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마케팅 위축 불가피" 식품업계, 'Day 마케팅' 재점검

김동현 2022. 10. 3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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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식품·외식업체 "깊은 애도" 핼러윈 이벤트 제품 판매 중단·회수…매장 장식 철거
밸런타인·화이트·빼빼로데이 등 과도한 '데이 마케팅' 제동 전망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지난 29일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 충격으로 그간 유통업계가 활발히 전개해 온 '데이(Day) 마케팅'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에도 기업들의 '핼러윈 마케팅'이 유래조차 불분명한 영미권 외래 문화와 상술이 결합돼 나왔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이후인 지난 30일 식품·외식 업계는 깊은 애도를 표하며 핼러윈을 겨냥해 선보였던 신메뉴 판매 중단을 결정하는 한편 핼러윈 시즌 분위기를 내는 매장 내 장식물을 철거하는 등 여론을 의식한 빠른 대처를 했다.

앞으로 기념일을 겨냥한 '데이 마케팅'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빼빼로데이를 비롯해 밸런타인·화이트데이 등 연말 시즌에 인파가 몰릴 수 있는 대규모 마케팅을 지양하고 기념일에 맞춘 신제품 출시도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식품기업, 핼러윈 겨냥한 제품 판매 일제히 중단 및 회수

31일 식품 기업들은 이태원 압사 참사 이후 깊은 애도를 표하며 핼러윈을 겨냥해 선보인 제품 판매를 일제히 중단했다.

SPC삼립은 사고 발생 이후 포켓몬빵 핼러윈 한정판으로 ▲이브이의 카라멜 콕! 코넛스윗 ▲블래키의 초코쿠키슈 ▲피카츄펌킨컵케익 등 3종의 제품을 전량 회수 조치했다.

던킨은 핼러윈 도넛 4종을 비롯해 핼러윈 분위기를 담은 음료 잭오랜턴 아이스티 4종의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SPC그룹은 가맹점주들에게 해당 제품 판매 중단 및 회수 조치를 내린 상태다.

동서식품은 스타필드 고양점에서 진행하던 오레오 팝업스토어 중단을 결정했다. 해당 팝업스토어는 대형 호박 모형과 오레오 핼러윈 쿠키를 들고 있는 유령 마스코트 등 장식물로 꾸며져 고객에게 불편함을 안겨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오리온은 블러디 비틀즈', '핵아이셔' 신제품 2종과 '해골 젤리 박스', '할로윈 파티팩' 온라인 전용 선물세트 2종 등에 대한 추가 생산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외에도 웅진식품은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진행하던 핼러윈 이벤트를 중단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오는 31일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유통업계가 핼러윈 데이를 겨냥한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18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핼러윈 특수를 노린 기획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3년간 핼러윈 상품 매출이 매년 20% 이상씩 증가했다고 밝혔다. 2022.10.18. kgb@newsis.com

외식업계, 핼러윈 제품 판매 중단 및 매장 내 조형물 철거

외식업계도 핼러윈 관련 제품 판매 중단 및 매장 내 핼러윈 콘셉트의 조형물 철거에 나섰다.

스타벅스는 다음달 1일까지 예정된 핼러윈 행사를 전면 취소하는 한편 핼러윈 한정 음료 3종과 기획상품(MD) 등의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일부 매장에 설치한 핼러윈 관련 조형물 철거 등도 전날 빠르게 이뤄졌다.

매일유업이 운영하는 폴바셋도 핼러윈 음료 3종의 판매 중지를 비롯해 매장 내 핼러윈 전시물을 모두 철거했다. 스쿨푸드는 핼러윈을 겨냥해 선보인 블러드 매운돈까스와 크런치블러드 맥주콤보 등의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도미노피자는 핼러윈 시즌을 맞아 선보인 포켓몬 몬스터볼 피자의 판매 중단 및 관련 이벤트를 중지했다. KFC는 빨간 피를 연상시키는 블러디그레이비버거 판매를 중단키로 했다.

크리스피크림도넛은 단호박 필링이 담긴 '잭오랜턴', 유령을 형상화한 스트로베리필링 도넛 '미스터스컬' 등 핼러윈 코스튬 이미지를 도넛으로 표현한 신제품 4종의 판매를 중지하기로 했다.

빼빼로데이 등 과도한 데이 마케팅 제동 전망

이태원 압사 참사로 인해 식품·외식업계의 과도한 데이 마케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그동안에도 핼러윈은 유래 조차 불분명한 영미권 외래 문화와 기업들의 상술이 결합된 이벤트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었다.

핼러윈은 고대 켈트족의 서우인(Samhain) 축제가 기원이라는 설이 있는데 유럽 등 서구권에서는 거의 기념하지 않고, 미국에서조차 공휴일로 지정하지 않을 정도로 의미가 옅어 한국의 핼러윈 축제 문화가 '지나치게 서구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2010년대 이후 미디어와 해외 유학생 등을 통해 들어온 핼러윈 파티 문화가 SNS와 결합하면서 'MZ세대들의 명절'로 불리며 관련 시장이 급성장했다.

유통업계의 또다른 데이 마케팅으로는 빼빼로데이, 커플데이, 뮤직데이, 레드데이 등이 대표적이다. 이 시기에 각 업체들은 이색적인 이벤트를 열고 자사 상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분위기를 띄우는 데 열중한다.

밸런타인·화이트데이 뿐 아니라 11월11일 빼빼로데이, 11월14일 무비데이 또는 오렌지데이, 12월14일 머니데이 또는 허그데이 등이 있다.

그동안 기업들의 상술이 만들어낸 기념일이라는 지적을 많이 받아온 빼빼로데이 마케팅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롯데제과는 여론을 의식한 듯 편의점 등에서 빼빼로 상품은 판매할 예정이지만 관련 마케팅 활동은 전면 취소했다.

주류업계의 경우 다음달 시작되는 월드컵을 겨냥한 대대적인 상권 마케팅을 기획하고 있었는데 이번 사태의 여파로 인해 전략 수정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식품·외식업계가 앞장서 국적 불명의 핼러윈 데이 마케팅에 적극 나선 것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었다"며 "향후 기념일을 겨냥한 마케팅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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