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어른들이 미안해"… 이태원 추모 공간엔 침묵만이
서진주 기자 2022. 10. 3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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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사람들을 어른들이 지켜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하염없이 눈물이 납니다."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는 믿을 수 없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추모 공간에는 조화를 든 시민들의 추모행렬이 이어졌으며 눈시울을 붉히는 어른들로 가득했다.
그는 "주말 동안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다"며 "예방할 수 있었던 사고이기에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눈물을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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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뻘 희생자들에 비통한 부모세대… 국화꽃다발에 애통함 담아
"현장에 있었는데 마음 아파"… 또래 죽음에 할 말 잃은 대학생
"현장에 있었는데 마음 아파"… 또래 죽음에 할 말 잃은 대학생
"젊은 사람들을 어른들이 지켜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하염없이 눈물이 납니다."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는 믿을 수 없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모인 인파가 걷잡을 수 없이 많아지고 다수의 시민이 넘어지면서 압사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이는 154명(31일 오전 6시 기준)이 숨지는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31일 오전 10시쯤 서울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는 핼러윈 참사로 숨진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한 공간이 마련됐다. 추모 공간에는 조화를 든 시민들의 추모행렬이 이어졌으며 눈시울을 붉히는 어른들로 가득했다. 특히 이번 사고에서 20대 희생자가 가장 많았던 만큼 추모 현장에는 부모뻘인 중년층의 방문이 끊이지 않았다.
서울 문래동에 거주하는 최모씨(남·53)는 조화를 내려놓은 뒤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다. 그는 "자녀와 나이대가 비슷한 희생자들이 다수 발생한 사건이라 남 일 같지 않다"며 "왜 세상은 꽃다운 나이의 청춘들을…"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주말 동안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다"며 "예방할 수 있었던 사고이기에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눈물을 훔쳤다.
경기 수원시에 거주하는 이모씨(여·48) 역시 조화를 내려두며 고인들의 명복을 빌었다. 이모씨는 "한참 노는 것을 좋아할 나이인데 이게 무슨 일이냐"며 "부모 입장에서 어른들이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애통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경찰이 대거 투입돼 질서 정돈을 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다"고 분노했다.
사고 당시 현장에 있었다는 대학생 박모씨(남·26)는 "그날 사람이 많았던 것은 인지했지만 이렇게 큰 사고로 이어질 줄 몰랐다"며 "'도와주세요' '밀지 마세요' 라고 외치던 목소리들이 귀에 맴돈다"고 전했다. 박씨는 "현장에 있었기에 아직도 마음이 좋지 않다"며 "등교하는 길에 시간 내서 꼭 추모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태원 인근 상권들 역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국가애도기간 동안 휴업합니다' 등 문구를 붙인 채 영업을 일시 중단했다. 적막한 이태원 분위기는 사고 당시의 참혹함을 짐작케 한다. 정부는 다음달 5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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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주 기자 jinju31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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