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와 열심히 일하다 참변…"무남독녀인데, 中서 어머니 쓰러져"

정진형 2022. 10. 3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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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웃는 얼굴로 어른들에게 참 잘하는 아이였어요. 참 좋은 아이였어요."

31일 서울 구로구 고려대구로병원 장례식장 빈소에 놓인 영정사진 속 중국 국적 여성 A(34)씨는 셔츠 위에 하얀 스웨터를 받쳐입고 환하게 웃고 있었다.

서너명이 지키고 있던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 A씨의 빈소는 조용했다.

조카인 A씨와 자주 연락을 주고 받으며 종종 왕래했다며 "며칠 전에도 같이 만나서 밥을 먹었다. 고모에게 엄청 잘해줬다. 항상 웃는 얼굴이고 긍정적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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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중국 국적 A씨, 상담사로 일하며 홀로 아들 키워
中서 비보듣고 어머니 쓰러져…친척이 빈소 마련
"다 예쁘게 웃는 얼굴이라 영정 사진 힘들게 골라"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 현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 등 수사관들이 현장감식을 벌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3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정진형 박광온 기자 = "항상 웃는 얼굴로 어른들에게 참 잘하는 아이였어요. 참 좋은 아이였어요."

31일 서울 구로구 고려대구로병원 장례식장 빈소에 놓인 영정사진 속 중국 국적 여성 A(34)씨는 셔츠 위에 하얀 스웨터를 받쳐입고 환하게 웃고 있었다.

서너명이 지키고 있던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 A씨의 빈소는 조용했다. 한국에 있는 일부 친척들이 급히 빈소를 마련해서인지 빈소를 찾는 발길은 드물었다. 이따금 한숨과 소리죽인 울음 소리만 흘러나왔다.

중국에서 비보를 들은 어머니는 그대로 쓰러졌고, 아버지는 급히 한국에 들어오기 위해 채비를 갖추고 있다고 한다.

상주 노릇을 하는 큰고모는 "나도 밥도 못 먹고 물도 못 마시고 영정사진만 보면 눈물이 나는데…무남독녀 외동딸을 잃은 부모님은 얼마나 힘들겠어"라고 한탄했다.

한국에 온 A씨는 한 성형외과에서 상담사로 일하며 어린 아들을 홀로 키웠다. 배우자와는 별거 중이었다. 최근까지 경기도 성남시에 살다가 이달 초 서울로 이사를 와서 핼로윈인 29일 이태원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고 한다.

큰고모는 "서울 이쪽으로 이사 온지 얼마 안 돼서 하필 이태원에 갔다가 이렇게 됐다"며 "친구들과 놀러갔다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조카인 A씨와 자주 연락을 주고 받으며 종종 왕래했다며 "며칠 전에도 같이 만나서 밥을 먹었다. 고모에게 엄청 잘해줬다. 항상 웃는 얼굴이고 긍정적이었다"고 전했다.

장례를 치른 후 A씨의 유골은 인천 앞바다에 뿌리려고 한다고 큰고모는 전했다.

큰고모는 "영정사진도 얼마나 예쁘게 웃는 얼굴이에요"라며 "사진마다 다 예쁜 웃는 얼굴이어서 사진을 고르는데도 그렇게 힘들었어요"라며 연신 눈물지었다.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총 154명이 사망했다. 외국인 사망자는 총 14개국 26명으로, 출신 국가는 이란 5명, 중국·러시아 각 4명, 미국·일본 각 2명, 프랑스·호주·노르웨이·오스트리아·베트남·태국·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스리랑카 각 1명이다.

이번 사고는 좁은 길에서 다수가 넘어지면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사고로 추정된다. 지난 29일 이태원에는 야외 마스크 해제 후 맞는 첫 핼러윈을 앞두고 1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formation@newsis.com, light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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