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용산구 책임론 논란…안전 매뉴얼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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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의 책임 소재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핼러윈을 맞아 수많은 사람들이 모일 것이 예견된 만큼 지방자치단체 및 자치구에서 안전관리에 책임을 졌어야 하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문현철 숭실대 재난안전관리학과 교수는 "해당 법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 단체는 위험이나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책무조항이 있다"며 "매뉴얼이 없었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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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 대책회의 열긴 했지만 방역·마약 단속 초점
"주최 측 아닌 경우 통제 할 안전 매뉴얼 없어"
"재난안전법에 지자체 안전 관리 책무 조항 있어" 주장도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지난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의 책임 소재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핼러윈을 맞아 수많은 사람들이 모일 것이 예견된 만큼 지방자치단체 및 자치구에서 안전관리에 책임을 졌어야 하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반면 이태원에 사람들이 모인 이유가 특정한 축제가 있었던 것이 아닌 자발적 때문에 정부나 특정 기관에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시나 자치구에서 주최하는 행사가 아니기 때문에 서울시가 나서서 통제를 하는 것이 적당하냐에 대한 얘기들이 있었다”면서도 “지자체에서 적절한 역할을 해야 된다는 건 맞는 말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 구체적인 원인 규명 후 지자체의 역할이나 재발방지대책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자치구인 용산구는 지난 27일 박희양 용산구청장 주재로 ‘핼러윈데이 대비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대책은 대부분 코로나19 방역, 소독과 주요 시설물 안전 점검, 마약물 단속에 집중됐다. 대규모 인파 운집에 따른 사고를 막기 위한 대책은 없었던 것이다.
이같이 서울시 및 용산구 등 지자체가 안전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배경에는 통제를 할 마땅한 안전 매뉴얼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3월 ‘지역축제장 안전관리 매뉴얼’을 마련해 지역축제를 준비한 주최 측이 순간 최대 관람객이 1000명 이상으로 예상되는 경우 지자체·소방·경찰과 함께 안전관리계획을 세우고, 비상 상황에 대비해 합동상황실을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태원 핼러윈의 경우 이 같은 매뉴얼이 적용되지 않았다. 안전관리계획을 신고 할 주최 측이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태원에 수많은 사람이 모인 것이 특정한 행사가 열렸던 것도 아니어서 이를 ‘축제’라 볼 수 있을지도 애매하다. 축제나 행사의 경우 통상적으로 주최자, 행사 개최 장소 및 시간 등의 요건이 어느정도 특정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안전 매뉴얼을 강화해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여전히 주최측이 없는 행사에 대해 관리 대상이나 범위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안전관리 대상이나 범위가 불분명한 만큼 재발방지대책 수립에도 고민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자체는 모든 행사에 대해서 주최를 하지 않더라도 시민 안전을 위해 안전 관리를 할 의무가 있다”며 “전반적인 재난유형에 대한 검토 후 매뉴얼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미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국가 및 지자체의 국가 재난관리 시스템이 충분히 설계 돼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문현철 숭실대 재난안전관리학과 교수는 “해당 법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 단체는 위험이나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책무조항이 있다”며 “매뉴얼이 없었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에서는 여러 복합적인 문제로 재난안전법이 잘 작동되지 않았다”며 “기초지자체에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이 잘 작동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은비 (demet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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