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규장각 의궤, 고국 품 안긴지 10년…'기록문화의 꽃' 되새기다

이윤정 2022. 10. 3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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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는 국가나 왕실의 중요한 행사가 끝나면 전 과정을 정리해 책으로 엮었다.

조선왕조 기록문화의 꽃인 '외규장각 의궤'를 만나볼 수 있는 전시로 의궤 297책과 궁중 연회 복식 복원품 등 총 460여 점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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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규장각 의궤, 그 고귀함의 의미'
의궤 297책·총 460여 점 전시
"의궤 안에 담긴 역사·문화 진면목 보여주려"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조선시대에는 국가나 왕실의 중요한 행사가 끝나면 전 과정을 정리해 책으로 엮었다. 질서 있고 조화로운 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조선의 방식 중 하나가 바른 예법을 실천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 노력의 결과물이 바로 ‘조선왕조의궤’다.

의궤는 한 번에 3부, 많게는 9부를 만들었는데 이 중 1부는 왕이 읽어보도록 올리고 나머지는 관련 업무를 맡은 관청이나 국가 기록물을 보관하는 사고(史庫)로 보냈다. 왕이 열람을 마친 의궤는 왕실의 귀한 물건들과 함께 규장각이나 외규장각에 봉안했다. 특히 한강이 끝나는 강화도 외규장각에 보관한 의궤는 특별히 보관해 온 귀한 보물이었다.

약 145년 만에 고국 품으로 돌아왔던 ‘외규장각 의궤’의 10년을 돌아보는 자리가 마련된다. 1일부터 내년 3월 19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리는 특별전 ‘외규장각 의궤, 그 고귀함의 의미’다. 조선왕조 기록문화의 꽃인 ‘외규장각 의궤’를 만나볼 수 있는 전시로 의궤 297책과 궁중 연회 복식 복원품 등 총 460여 점을 선보인다.

31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언론 공개회에서 임혜경 학예연구사는 “외규장각 의궤는 후세를 위한 모범적인 선례이자 조선왕조의 정신적 자산이기도 했다”며 “의궤 안에 담긴 우리 역사와 문화의 진면목을 끌어내고 그 결과물을 함께 나누기 위해 전시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31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외규장각 의궤 귀환 10주년 기념 특별전 ‘외규장각 의궤, 그 고귀함의 의미’ 언론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품을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1).
조선 왕실의 중요한 유산인 외규장각 의궤는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이 가져갔다가 2011년 장기 임대 형식으로 한국에 돌아왔다. 프랑스 파리 국립도서관에 중국책으로 분류돼 있던 것을 1978년 박병선(1928~2011) 박사가 발견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 ‘왕의 책, 외규장각 의궤’에서는 왕이 보던 어람용 의궤가 가진 가치를 조명한다. 어람용 위궤는 최고 전문가가 최상의 재료를 써서 만든 만큼 외관부터 화려한 것이 특징이다. 외규장각 의궤 중 ‘장렬왕후존숭도감의궤’와 ‘헌종국장도감의궤’는 초록색 고급 비단으로 표지를 만들었고 반짝반짝 빛나는 놋쇠 장식으로 눈길을 끈다.

‘장렬왕후존숭도감의궤’(사진=국립중앙박물관).
2부 ‘예로서 구현하는 바른 정치’에서는 의궤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고 의례로 구현한 조선의 ‘예치’가 담고 있는 통치철학을 살펴본다. 의궤는 역사 기록물로서 자세하고 정확한 기록을 담고 있다. 가령 조선 제24대 왕이었던 헌종(재위 1834∼1849)이 1846년 아버지인 익종(효명세자)의 능을 옮긴 일은 실록에 단 3줄만 남아있지만, 의궤에는 총 9책으로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3부 ‘질서 속의 조화’는 조선이 추구한 이상적인 사회에 대한 이야기다. 기사년(1809)의 왕실잔치 의례를 재구성한 3D(3차원) 영상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박물관은 외규장각 의궤 반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박병선 박사를 기억하고자 고인의 11주기가 되는 11월 21일부터 27일까지 무료관람을 시행할 예정이다.

‘효종국장도감의궤’(사진=국립중앙박물관).

이윤정 (younsim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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