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최대 리스크는 머스크? ‘가짜뉴스 전파+대규모 감원’ 파장
세계 최고 부자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트위터를 인수한다고 했을 때 세간에선 ‘여론 왜곡’부터 걱정했다. 아니나 다를까 머스크는 트위터를 품자마자 ‘가짜뉴스’부터 퍼뜨리며 논란을 자초했다. 트위터의 ‘최대 리스크’는 머스크라는 말이 나돈다. 현재 트위터 임직원 대규모 감원 계획을 추진하며 안팎에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트위터 인수 사흘 만인 지난 30일(현지시간) 머스크는 음모론 사이트 링크를 올리며 스스로 가짜뉴스를 퍼뜨렸다. 미국 NBC뉴스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극우 성향 40대 남성이 펠로시 하원의장의 샌프란시스코 집에 침입해 펠로시 의장의 남편을 둔기로 폭행한 사건을 두고 음모론 가능성을 제기했다.
머스크는 이 사건의 음모론 전파를 비판하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트위터 글에 “이 사건에는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무언가가 있을 가능성이 조금 있다”며 극우 음모론 사이트 링크를 올렸다. 이 음모론은 펠로시 의장의 남편이 술을 먹고 동성애를 하려다 사고를 당했을 것이라는 황당한 내용을 담고 있다.
머스크는 가짜뉴스를 전파한 본인 트윗이 물의를 일으키자 그날 오후에 자진 삭제했다. 하지만 이미 이 글은 2만4000회 넘게 리트윗되고 8만6000여건의 ‘좋아요’가 달린 상태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트위터에서 증오를 부추기는 발언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댄 모이니핸 조지타운대 공공정책학 교수는 가디언에 “현대 미국 정치에서 큰 문제 중 하나는 한 정당이 음모론에 심취해서 민주주의에 반하는 행동과 폭력을 포함한 극단적 반응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라며 “머스크는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트위터가 증오 표현, 백신 음모론 등 부적합하다고 판단하는 게시물을 담은 계정을 삭제나 영구 정지시키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해오기도 했다. 지난 28일엔 트위터에 ‘콘텐츠 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퇴출계정 복구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매체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 복구문제가 곧 다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는 지난해 1월 지지자들의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폭력을 선동했다는 이유로 트위터에서 영구 퇴출당한 상태다.
또한 머스크는 임직원 구조조정 계획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트위터 내부는 ‘감원 칼바람’에 휩싸인 상황이다. 지난 27일 트위터를 인수하며 파라그 아그라왈 트위터 CEO 등 최고 경영진 4명을 내보냈다. 머스크는 트위터 전체 직원 7500명 중 상당수를 해고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매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최소 30%에서 최대 75%까지 임직원 해고를 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미 정보기술(IT) 더버지는 “매니저급 직원들은 주말에도 사무실에 나와 해고할 팀원들의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머스크는 수익 창출이 아닌 ‘표현의 자유’를 위해 트위터를 인수한다고 내세웠지만, 초반 행태를 보면 의구심을 들게 하는 모습이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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