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 울린 '생존자 친구'의 전언…"'살려달라' 했는데 아무것도 못했어요"

CBS노컷뉴스 변이철 기자,CBS노컷뉴스 박창주 기자,CBS노컷뉴스 이준석 기자 2022. 10. 3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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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이 안치된 수도권 장례식장 곳곳에서는 비통에 잠긴 유가족들의 오열이 이어졌다.

장례식장 인근의 많은 주민들도 안타까운 소식에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은 "합동분향소가 멀어서 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서 집 근처 병원을 찾아왔다"며 "참사 소식을 듣고 저처럼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싶은 마음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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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父, 화장실 세면대 부여잡고 연신 "내 아들아" 통곡
딸 잃은 母 "나쁜 기집애, 거길 왜 가. 왜 나한테 벌 주냐"며 통곡.
이태원서 함께 숨진 '20대 청년 2명의 빈소'도 나란히 차려져
장례식장 인근 많은 주민들도 빈소를 찾아 조문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31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이 안치된 수도권 장례식장 곳곳에서는 비통에 잠긴 유가족들의 오열이 이어졌다.

장례식장 인근의 많은 주민들도 안타까운 소식에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화장실 세면대 부여잡고 연신 "내 아들아"라며 통곡

황진환 기자

이번 참사로 하나 뿐인 아들(31)을 떠나 보낸 A씨는 이날 오전 경기도 수원시 성빈센트병원 장례식장 화장실에서 세면대를 부여잡고 연신 "내 아들아"라며 통곡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A씨는 조문실로 이동해 "어떡하라고 이 자식아 거기에 있느냐…아빠 심장이 무너진다"며 울먹였다.

그는 취재진을 향해서는 "사고 소식을 듣고 아들한테 메시지를 보냈는데 보기만 하고 답은 없었다"며 "이태원에서 술 먹으면 친구들도 있으니까 아빠 문자를 봐도 그냥 모른 척한 줄 알았다"고 급박했던 당시를 회생했다.

이어 "하나뿐인 아들이었고 내 자신보다 더 내게 잘하는 아들이었다"며 "평소에도 '아빠 별일 없지?', '넌 뭐하냐?'고 서로 카톡을 주고 받으며 안부를 확인했고 내가 60이 넘었고 걔가 31살인데 여자문제도 다 터놓고 얘기할 정도로 가까웠다"고 말했다.

A씨는 그러나 '사고를 미연에 예방할 수 있었다는 의견도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이런 정치적인 질문에는 노코멘트하겠다"며 선을 그었다.

이날 오전 경기도 부천시 순천향대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올해 24살의 꽃다운 나이인 딸을 잃은 어머니 B씨가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오열했다.

그는 경황이 없어 상복도 갖춰 입지 못한채 포토샵으로 급하게 마련한 영정사진 앞에서 "나쁜 기집애야. 거길 왜 가냐. 왜 나한테 벌을 주냐"며 통곡했다.

그러면서 기자들에게도 "조용히 혼자 있고 싶다"며 떠나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태원서 함께 숨진 '20대 청년 2명의 빈소'도 나란히 차려져

고양=황진환 기자

경기도 고양시 명지병원 장례식장에는 이태원을 방문했다 함께 숨진 20대 청년 2명의 빈소가 나란히 차려졌다.

아들(27)을 잃은 아버지 C씨는 "내 아들이지만 어디가서도 꿀리지 않는 대견한 아들이었다"며 끝내 울먹였다.

C씨는 그러면서 이태원에 함께 갔던 생존자 친구들의 증언을 전하며 이번 참사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살아 돌아온 아들 친구들이 '당시 사람이 너무 몰려 정신이 없었다. 아들과 아들 여자친구가 살려달라고 외쳤는데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고 하더라"고 침통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어 "생존자 친구들은 '사고가 난 골목길은 비가 오면 청소하시는 분들도 자주 미끄러지는 곳인데, 미리 정비라도 했으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텐데 아쉽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들 장례식장에는 많은 주민들이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은 "합동분향소가 멀어서 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서 집 근처 병원을 찾아왔다"며 "참사 소식을 듣고 저처럼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싶은 마음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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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변이철 기자 ycbyun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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