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이 들었단 ‘이재명측 지분’... 檢, 천화동인 1호 ‘그 분’ 찾는다

실소유주 규명 나서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조선일보DB

‘대장동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대장동 사업 이익 분배 관련 실제 지분 관계를 다시 따져보고 재수사할 방침인 것으로 31일 전해졌다. 이 사건으로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는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지난 28일 법정에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2015년에 (대장동 사업 관련) ‘남욱 지분은 25%’ ‘김만배 지분은 12.5%’ ‘나머지는 이재명 성남시장 측 지분’이라고 했다”고 발언해, 사실 관계를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대장동 일당과 성남도시개발공사 등은 대장동 사업을 위해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을 만들었다. 이들은 사업 이익을 3595억원으로 잡았고, 우선주 93%, 보통주 7%로 지분을 구성했다.

그런데 대장동 택지개발사업은 총 5900억여원의 이익을 봤다. 애초 대장동 일당 등이 예상한 3595억원의 이익보다 2300억원가량 초과 이익이 났다.

성남의뜰 최대 주주(50%+1주)인 성남도개공은 보통주보다 이익을 먼저 받을 수 있는 우선주를 택해, 3595억원의 절반 가량인 1822억원을 가져갔다. 반면, 대장동 일당은 위험 부담은 크지만 애초 예상보다 더 많은 초과 이익이 생기면 이를 모두 가져가는 보통주 7%를 택했다. 실제 이 사업은 2300억원의 초과 이익이 생겨, 대장동 일당은 원래 받아야 할 이익과 2300억원의 초과 이익 등 총 4040억원을 챙겼다.

대장동 일당은 사업 후 초과 이익을 포함해 총 4040억원을 가져갔다. 이 돈은 성남의뜰 자산 관리 회사이자 김만배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와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1~7호가 나눠가졌다. ‘김만배 화천대유’는 4040억원의 약 14%인 577억원, ‘남욱 천화동인 4호’는 약 25%인 1007억원을 가져갔다. 남씨의 법정 발언과 비슷하다.

서울중앙지검 청사 검찰 로고 뒤로 펄럭이는 태극기가 비춰 보이고 있다./뉴스1

이와 관련, 검찰은 ‘이재명 시장 측’ 지분 관련 천화동인 1호에 주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천화동인 1호는 화천대유가 소유한 곳으로 4040억원 중 가장 많은 1208억원(약 30%)을 가져간 곳이다.

천화동인 1호는 천화동인 2~7호와 달리 실소유주가 불분명하다. 작년 9월 검찰 수사 착수 때부터 현재까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작년 10월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에 2019~2020년쯤 김만배씨가 “천화동인 1호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말한 부분이 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로 의혹만 무성했다. 검찰 관계자는 “남씨 법정 발언이 나온 이상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를 비롯해 대장동 사업 지분 관계 전반을 수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은 지난 28일 재판이 끝난 뒤 남씨 발언에 대해 취재진에 “흔적이 남을 거니 죄를 지었으면 다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다만 유씨 측은 “유씨는 천화동인 1호 돈을 받은 게 없다”며 “유씨는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가 누군지는 잘 모른다”고 주장했다. 한 법조인은 “결국 김만배씨에 대한 수사가 ‘남욱 발언’의 실체를 풀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