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그리 됐을꼬, 짠한 내 새끼들"…광주 분향소 애도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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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내 딸 같고 그러죠. 한창 꽃 필 나이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31일 오후 4시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에는 희생자들의 마지막 걸음을 함께하고자 하는 광주시민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시민분향소는 11월5일 오후 8시까지 광주세월호상주모임과 청소년촛불모임이 합동으로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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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마냥 내 딸 같고 그러죠. 한창 꽃 필 나이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31일 오후 4시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에는 희생자들의 마지막 걸음을 함께하고자 하는 광주시민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가장 먼저 분향소를 찾은 김민지(73·여), 임순재(46·여) 모녀는 그렁그렁 눈물이 맺혀 "다 내 새끼들 같다. 짠해서 어떡해"라면서 말문을 열었다.
김씨는 "전부 우리 애들, 내 새끼 같은 젊은 애기들이 피해를 봤다"며 "못다한 삶을 어찌 위로하겠냐. 부디 다음 생엔 안전하고 좋은 데서 태어나서 고통없이 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딸 임씨는 "내 자식이 그랬으면 어찌 살 수 있었을까 싶다"며 "세월호 후 몇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아침마다 세월호를 기도한다. 부디 다시는 애꿎은 청년들의 죽음이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전에서 광주 여행을 왔다가 분향소를 찾은 오모씨(48·여)는 분향소 앞에서 서서 한참을 울었다.
그는 "우리 딸이 스물여섯, 아들이 스물셋이다. 다 키워놓고 한창 예쁠 때 죽은 청년들이 너무 안타깝다"며 "그 엄마 아빠 속을 어찌 우리가 가늠하겠냐"고 말했다.
휠체어를 타고 친구와 함께 분향소를 찾은 차낭민씨(39·여)는 안전을 강조했다. 차씨는 "어제 뉴스 특보를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화가 났다"며 "피해자들의 명복을 빈다. 안전 지침을 강화해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인근 충장로를 찾았던 20대 청년들도 광장 안쪽에 마련된 분향소를 보곤 발걸음을 돌려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여자친구와 함께 시내를 찾은 오종혁씨(24)는 "서울 한복판에서 내 또래가 죽은 소식을 듣고 남일 같지 않았다"며 "신나게 놀러갔을 뿐인데 피해를 당했다. 한창 놀러다니는 시기인데, 희생자가 내가 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시민분향소는 11월5일 오후 8시까지 광주세월호상주모임과 청소년촛불모임이 합동으로 운영한다. 유족들의 상황을 고려해 영정사진과 위패 안치는 생략되며 입구에 별도의 조문록을 비치한다.
앞서 지난 29일 오후 10시15분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해밀턴 호텔 인근에서 핼러윈을 앞두고 밀집한 인파가 넘어지면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대규모 참사는 3년 만에 첫 '야외 노마스크' 핼러윈을 맞아 인파가 몰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 시각 기준 이태원 참사로 인한 사망자는 154명이다. 사망자 성별은 남성 56명, 여성 98명이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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