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차 토너먼트 디렉터, 신순호 TD
21회 ITF 이덕희배 국제주니어대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대회 마지막날인 30일, 남녀 단식 결승전에서 스페인계 한국인 제라드 캄파냐 리가 어머니의 모국에서 첫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에나 코이케(일본)가 여자 단복식 2관왕을 달성했다.
신순호 토너먼트 디렉터(이하 TD)는 2020년 코로나 사태로 개최가 취소된 해를 제외하고 22년차를 맞은 이덕희배를 첫 회부터 한 회도 거르지 않고 이끌어 오며 올해도 무사히 대회를 치렀다.
신순호 TD는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여자복식, 혼합복식, 단체전)을 달성한 후 조흥은행에서 실업팀 생활을 했고 이후 명지대에 입학했다. 1989년 명지학원 관동대에서 첫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신순호 TD는 3년 만에 관동대를 단체전 우승으로 이끈 후 명지대로 자리를 옮겨 20년간 감독을 역임했고 명지대의 전국체전 9연패를 이끌었다.
지난 2020년 2월에 30년 지도자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명지대 감독에서 정년퇴임한 신순호 TD는 유소년을 지도하는 씽크론아카데미 고문으로 꿈나무 선수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유소년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
신순호 TD는 “잠깐 휴식기를 가진 후 씽크론 아카데미에서 유소년들을 봐주면서 지내고 있다”고 했다. 신 TD는 타이틀은 고문이지만 실제론 현장에 나가 아이들과 같이 노는 것이 일이라고 했다.
30년간 성인 선수만 지도했던 신순호 TD는 아이들을 지도하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성인 지도의 3배 정도 에너지가 필요한 것 같다. 엄청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말을 잘 듣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배로 든다.(웃음) 김일순 감독과 코치님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지도자로 유명한 신순호 TD는 어린 선수들에게도 예외는 없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제라드 캄파냐 리나 에나 코이케 같은 선수들은 자기만의 루틴이 있다. 제라드는 항상 일찍 와서 트레이닝룸에서 웜업을 충실히 하고 경기 끝나고 바로 회복 훈련을 시작한다. 에나 선수도 밖에 항상 매트를 깔아두고 자기만의 트레이닝을 경기 전후로 갖는다. 우리 선수들은 그런 부분에서 아직 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 시절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에 깊이 공감한 신순호 TD는 어린 선수들에게 훌륭한 선수가 되고 싶다면 자기 몸 상태를 스스로 파악하고 만들어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상위 랭킹 선수들의 루틴을 보고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신 TD는 “어린 선수들을 가르쳐 보니 많은 선수들이 승패에 연연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어리기도하고 승부욕이 많은 선수들이기 때문에 이해하지만 결과보다 과정의 중요성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덕희배가 J1 등급으로 승격하려면?
2001년 첫 회부터 토너먼트 디렉터를 맡은 신순호 TD는 대회 초창기 많이 울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대한테니스협회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토너먼트 디렉터로서 책임감과 주변 어른들의 요청과 압박에 힘들었다고 했다.
신 TD에게 자리를 맡긴 대회 주최자 이덕희 여사는 울지 말고 강해지라고 그녀를 격려했다. 신순호 TD는 “언니(이덕희) 말대로 버텼고 어느덧 20년이 넘었다. (고)이정명 감독과 김일순 감독, 마당회(페드컵 국가대표 출신 모임) 분들 덕분에 한해 한해 대회를 무사히 치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서울에서 열렸던 이덕희배는 2010년부터 춘천 송암테니스장으로 터를 옮겼다. 이후 협회가 맡아 온 예산 집행, 결산 등 행정 처리까지 신순호 TD의 소관으로 넘어왔다. 신 TD는 “춘천시 체육회 담당자분들 덕분에 하나하나 배워나갔다. 숫자가 조금 안 맞으면 밤을 새가면서 맞춰나간 기억이 있다. 경험이 쌓이면서 조금은 편해졌지만 항상 긴장하면서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덕희배의 산 증인인 신순호 TD는 현재 국내 최고 등급 국제주니어대회인 이덕희배(J2)가 한단계 성장하기 위한 생각을 전했다.
이덕희배는 2001년 가장 낮은 등급인 J5로 시작해서 2003년 J4, 2006년 J3를 넘어 2011년 J2에 올랐다. 10년만에 J2에 올랐지만 지난 10년간 J1으로 승격되지 못했다. J1은 최고 등급인 주니어 그랜드슬램(JA) 바로 아래 단계 대회다.
신 TD는 “현재 제주, 순창, 양구, 김천 등 다양한 지역에서 국제주니어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 대회는 초창기 5그룹부터 숙식 제공을 하며 선수들 사이에 소문이 나고 협회 지원도 적극적이어서 빠르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안동에서 J3 대회가 하나 있지만 나머지 대회들이 그 아래 등급 대회다. 우리가 2등급을 유지하면서 다른 대회들이 조금씩 올라와주면 함께 더 높은 등급으로 올라가면서 우리도 1등급 승격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J1 수준의 포인트를 부여하는 B1 대회가 열리지만 B1은 아시아/오세아니아로 출전 선수가 제한된 대회다.
신 TD는 “등급이 높은 대회가 연이어 열리면 랭킹이 높은 해외 선수들이 들어올 확률이 높아진다. 가까운 양구 대회가 좀 더 등급이 높아진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자체 후원이 확대되며 대회 개최 숫자가 확대됐지만 이제 등급을 높여야할 시기인 것 같다”고 전했다.
글= 박상욱 기자(swpark22@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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