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특수 보다 애도가 우선" 유통업계, 플랜B 마련 나서

이지영 2022. 10. 3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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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이태원 참사'에 홍보·마케팅 활동 자제, 이벤트 중단 '차분하게'
신세계그룹, 유통 대기업 중 유일 전면 취소…"6개월 준비했지만"
롯데·11번가·티몬 등 11월 초대형 행사 진행해도 '조용한 홍보'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 현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 등 수사관들이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3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유통업계가 '이태원 압사 사고 참사'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핼러원' 관련 행사를 전면 취소한 데 이어 오는 11월 예정했던 초대형 행사를 중단하거나 최대한 마케팅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통상 11월은 유통 업계에서 최대 대목으로 꼽히는 시기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 중국 광군제 등 연중 최대 쇼핑 축제가 열리는 기간이어서 국내 유통 업체들도 초대형 행사를 기획해 대대적으로 진행해왔다. 그만큼 매출도 1년 중 가장 큰 폭으로 뛰어 오르는 기간이기도 하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를 비롯한 유통 온 오프라인 채널들은 이미 시작했거나 개최 예정이었던 11월 대형 쇼핑 행사 관련 비상 회의를 열고 추가 진행 여부에 대해 논의 중이다.

이번 참사로 전 국민이 비통함에 빠져 있는 상황이라 당장이라도 예정된 행사를 미루거나 취소하고 싶어도 유통사들이 일방적으로 행사 일정을 중단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해 있는 파트너사나 제조 협력사와 오랜 기간 기획한 행사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번 초대형 행사를 위해 물량을 대량으로 준비한 협력사들은 행사가 취소될 경우 발생하는 손해가 상당하다.

유통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참사를 애도하는 마음에서 핼러윈 관련 모든 행사는 즉시 중단했다"며 "그러나 11월 예정된 대형 행사는 파트너사들과 오랫동안 준비한 행사라 홍보나 마케팅을 자제하고 최대한 조용히 진행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는 그룹 유통군 계열사들이 모두 참여해 기획한 초대형 행사 '롯키데이'를 지난 27일부터 진행 중인데, 이번 행사를 취소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행사는 그대로 진행하되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해 홍보나 마케팅 활동, 각종 이벤트 등은 일체 중단하고 상품 할인 행사만 최대한 조용히 진행하기로 했다. 벨리곰 소환 이벤트 등 애도 취지에 맞지 않은 행사도 일체 중단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이미 지난 27일부터 롯키데이 행사를 대대적으로 진행중인데 파트너사들과 같이 기획한 행사가 많아 갑자기 중단하기는 힘들어 내린 결정"이라며 "대신 모든 홍보 마케팅 활동과 이벤트를 중단하고 쇼핑 축제라는 느낌을 완전히 배제해 일반 할인 행사처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11번가 역시 연중 최대 규모로 펼치는 '십일절 페스티벌' 행사를 중단하지 않고 최대한 차분하게 진행하는 방향으로 내부 회의를 통해 결정했다.

행사에서 축제 느낌을 주는 디자인이나 표현은 모두 없애고 행사명도 '그랜드 십일절'로 변경할 계획이다.

11번가 관계자는 "십일절 행사는 오픈마켓 특성상 중소 파트너사를 비롯해 다양한 셀러들과의 협력을 통해 진행하는 행사인 만큼 셀러들의 어려움을 고려해 행사를 중단하지는 않고 차분하게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쿠팡과 티몬, 위메프 등 다른 유통사들도 비슷한 분위기다.

신세계그룹만 업계에서 유일하게 11월 초대형 행사를 전면 중단했다. 신세계그룹은 대형마트, 창고형 할인점, 백화점, 편의점, 온라인 플랫폼, 패션뷰티 등 모든 계열사가 참여한 '대한민국 쓱데이'를 이날부터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내부 회의를 통해 모두 취소하기로 했다.

이번 행사는 신세계그룹이 지난 4월부터 쓱데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준비한 대형 프로젝트였다. 전 계열사가 참여하는 그룹 최대 이벤트지만 엄중한 상황을 고려해 6개월 간 준비해온 행사를 전부 취소하는 결단을 내렸다.

다만, 이커머스 부문 지마켓과 옥션은 셀러(판매자)들이 준비한 행사는 예외적으로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홍보와 마케팅 활동은 최소화하고, '빅 스마일 데이'라는 행사명도 '12일간의 G마켓·옥션 세일'로 변경한다.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스마일 단어를 행사에 사용하는 것이 사회적 통념에 맞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국가적 애도 분위기 속에 행사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으로 내달 11일까지 진행키로 했던 '쓱데이' 등 대형 행사를 모두 취소했다"며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 하에 모든 사업장에 대한 철저하고 세심한 안전 점검을 통해 사고 예방에 더욱 만전을 기울이겠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w038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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