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또?" 삼풍 붕괴 생존자 분통…"또 운 좋게 살아남았다"

30일 삼풍뱅화점 붕괴 사고 생존자인 이선민씨는 트위터를 통해 이태원 참사 피해자들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사진=트위터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생존자가 이태원 압사 사고를 두고 "참사는 사람을 가려오지 않는다"며 애도를 표했다.

30일 삼풍뱅화점 붕괴 사고 생존자인 이선민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전쟁터가 아닌 일상에서 이토록 많은 사람이 한 번에 죽는다는 게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밤"이라며 "경제 선진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별다른 이유 없이 사람이 죽어 나간다"고 했다.

이씨는 "멀쩡한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가다가 혹은 친구들과 축제를 즐기려다 느닷없이 싸늘한 주검이 돼 돌아온다"며 "머리를 굴리고 굴려도 도무지 납득이 안 된다. '어째서? 왜? 또?'라는 물음만 떠오를 뿐"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31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조문을 기다리고 있다. 2022.10.31.

이어 "대한민국은 온 국민이 오징어 게임을 실사판으로 함께하는 것 같다. 위험천만한 생존 게임을 매일 반복하며 '나와 내 가족은 안 죽을 거야'라고 막연하게 생각한다"며 "참사는 사람을 가려오지 않는다. 이번에 '운 좋게' 당신이 아니었을 뿐"이라고 했다.

이씨는 "피해자와 가족분들께 어떤 말이 위로가 되겠는가. 차마 입 밖으로 아무 말도 안 나온다"며 "그저 먹먹하기만 하지만 이 말만은 하고 싶다. 당신 잘못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모든 무고한 참사 피해자들의 억울한 죽음이 그랬듯이 이 일도 제 가슴에 오래 남을 것 같다"며 "불시에 명을 달리한 분들의 죽음에, 또 가족을 잃은 그 비통함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추모했다.

삼풍백화점 사고는 1995년 6월2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삼풍백화점이 부실 공사로 무너져 502명이 숨진 사건이다. 이 사고로 6명이 실종되고 937명의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씨는 삼풍백화점 사고 생존자로 '저는 삼풍 생존자입니다'라는 책을 출간했다.

앞서 지난 29일 밤 핼러윈을 축하하려는 인파가 몰리며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호텔 인근 골목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54명이 숨지고 149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33명은 중상, 116명은 경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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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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