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 내릴 때 하늘에는 ‘대기의 강’이 흐른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대지에 강이 흐르듯 하늘에도 '대기의 강'(긴 띠 형태의 수증기 이동 현상)이 흐른다.
몬순 영향으로 동아시아에는 대기의 강이 여름철에 가장 활동적이다.
동아시아에는 여름철 북태평양고기압의 북쪽 가장자리를 따라 대기의 강이 자주 출현한다.
연구팀은 "특히 여름철 강한 강수의 61%가 대기의 강 강수였으며, 특히 6월 하순에는 강한 강수의 77%가 대기의 강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지에 강이 흐르듯 하늘에도 ‘대기의 강’(긴 띠 형태의 수증기 이동 현상)이 흐른다. 몬순 영향으로 동아시아에는 대기의 강이 여름철에 가장 활동적이다. 우리나라는 여름철 비의 60% 가량이 대기의 강과 연관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6월 하순 하루에 30㎜ 이상 강한 비가 오는 경우, 열 번에 여덟 번은 대기의 강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미래에는 더 많은 대기의 강이 발생하고 강한 비에 대한 영향력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손석우 교수 연구팀과 국립기상과학원 공동연구팀은 최근 한국기상학회 학술지 <대기>에 게재한 논문에서 “1979년부터 2020년까지 연속적인 강수량 자료가 존재하는 56개 지점에 대해 강수와 대기의 강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전체 강수 가운데 대기의 강에 의한 강수(대기의 강 강수)는 연평균 51%로 나타났으며, 특히 여름철에는 58%로 그 비율이 커졌다”고 밝혔다.
대기의 강에 대해 미국기상학회는 “일반적으로 온대저기압의 한랭전선 전면에 존재하는 하층제트에 의해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길고 좁은 수증기 수송 기둥”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길고 좁다고 하지만 길이가 2000㎞ 이상이고 너비도 수백㎞에 이른다. 대기의 강은 미국과 서유럽의 서쪽 해안 지역에 상륙해 종종 대홍수를 일으킨다.
동아시아에는 여름철 북태평양고기압의 북쪽 가장자리를 따라 대기의 강이 자주 출현한다. 6월에는 중국 동남부 지역과 일본 남쪽 해상에서 대기의 강 빈도가 높아졌다가 7월이 다가오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의 북쪽 확장과 더불어 한반도가 대기의 강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연구팀 분석 결과 한반도 여름철 강수는 장마 기간인 7월 중순과 ‘2차 우기’인 8월 하순 등 두 번의 정점(피크)이 나타나는 반면 ‘대기의 강 강수’는 6월 하순 한 번의 정점을 이루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의 강 강수는 여름철에 가장 많으며 봄철(46%), 가을철(44%), 겨울철(26%)의 순으로 나타났다.
강수를 일강수량이 5∼30㎜인 약한 강수와 30㎜ 이상인 강한 강수로 나눠 분석한 결과 강한 강수 가운데 59%가 대기의 강 강수로, 약한 강수(33%)보다 26%가 더 많았다. 강한 비가 올 때 대기의 강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달 8∼9일 수도권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을 때도 대기의 강이 존재했던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하고 있다. 연구팀은 “특히 여름철 강한 강수의 61%가 대기의 강 강수였으며, 특히 6월 하순에는 강한 강수의 77%가 대기의 강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또 지역별로 대기의 강 영향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서해안과 소백산맥 서쪽 내륙, 소백산맥과 태백산맥으로 둘러싸인 내륙, 태백산맥의 동쪽 동해안 지역, 남해안 지역 등 4개 지역으로 나눠 조사했다.
대기의 강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지역은 남해안으로 전체 강수의 57%가 대기의 강 강수로 분류됐다. 특히 강한 강수의 62%가 대기의 강과 연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계절별 및 지역별 대기의 강 강수 추세를 살펴본 결과 겨울철의 대기의 강 강수가 유일하게 모든 지역에서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이는 겨울철 수자원 관리와 대기 및 토양 건조에 따른 산불 발생 등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밝혔다.
한편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기후변화예측연구팀장은 “미래 기후예측 프로그램들로 분석한 결과 대기의 강 발생 빈도는 온난화가 심해질수록 증가하고, 전체 강수량에서 대기의 강 강수량이 차지하는 비율은 강수 강도가 증가할수록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고 말했다. 변 팀장은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15살 딸과 엄마 영정…“이태원 같이 갈 정도면 얼마나 친했을지”
- 고2 친구 둘, 함께 숨져…“공부시간 떼서 남 도울 만큼 착해”
- [단독] 심정지 76명 몰리자 안치실 모자라…“분산 이송했다면”
- 핼러윈 대비 질문하자 “선동” 딱지 붙인 장관 이상민 [김영희 칼럼]
- “서서 숨진 아들, 내려가지도 못하고…” 아빠 가슴이 조여온다
- 소중했던 가족·친구 영정 앞 눈시울…“이건 생죽음이잖아요”
- 유승민 “이상민 장관부터 당장 파면하라…철저히 잘못 규명해야”
- [단독] 사과 안 한 용산구, 참사 전 ‘쓰레기 대책’ 논의만 했다
- 퇴근길 이태원역 잇단 발길…추모 공간엔 콜라·과자가 놓였다
- 봉화 매몰광부 생사 확인 못해…시추작업 2곳 중 1곳 실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