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1년 전 '핼러윈 참사' 트라우마…보완책 세워 놓고 실행은 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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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에서 수많은 인파가 뒤엉켜 150명 넘게 사망하는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일본에서도 '핼러윈 악몽'을 겪고 있다.
핼러윈 당일 밤 도쿄(東京)도 조후(調布)시를 달리는 게이오선 특급전철 안에서 불을 지르고 승객들에게 무차별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발생한 지 31일로 1년이 됐다.
지난해 8월에는 오다큐선 전철 안에서 승객 10명이 남자에게 습격당해 중경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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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지난해 핼러윈 당일 지하철 흉기난동·방화 발생
당시 피해자들 여전히 재활치료…트라우마 겪기도
日정부, 전철에 CCTV 설치 권고…설치비용 등 부담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서울 한복판에서 수많은 인파가 뒤엉켜 150명 넘게 사망하는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일본에서도 '핼러윈 악몽'을 겪고 있다. 핼러윈 당일 밤 도쿄(東京)도 조후(調布)시를 달리는 게이오선 특급전철 안에서 불을 지르고 승객들에게 무차별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발생한 지 31일로 1년이 됐다.
NHK,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해 10월31일 오후 8시께 발생했다. 영화 배트맨에서 악역인 조커 복장을 한 핫토리 교타(服部恭太·25)가 승객 17명에 흉기를 휘두르고 열차 안에 라이터 오일을 뿌려 방화를 저질렀다. 핫토리는 "전철내에서는 승객이 도망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사람이 많은 할로윈을 노렸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당시 열차 안은 공황상태에 빠졌고 방화로 생긴 연기를 마신 사람이나 도망치다 넘어진 사람도 많았다.
당시 '비상신고장치'가 여러 개 작동했지만 차장과 운전사가 곧바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스크린도어 및 열차 문이 어긋난 위치에서 정차해 많은 승객이 창문을 통해 대피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피해의 전모를 파악하기 어려운 사건이어서 50여명의 피해자를 특정하는 데 일주일 넘게 걸렸다고 한다.
일본 경시청 범죄피해자지원실은 사건 직후부터 피해를 입은 10여명에게 치료비 지원과 상담 안내를 해왔다.
당시 사건으로 한때 의식불명의 중태에 빠졌던 한 70대 남성은 목숨을 건지고 퇴원하기까지 약 한 달이 걸렸고 지금도 재활이 필요하다. 수술 여파로 체력도 떨어져 사건 전처럼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심적으로 상처를 입은 사람들도 적지 않다.
당시 현장에서 라이터 오일이 몸에 뿌려진 여성은 외상은 없었지만, 사건 후로 이 여성은 당시의 기억이 떠올라 혼자서는 전철을 탈 수 없게 될 때도 있었다. 현재는 심리상담을 받아 증상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이오선 이외에도 일본 전철 내에서는 강력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오다큐선 전철 안에서 승객 10명이 남자에게 습격당해 중경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요코하마시 시영 지하철에서도 열차 안에서 승객 2명이 누군가에게 둔기로 얻어맞는 사건이 있었다.
이처럼 열차 내 난동 사건이 잇따르자, 일본의 철도회사들은 안전대책으로 차량 내 폐쇄회로(CC)TV 증설을 서두르고 있지만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수도권 주요 철도회사 10개사 중 차량 내 CCTV 설치가 완료되지 않은 8개사의 설치율은 4~50%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가는 설치 의무화를 위한 검토도 진행하고 있지만, 각 철도회사의 움직임은 '특급'이 아닌 것 같다고 신문이 보도했다.
JR동일본의 수도권 재래선과 도큐 전철 주식회사는 2021년 기준 이미 설치율이 100%였다. 그 밖에 올해 10월 기준 CCTV 설치율은 도쿄메트로(도쿄지하철주식회사) 50%, 사가미 철도 38%, 게이오 전철 37%, 게이세이 전철 35%, 오다큐 전철 26%, 도부 철도 17%, 세이부 철도 13%, 게이큐 전철 4%였다.
국토교통성은 차내의 상황 파악을 위해 CCTV 등의 설비를 충실히 하고, 승강장과 열차의 문이 어긋나 정차한 경우는 쌍방의 문을 열어 유도하는 등의 대책을 제시했다. 비상용 설비의 기능이나 사용법을 알기 쉽게 표시하기 위한 가이드라인도 정했다.
국토교통성이 새롭게 도입하는 차량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할 방침을 밝혔지만, 일본의 철도회사들은 비용 부담을 호소하거나 실제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논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NHK가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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