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 글·말 받아내야 하는 유족들 숨조차 쉬기 어려워” [이태원 핼러윈 참사]

박명원 2022. 10. 31. 16:3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어렵게 공부한 세무사 시험에도 합격한 성실한 동생이었습니다."

A씨의 오빠 B씨는 31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평소에 부모님 말씀도 잘 듣고 말썽한번 부린적 없는 착한 동생이었다"며 "어렵게 공부해 세무사 시험에도 합격하고 최근에는 대기업까지 들어가게 돼 무척 기뻐했는데 뭐가 그렇게 급하다고 이렇게 빨리 가족 곁을 떠날줄 몰랐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 유족 인터뷰
“세무사 합격한 성실한 동생…아직도 믿기지 않아”
“원인 철저히 밝혀야… 사망자들 명복 빌어달라”

"어렵게 공부한 세무사 시험에도 합격한 성실한 동생이었습니다."

최근 세무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대기업 최종 면접을 앞둔 A(25·여)씨. 수험기간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오랜만에 친구들과 이태원 핼러윈 축제에 다녀온다고 한 그는 끝내 가족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번 ‘이태원 참사’로 숨진 A씨가 사고 직전인 지난 29일 오후 10시 20분쯤 자신의 SNS에 올린 현장 사진. A씨 유족 제공
A씨의 오빠 B씨는 31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평소에 부모님 말씀도 잘 듣고 말썽한번 부린적 없는 착한 동생이었다"며 "어렵게 공부해 세무사 시험에도 합격하고 최근에는 대기업까지 들어가게 돼 무척 기뻐했는데 뭐가 그렇게 급하다고 이렇게 빨리 가족 곁을 떠날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동생의 SNS에는 사고 직전까지 핼러윈 축제에서 즐겁게 놀던 모습이 생생하게 남겨져 있다"며 "밤중에 이태원 사고 뉴스를 보고도 설마 설마 했는데, 그냥 그때 바로 동생을 찾으러 갔었어야 했다"고 울먹였다.

사고 소식이 전해진 지난 29일 밤, B씨를 비롯한 가족들은 새벽까지 연락이 되지 않는 A씨를 찾기 위해 이태원과 인근 식당, 경찰서, 병원을 밤새 돌아다녔다. 뉴스 속보로 전해지는 이태원 참사 보도와 사망자 소식을 억지로 외면하며 동생을 찾아 나선 B씨는 결국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걸려온 전화 한통에 무너져 내렸다.

그는 "‘아닐거야 아닐거야’ 하는 생각만을 가지고 동생을 찾아 다녔다"며 "경찰서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서야 현실을 깨닫게 됐다. 아직도 그때 생각을 하면 숨이 막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인터뷰에 응한 이유에 대해서 B씨는 "이번 참사에 대한 원인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번 참사가 왜 발생했는지 이 과정에서 잘못한 사람은 없는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당시 이태원 내 안전조치가 제대로 지켜졌는지 꼭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B씨는 "‘왜 그날 이태원에 가서 이런 사고를 당했냐’라고 비난하시는 분들도 있다"며 "그런 비난의 글과 말을 받아내야 하는 유족들은 정말 숨조차 쉬기 어렵다. 부디 유명을 달리한 사망자들의 명복을 빌어달라"고 호소했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박명원 기자 033@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