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원인 2030세대에 돌려…도 넘는 조롱 '2차 가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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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사상자의 상당수인 20·30세대를 향한 모욕이 도를 넘고 있다.
사고에 대한 원인 규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세대를 타깃으로 해 조롱을 넘어 혐오 표현까지 번지자 '2차 가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참사 당시 사고의 인근 지점에서 외국 노래를 틀고 '떼창'을 벌이는 것에 대해서도 2030세대에 책임을 돌리는 글도 있었다.
또 2030세대 전체를 일반화해 참사와 관련 없는 젊은층에도 화살이 돌아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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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사상자의 상당수인 20·30세대를 향한 모욕이 도를 넘고 있다. 사고에 대한 원인 규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세대를 타깃으로 해 조롱을 넘어 혐오 표현까지 번지자 '2차 가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31일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부터 여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기사 댓글을 중심으로 조롱·비하성 글이 여러 건 올라오고 있다.
해당 글은 주로 젊은층이 우리나라 명절은 도외시하고 외국 명절인 핼러윈을 챙기는 기류에 대한 비판이 담겼다. '20·30세대가 남의 나라 흉내 내고 국제 망신을 시켰다' '사고의 원인은 MZ세대' '이기적인 최악의 세대'라는 혐오성 글이 난무하고 있다.
참사 당시 사고의 인근 지점에서 외국 노래를 틀고 '떼창'을 벌이는 것에 대해서도 2030세대에 책임을 돌리는 글도 있었다. 작성자가 기성세대로 추정되는 글이 대부분이었으며, '야근 싫어하고 워라밸만 중요시한다'와 같이 사고와 관련 없는 내용이 적지 않았다.
이러한 글들은 사상자들의 '무질서'로 인한 사고라는 내용으로 '2차 가해'로 확산하고 있다. 또 2030세대 전체를 일반화해 참사와 관련 없는 젊은층에도 화살이 돌아가는 모습이다.
기성세대에 비해 핼러윈을 특별하게 느끼는 2030세대의 세태를 무시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추모 분위기를 강요할 수는 없지만 국가애도기간인 만큼 발언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20대 이모씨는 "특정 세대를 조롱하는 글이 자주 올라와 눈살이 찌푸려졌다"며 "사태가 벌어진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갈등을 조장하기보다는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재발 방지에 대한 목소리부터 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전부터 내재된 세대 갈등 정서가 이번 사태를 기점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효민 영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과거에 쌓여 있던 세대 간 불만이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결국은 너희들이 자초한 일'이라는 등의 조롱성 표현으로 터졌다"며 "특정 세대에 눈을 돌려 분노를 푸는 방법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참사와 관련해 인터넷, SNS 등에서 사상자들을 혐오하는 발언이 공유되고 있다"며 "절대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경찰은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모욕성 온라인 게시물을 모니터링해 위법 여부를 확인하고 있고 게시글이 올라온 사이트에 삭제를 요청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위법으로 간주되면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형법 제307조에 따르면 온라인 등에서 악성 글을 올리고 명예훼손 혐의가 입증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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