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투데이 MVP] 디알엑스의 '미라클런'을 수호한 '베릴'의 방패

강윤식 2022. 10. 3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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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알엑스 '베릴' 조건희.
'베릴' 조건희가 안정적인 브라움 플레이로 팀의 승리를 수호했다.

디알엑스는 31일(한국 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테이트팜 아레나에서 열린 2022 롤드컵 4강전에서 젠지e스포츠를 3대1로 제압하고 결승으로 향했다. 조건희는 상대를 수세에 몰아넣은 마지막 4세트서 레드 진영 마지막 픽으로 꺼내든 브라움의 의미를 살리며 젠지의 노림수를 틀어막았다.

1세트 완승 후 2세트에서 역전패를 당한 젠지는 3세트에서 급격하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4세트를 맞이했다. 어려운 분위기 속에서 젠지가 선택한 마지막 승부수는 상체에 힘을 주는 조합이었다. 첫 번째 픽 단계에서 비에고, 레넥톤, 라이즈를 연달아 꺼내며 빠르게 상체를 완성했다.

이에 맞서 디알엑스는 바루스, 킨드레드, 그라가스로 대응했다. 모두 궁극기를 활용해 젠지가 그리는 난전 구도를 망가뜨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챔피언이다. 그리고 반드시 픽의 의미를 살려야 하는 마지막 레드 진영 다섯 번째 챔피언으로 브라움을 선택한다.

브라움은 라인전에서 약점을 보이지만, 한타 단계로 넘어간다면 5대5 정식 한타와 교전을 위해 밀고 들어오는 상대의 돌진을 저지하는 것에 특화된 챔피언이다. 빠르게 속도를 내 경기를 굴리려고 한 젠지의 노림수를 절묘하게 카운터칠 수 있는 선택이었다.

조건희는 11분 전투에서 E 스킬 '불굴'을 활용해 상대를 빨아들인다(사진=중계 화면 캡처).
게임 내 플레이에서도 조건희는 브라움을 쥐어준 팀의 선택에 보답이라도 하듯 좋은 모습을 연이어 보여줬다. 결정적인 장면은 11분에 나왔다. 킬 스코어 2대2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젠지는 드래곤 쪽으로 모인다. 조합 강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여기서 더 큰 이득을 챙겨야만 했다.

그리고 '리헨즈' 손시우는 노틸러스로 삐죽 나와 있는 조건희의 브라움을 노린다. '룰러' 박재혁과 '피넛' 한왕호가 순간적으로 일점사 구도를 만들었지만 E 스킬 '불굴을 활용해 딜을 받아내고 상대를 빨아들인다. 결과적으로 디알엑스는 다음 장면에서 손시우의 노틸러스를 잡아내며 유리한 전투 구도를 만들어냈고 숫자 싸움에서 우위를 차지하며 두 번째 드래곤을 챙기는 것에 성공한다.

이후 디알엑스는 킨드레드를 플레이한 '표식' 홍창현이 두 번 끊기고 드래곤도 두 번 내주며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조건희가 활약한다. 26분 절묘한 스킬 샷을 보여주며 홍창현과 함께 상대 정글에서 한왕호의 비에고를 잡아내며 흐름을 찾아온다.

LCK 1번 시드를 무너뜨린 마지막 전투의 시작을 알린 조건희의 궁극기 활용(사진=중계 화면 캡처).
34분에 열린 드래곤 영혼을 앞둔 전투에서 궁극기 '빙하 균열'을 활용해 전투의 시작을 알렸고, 디알엑스는 대승을 거두며 LCK 1번 시드 젠지를 무너뜨린다. 애초에 젠지는 시리즈 내내 조건희의 하이머딩거를 견제하기 위해 밴 카드를 소모하며 밴픽 구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렇게 시작부터 소리 없이 상대를 압박하던 조건희는 마지막 세트 브라움으로 활약하며 팀을 결승전으로 이끌었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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