의 국제화 역량(Globalization), 네트워크 역량(Relationship), 교육역량(Education), 분석·통계역량(Analysis), 융·복합역량(Talent)을 키우는 프로그램이다.
ks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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