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먹먹한 마음 속…‘정신건강’ 지켜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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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참변이 우리 곁을 맴돌고 있다.
의료계에서도 사회적 참사 이후 일정 기간 심리·신체적 변화와 고통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울분(鬱憤)의 시대=한국임상심리학회는 31일 성명을 통해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 소식을 접한 국민들 역시 충격과 비탄에 빠져 있으리라 생각된다"며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후 사람들의 반응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사건 직후 일정 기간 심리·신체적 변화와 고통을 겪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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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 후 울분장애(PTED) 극복하기
이태원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참변이 우리 곁을 맴돌고 있다. 출퇴근 시간 9호선 급행 지하철에서 들었던 ‘그만 미세요’라는 호소가 이제는 고통스러운 기억의 잔상으로 다가오려 한다. 의료계에서도 사회적 참사 이후 일정 기간 심리·신체적 변화와 고통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심리적 외상에 따른 증상과 회복을 위한 원칙은 무엇일까.
◆울분(鬱憤)의 시대=한국임상심리학회는 31일 성명을 통해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 소식을 접한 국민들 역시 충격과 비탄에 빠져 있으리라 생각된다”며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후 사람들의 반응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사건 직후 일정 기간 심리·신체적 변화와 고통을 겪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고 당시 동영상 공유는 삼가야 하지만, 사고 관련 장소, 정보 등을 무조건 피하는 태도 또한 트라우마를 강화시킬 위험이 있다”며 “현재의 고통이 자연스러운 반응임을 이해하려 해보라”고 당부했다.
의료계에서는 이번 사태와 같은 충격적인 대규모 참사가 심각한 심리적 외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조성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미 코로나19 이전보다 ‘걱정과 스트레스’를 많이 느낀다고 응답한 비율이 무려 78%로 최근 일상변화조사에서 나타났다”며 “현재 우리가 속해 있는 모든 집단은 연속되는 부정적 사건에 의해 일종의 ‘적응장애’를 경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외상 후 울분장애(PTED)를 ‘집단적’으로 겪고 있는 셈”이라는 것.
PTED는 정식 진단명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급성 스트레스 장애’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가운데 한 변주로 여겨지고 있다. 반복적이고 침입적인 기억에 의해 신체 혹은 심리적으로 증상이 발현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한국임상심리학회에 따르면 갑작스러운 사고 혹은 사건을 경험할 때 신체적으로는 ▲불면증 ▲몸의 떨림 ▲피로감 ▲식욕저하 ▲폭식 ▲소화불량 ▲심장박동 증가 ▲활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심리적으로는 ▲불안 ▲공포 ▲분노 ▲절망감 ▲과민함 ▲악몽 ▲죄책감 ▲비현실감 등을 겪게 될 수 있다.
이러한 심리적 외상 혹은 PTED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과 규칙적인 생활 유지가 중요하다.
김윤나 경희대한방병원 교수는 “스트레스로 인해 가슴이 답답하거나 두통, 소화불량, 불면 등이 나타날 수 있다”며 “긴장을 이완하는 데 도움 되는 스트레칭, 명상 등을 규칙적으로 행하면서 스트레스를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채정호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교수도 PTED와 관련해 “세상에는 오만가지 별스러운 일이 다 일어날 수 있다”며 “부당하고 불공정해 보이지만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의적이지 않은 부당함 때문에 내 인생이 쓰러지는 건 안될 일”이라 덧붙였다.
심리적 외상 회복을 위해 피해야 할 행동은 ▲혼자서만 지내려고 하기 ▲자책하는 마음가짐 ▲술·담배 등에 의존 ▲사고 관련 기사 및 정보에 대한 지나친 몰두 등이 있으며, 실천해야 할 행동은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 주의 분산을 위해 다른 활동하기 ▲주변인들에게 도움 요청하기 등이 있다.
한편, 정신질환은 대부분 예방 가능하며 치료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 정신건강에 어려움이 있거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을 통해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은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과 블루터치 등이 있다.
임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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