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현금 부자 많아 금리 인상 효과 떨어질 것”

장영은 2022. 10. 3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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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미국인들의 저축 잔고가 크게 늘어난 것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싸움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소비자들의 고금리에 대한 지출 민감도가 낮아진 점을 들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춰선 안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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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연준 전문기자 “美 소비자, 높은 금리 더 오래 버틸 것”
대유행 기간 저축 잔고↑…고금리 따른 지출 민감도↓
"인플레 잡기 위해 금리 더 올려야"…내년 5.5% 예측도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미국인들의 저축 잔고가 크게 늘어난 것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싸움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 AFP)

“저축 잔고 증가로 금리 인상 효과 떨어져”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소비자들의 고금리에 대한 지출 민감도가 낮아진 점을 들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춰선 안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해당 기사를 쓴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연준 안팎의 소식에 정통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마다 기준금리 인상폭 등을 정확하게 예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연준은 다음달 2일 FOMC 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75% 인상)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예상대로라면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이며, 미국 기준금리는 4%까지 상승하게 된다.

금리 인상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맞서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간주돼 왔다. 금리를 올려 차입비용 증가와 주가하락을 유도해, 가계지출·고용·소득을 줄여 전반적인 경제 수요가 줄면 물가 상승도 둔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가계 저축이 크게 늘면서 금리상승에 따른 수요 감소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미국 정부는 가계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한편, 초저금리를 유지하는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면서 차입 비용을 줄였다.

연준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해 중반까지 미국 가계의 저축액이 총 1조7000억달러(약 242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소득과 지출 증가 추세를 기준으로 저축했을 것으로 추산되는 금액을 초과하는 것이다. 미국 가계 소득 하위 50% 가구의 초과 저축액은 지난 6월 기준 총 3500억달러(약 499조원), 가구당 5500달러(약 785만원)다.

주(州) 정부와 지방 정부도 현금이 풍부해 세계 금융위기 발생 이후인 2007∼2009년보다 훨씬 나은 상황이다.

부동산 외에 다른 경제 수요 건재…“금리 더 올려야”

금리 인상에 가장 민감한 주택 시장이 침체로 접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나머지 경제 부문의 수요는 건재하다고 WSJ은 덧붙였다. 소비자들의 신용카드 잔액은 늘고 있고, 유나이티드항공, 뱅크오브아메리카, 네슬레, 코카콜라, 넷플릭스 등의 기업 실적발표에는 강한 수요 증가에 대한 언급과 가격 인상 계획이 포함돼 있다.

최근 연준의 가파른 금리인상 행보에도 전문가들 사이에선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춰선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시장에서는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가 4.6%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지만, 이보다 더 높을 것이란 관측도 다수 나오고 있다.

에릭 로젠그렌 전 보스턴 연은 총재는 “지금까지 금리 인상에 대한 경제 회복력을 고려할 때 금리 인상이 충분했는지에 큰 의문이 든다”라며 “그들(연준)이 시사한 것보다 조금 더 많은 일을 해야 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역임한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기준금리가 내년에 5.25%에 달할 것이라며, 더 높은 수준에 이를 위험도 있다고 언급했다.

스티븐 블리츠 TS롬바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내년에 경기 후퇴가 오지만, 연준이 할 일이 많다”며, 기준금리가 내년 중에 5.5%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장영은 (bluera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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