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선동해선 안된다는 취지" 해명하자 기자 "본인이 예단해놓고"

조현호 기자 2022. 10. 3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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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파 우려할 수준 아니었다' 발언 후폭풍, 기자와 설전도
이태원브리핑 경찰청 강력과장 "200명 배치 처음 들어" 황당 해명
일방통행 무정차 안한 이유 뭐냐 "현장통제 보다 범죄단속"
서둘러 끝내려 하자 "이렇게 질문 많은데 다 못본거냐" 기자 항의도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태원 대규모 참사 사건 직후 '인파가 우려할 수준이 아니었다, 광화문 집회에 병력을 배치했다'고 한 발언이 연일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31일엔 '예측과 선동성 정치적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하자 기자가 전날 '인력을 배치해도 안 됐을 것'이라고 한 발언 자체가 예단이 아니냐는 반론하는 등 첨예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청은 이미 용산경찰서에서 참사 이틀전에 내놓은 보도자료에 나온 200명 이상의 경찰 병력 투입 계획 조차 처음 듣는 얘기라고 해명해 황당하다는 반응을 낳았다. 여당 내부에서도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상민 장관은 31일 오전 광화문에 차려진 정부 합동 분향소에 분향한 뒤 기다리고 있는 기자로부터 '(전날) 우려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한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느냐'는 질의를 받고 “제가 드린 말씀은 뭐였냐면, 경찰이 한참 사건의 원인을 정밀 분석 중에 있으니 정확한 원인을 알아야 앞으로 다시는 이와 같은 대참사를 면할 수 있기 때문에 경찰의 정확한 사고 원인이 나오기 전까지는 섣부른 예측이나 추측이나 선동성 정치적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는 그런 취지”라고 답했다.

이 장관은 “그것이 과연 경찰의 병력 부족으로 인한 사고였는지, 아니면 근본적으로 우리가 집회나 어떤 모임에 있어서 시정해야 할 것이 있는 것인지 그런 것들을 깊게 연구를 해야 하는 것이지 섣부른 결론을 내고 원인이 나오기도 전에 이런 저런 추측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는 취지에서 드린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31일 오전 정부합동분향소에서 분향을 마친 뒤 전날 인파가 우려할 수준이 아니었다고 한 발언의 부적절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예측과 정치적 선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사진=MBC 영상 갈무리

이에 해당 기자가 '그런데 인력을 배치해도 해결이 안 됐을 거라는 (전날 장관의) 말 자체가 약간 예단한 거 아니냐'고 반박하자 이 장관은 “그건 이제 여태까지의 아마 일부 언론에서는 보도가 되고 있는 건데 예년의 쭉 집회 규모와 경찰의 동원 병력 현황을 말씀 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이태원 사고 브리핑에서도 경찰의 무성의하고 황당한 답변이 나왔다. '지난 27일 용산경찰서 보도자료를 보면 이태원 현장에 200명 이상 인력을 배치한다고 했는데 그 인원이 137명으로 조정된 이유와 근거가 무엇이냐', 대규모 집회 때문이었다면 이 판단은 용산경찰서에서 자체적으로 한 것인지, 서울경찰청이나 경찰청에서 한 것이냐'는 MBN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였다. 오승진 경찰청 강력범죄수사과장은 “최초에 200명을 배치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는 제가 지금 처음 듣는다”고 답했다.

오 과장은 이어 “이번 배치한 계획은 경비병력의 분산이라는 꼭 그 이유만이 아니라 과거 이태원에서 있었던 핼러윈 축제에 배치됐던 인원과 비교해보면 2017년도부터 코로나가 오기 전 2019년까지 평균 한 30명에서 90명 선으로 배치해 각종 상황에 대비했다”며 “이번에는 한 137명 정도로, 훨씬 더 증원된 규모로 배치해서 대비했다”고 답했다.

'(이태원) 경찰 배치인력이 137명인 반면, 집회엔 6500명이 투입됐는데, 아무리 주최가 없다 해도 투입 인력에 차이가 큰데 이 같은 행사에 대한 배치기준도 따로 마련할 계획이 있느냐'는 국민일보 기자 질의에 오승진 과장은 “주최 측이 없는 다중의 운집이 예상되는 그런 상황에 대해서는 대비 매뉴얼이 별도로 있는 것은 없다고 알고 있다”며 “다만, 이번 핼러윈 축제는 이태원에서의 많은 사람들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예년보다 더 많은 경찰력을 투입해서 대비했다고 안다”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사회자가 돌연 '이상 추가 질의 없어서 질의 답변을 마치겠다'고 하자 기자들의 항의가 나오기도 했다. 한 기자가 “잠시만요. 굉장히 많은 질문들이 (단체 대화방에) 들어와 있는데 지금 사회 보시는 분은 그 질문을 못 보신 거냐”고 하자 사회자가 “정확한 전달이 안됐다”고 해명했다. 이에 기자가 “지금 우리 기자들 있는 카톡방에는 굉장히 많은 질문들이 들어와 있다”며 “그게 지금 제대로 여기서 질의가 안 되고 있다. 조금 질의 시간을 조금 더 늘려 달라”고 요청해 다시 질의 응답이 진행됐다.

▲오승진 경찰청 강력범죄수사과장이 3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실에서 연 이태원 참사 관련 브리핑에서 용산경찰서에서 200명 이상 이태원에 투입하기로 한 보도자료에 대해 질문하자 그런 얘기 처음 듣는다고 답변하고 있다. 사진=정부e브리핑 영상 갈무리

이어진 '일방통행이나 도로통제, 지하철 무정차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이유가 뭔가', '투입된 경찰병력의 대부분이 마약이나 성폭력 등을 단속하는 인력이었고, 사고대응 인력은 없었느냐'는 정영재 JTBC 기자 질문에 오승진 강력범죄수사과장은 “다중이 운집하는 상황에서 경찰은 현장통제보다는 범죄예방 그리고 불법단속을 중심으로 병력을, 경찰력을 배치해서 대비를 해와서 이번에도 당일 예상되는 여러 불법행위 단속과 예방을 하기 위한 그런 경찰력을 배치해서 대비했다”고 답했다.

한편, 이상민 장관의 '우려할 수준은 아니었다' 발언을 두고 여당 내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였던 김기현 의원은 31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전화연결에서 광화문 집회에 경찰력을 주로 배치했다는 이상민 장관 발언을 두고 “별로 그렇게 좋은 판단은 아니었다”며 “사람이 10만 모인다는 얘기가 있었기 때문에 사전에 교통대책과 안전을 위해서 통행을 제한하든지 현장에서 사람들이 밀집하지 않도록 소개할 수 있는 그런 대책을 세웠어야 되는 것이 아니냐, 굉장히 소홀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상민 장관 발언에 화를 많이 내는 국민들이 있다는 질의에 “저도 그 점에 대해서는 공감을 한다”며 “그렇게 국민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또 국민들의 아픔에 동참하는 모습이 아닌 형태의 그런 언행은 조심해야 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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