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알퍼의 영국통신] 옥스퍼드 vs 케임브리지

2022. 10. 3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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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쏟아낸 케임브리지
영국 총리의 산실 옥스퍼드
최고 대학 다투는 라이벌
옥스퍼드대학.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옥스퍼드의 학자들이 케임브리지대학을 언급할 때 그 이름을 직접적으로 부르기보다는 '다른 곳(the other place)'이라고 돌려서 말한다. 물론 케임브리지 학자들도 마찬가지다. 두 대학의 깊고 오래된 경쟁 관계는 서로를 이름 대신 애매모호한 단어로 지칭하는 상황까지 만들었다.
케임브리지대학.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전통적으로 옥스퍼드는 인문학에 더 강하고, 케임브리지는 과학 분야에 우월하다고 여겨지긴 하지만 사실 케임브리지의 영문학 박사나 옥스퍼드의 생물학 박사나 지적 체급으로 따진다면 모두 같은 슈퍼 헤비급에 속한다.

만약 '그들끼리의 경쟁'에 참여해보고 싶다면 케임브리지가 다른 곳보다 두 배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것을 언급하자. 반대로 옥스퍼드 팬이라면 다른 곳보다 두 배 많은 영국 총리를 배출했다는 사실로 맞설 수 있을 것이다. 케임브리지가 85번의 보트 레이스에서 이겼고, 옥스퍼드는 81번을 이겼다. 옥스퍼드가 어디서 몇 번 우승을 차지했고 케임브리지는…. 여기서 이만 멈추련다. 아마 무슨 말인지 짐작이 될 것이다.

나는 유대인이다. 최근 유대교의 속죄일인 욤 키푸르 때 우연히 옥스퍼드대학 근처의 유대교 회당에서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예배 도중 두 명의 랍비가 공개토론을 했다. 두 랍비 모두 옥스퍼드 강사인 듯했다. 그리고 진행자와 질문자들을 포함해 그 방에 있던 대부분 사람들도 그런 듯했다. 순간 이 행사가 종교적인 행사라기보다 학술적인 토론처럼 느껴졌다.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자니 문화와 역사와 같이 내가 돈을 받고 글을 쓰고 있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어리석은 바위처럼 느껴졌다.

물론 케임브리지대학 근처에서 예배를 드렸어도 똑같은 경험을 했을 것이라 확신한다. 두 대학의 우열을 가리는 것은 호날두와 메시 중 누가 더 축구를 잘하느냐에 대해 논쟁하는 것과 같을 것이다. 지구상에 몇 안되는 옥스브리지의 박사끼리는 누가 더 뛰어난지에 논쟁을 벌일 수 있겠지만, 그러나 문외한 관찰자들인 우리 일반 군중들에게는 쌀알처럼 똑같이 보인다.

옥스브리지 간의 경쟁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 시작은 옥스퍼드대학에 반감을 가진 주민들을 피해 탈출한 옥스퍼드 학자들이 케임브리지에서 자신들만의 대학을 설립하고자 했던 1208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두 대학은 서로 자신이 진정한 영국의 최초 대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한 편의 역사가 우리가 두 대학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말해준다. 강력한 라이벌이긴 하지만 두 대학의 운명과 정체성은 너무나도 얽혀 있어서, 실제로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팀 알퍼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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