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펠로시 자택 습격범, 망치에 손발 묶을 케이블도 소지…펠로시 노린 듯”

김수현 기자 2022. 10. 3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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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야 정치권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82) 남편 폴 펠로시(82) 자택 피습 사건에 충격을 감추지 않았다.

범행 당일인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선거운동자금 모금 만찬회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비열하다. 한 정당에서 계속 '모든 것이 거짓말'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것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있겠는가"며 공화당을 우회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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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서열 3위 남편 피습에 여야 ‘충격’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왼쪽)과 기업가 남편 폴 펠로시. 폴이 지난달 28일 자택에서 피습 당한 사건은 사실 펠로시 의장이 목표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워싱턴=AP 뉴시스

미국 여야 정치권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82) 남편 폴 펠로시(82) 자택 피습 사건에 충격을 감추지 않았다. 범행 당일인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선거운동자금 모금 만찬회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비열하다. 한 정당에서 계속 ‘모든 것이 거짓말’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것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있겠는가”며 공화당을 우회 겨냥했다.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습격 소식에) 소름이 끼치고 역겨웠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무런 입장도 드러내지 않았다.

미 CNN방송은 폴 펠로시를 습격한 42세 남성 데이비드 데파페가 망치뿐 아니라 손발을 묶는 용도의 케이블과 강력 접착 테이프를 소지하고 있었다고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수사 당국은 데파페가 케이블로 폴을 묶은 뒤 펠로시 의장이 집에 오기를 기다리려고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윌리엄 스콧 샌프란시스코 경찰서장은 데파페가 살인 미수, 흉기 폭행, 노인 학대, 강도 등 중범죄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수사 당국은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며 이번 습격이 펠로시 의장을 노린 공격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데파페가 극우 성향 음모론자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달 초 데파페 블로그에 반유대주의, 백인 우월주의 성향글이 다수 게재됐다고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AP통신도 데파페 블로그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 음모론 집단 ‘큐어넌(QAnon)‘이 다수 언급됐다고 전했다.

이번 습격 사건은 공화당의 ‘펠로시 악마화’ 작업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WP에 따르면 공화당은 올 5월 이후 펠로시 의장을 공격하는 정치 광고에 약 3700만 달러(약 527억 원)를 사용했다. 지난해 1월 6일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미 의사당에 난입한 친(親)트럼프 성향 시위대는 “낸시, 어딨어”를 외치며 펠로시 의장실에 침입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30일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 이후 정치인에 대한 위협 건수와 정도가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16년부터 5년간 미 연방 의원 협박은 9625건이었다. 이는 그전 5년간 위협 건수의 약 10배다.

8일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1·6 의사당 난입 사태’와 유사한 폭력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 국토교통부 연방수사국(FBI) 등은 지난달 28일 “중간선거 이후 선거 부정 의혹이나 결과에 대한 불만이 대중에 대한 위협 고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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