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곡물수출 협정 철회 선언…식량가격 급등 우려

장재혁 2022. 10. 3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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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크림반도에 주둔한 자국 흑해함대가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는 이유로 올 7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흑해 곡물수출 협정'참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이유로 협정 참여 중단을 선언하면서 세계 곡물가격이 다시 들썩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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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우크라이나 오데사항에서 출발한 곡물 수출선 라조니호가 튀르키예(터키) 이스탄불 보스포루스 해협 입구에 도착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러시아가 크림반도에 주둔한 자국 흑해함대가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는 이유로 올 7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흑해 곡물수출 협정’참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다시 막히면 그동안 안정을 찾았던 세계 곡물가격이 급등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0월29일(현지시각) 성명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항구에서 이행된 농산물수출 협정에 더이상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흑해를 통해 곡물을 수출하는 선박의 안전을 보장하는 이 협정이 중단되면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어려워진다.

러시아 국방부는 협정 철회 이유로 우크라이나가 이날 크림반도 남서부 항구도시 세바스토폴에 있는 흑해함대를 드론으로 공격했다는 점을 들었다.

러시아 국방부는 “키이우 정권(우크라이나)이 영국 해군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드론 16대를 동원해 흑해함대와 민간 선박에 테러를 가했다”며 “우크라이나군 드론은 대부분 격추됐지만 (러시아) 소해정(기뢰 제거함)이 미미한 손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최대 밀ㆍ옥수수ㆍ해바라기씨유 수출국이다. 올해 2월 전쟁 발발 이후 흑해를 통한 수출길이 막히자 전세계 식량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그러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7월22일 유엔과 튀르키예(터키)의 중재를 받아들여 흑해를 지나는 곡물 수출 선박의 안전을 120일 동안 한시적으로 보장하는 내용의 ‘흑해 곡물수출 협정’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흑해 항로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의 수출이 재개됐고, 러시아도 자국 곡물과 비료 수출에 대한 서방의 금융 등 제재를 면제받았다.

곡물수출 협정 덕분에 우크라이나는 지금까지 900만t 이상의 곡물을 수출했고, 전쟁 발발 이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던 세계 식량가격도 상당 부분 안정을 되찾았다.

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이유로 협정 참여 중단을 선언하면서 세계 곡물가격이 다시 들썩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협정 철회는) 완전히 터무니없는 것으로 기아 위기를 증폭시킬 것”이라며 “협정은 유엔 협상으로 체결됐으니 그대로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화상연설에서 “러시아의 터무니없는 조치에 유엔과 주요 20개국(G20) 등 국제사회가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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