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임신 중 다른 여자와 결혼한 남편…시댁까지 두집 살림 도왔다

아내가 임신한 사이 다른 여자와 결혼한 남편, 이 사실을 알면서도 숨긴 시모와 시누이, 남편을 찾아간 아내를 주거침입으로 고소한 상간녀까지. 아내는 소송에 이겨 위자료를 받을 수 있을까?

31일 YTN 라디오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배우자의 두 집 살림으로 막장 드라마와 같은 삶을 살게 된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A씨는 "남편을 만난 지 6개월 만에 혼전임신을 하게 되면서 결혼 이야기가 나와 전세대출을 받아 신혼집을 마련했다"며 "남편은 빚이 있어 돈을 벌어야 한다며 일주일에 한 번 집에 올까 말까했다"고 말했다.

A씨는 남편의 부재에 혼자 임신 및 출산 과정을 겪어야 했다. A씨는 남편이 태어난 아기를 보기 위해 병원을 찾아오기는 했지만 '애가 너무 못생겼다'며 곧 가버렸고, 시어머니는 '네가 여자로서 매력이 없어서 남자가 밖으로 돈다'고 막말을 쏟아냈다며 하소연했다.

그러던 중 A씨는 남편의 휴대전화에 '내 사랑'으로 저장된 번호를 발견했다. A씨와 남편은 크게 다퉜고, 남편은 그 길로 집을 나갔다. 이후 A씨는 시누이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우리 가족'으로 업로드 된 게시물을 보게 됐다. A씨가 모르는 여자와 아기가 사진에 함께 찍혀 있었다.

A씨는 "알아보니 여자는 시어머니의 가게에서 일하는 직원이었다"며 "그 여자의 SNS를 찾아보니 남편은 제가 임신 중일 때 그 여자와 결혼식을 올렸고, 제가 출산했을 때 그 여자를 임신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편은 제가 사는 곳과 같은 동네에서 그 여자와 동거를 하고 있더라"며 "시댁식구도 모두 알고 있었다는 배신감이 들어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A씨는 "심지어 제가 그 여자가 살고 있는 빌라로 찾아가 현관에서 남편을 불러냈을 뿐인데 그 여자가 저를 주거침입으로 고소했다"며 "이것이 진짜 주거침입이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이혼 사유가 되는지 변호사들에게 확인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강효원 변호사는 "이 사연의 경우 남편의 부정행위, 악의의 유기, 배우자의 부당한 대우까지 다 이혼 사유로 작용한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 시댁신구도 너무나 명백하게 남편의 부정행위를 방조했기에 공동불법행위책임을 져야 한다"며 "남편은 물론 시어머니와 시누이도 위자료 소송 대상이 된다"고 덧붙였다.

강 변호사는 "과거 법원이 두 집 살림을 한 사실이 나쁘다고 봐서 '위자료 1억 지급' 판결을 내린 사례가 있다"며 "제 생각으로는 위자료로 최소 1억원은 구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분석했다.

주거침입죄 성립 여부에 대해서는 가정을 유지하기 위한 정당행위임을 주장할 것을 조언했다. 형법에서는 사람의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 점유하는 방실에 침입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도록 하고 있다. 꼭 주택 내부가 아니라도 복도, 엘리베이터, 공용계단 등 공용부분도 주거에 포함된다.

강 변호사는 "구성 요건 면에서는 일단은 성립이 되는 것 같다"며 "다만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일 경우에 죄가 성립했더라도 위법성을 인정하지 않는 규정인 정당 행위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