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영어의 지문이 왜 이렇죠?[아미쌤의 기승전 영어]
“선생님, 우리 아이가 미국에서 살다 왔는데 왜 수능영어 1등급이 안 나오나요?” “저 토플 점수는 잘 나오는데, 수능영어를 왜 틀릴까요?”
상담을 하며 많이 듣는 질문인데, 이와 관련한 어떤 인기 유튜버의 실험이 떠오른다. 영상에서는 거리를 지나는 원어민들에게 수능영어 문제를 읽어 보라고 하거나 원어민 영어교사에게 문제를 풀어 보라고 요청했다. 결과는 이들 역시 많이 틀렸다.
그렇다. 원어민이라도 쉽게 읽고 답을 맞힐 수 없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영어 지문의 한글 해석을 보아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도대체 수능영어 지문의 정체는 뭘까?
■수능 지문은 대부분 원서에서 나온다
수능시험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시험의 목적을 ‘대학교육에 필요한 수학능력을 측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즉 영어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중점을 두고 일상 실용언어 기능을 평가하는 토익이나 텝스, 영어권 유학을 위한 토플 시험과는 그 목적이 다르다.
수능영어 지문은 위 자료에서 보듯이 대학생, 전문가 수준의 원서다. 이는 가볍게 읽기 좋은 취미 수준의 책이 아니며, 소재 역시 인문계·자연계의 아카데믹한 콘텐츠다.
■한글 해석을 봐도 어렵다
난이도가 낮은 지문에는 실용적인 안내문, 편지글과 스토리 중심의 글들도 있지만 고난도 문항들은 매우 어렵다. 수능 오답률 2위(72.8%)인 34번 문항의 한글 해석을 보면, 간단명료하게 기술되지 않는 추상적이고 사변적인 내용이다. 한글 해석을 읽는다고 명쾌하게 이해가 되는가? 한국인 어른이라고 다 맞힐 수 있는 문제가 아니듯이 원어민 화자라고 해서 수능지문을 다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수능영어 문제도 진화해 왔다
수능영어 문제의 난이도는 꾸준히 상승곡선을 이어왔다. 그래서 5년 전 수능을 본 선배들의 조언은 지금 상황과 맞지 않을 수 있고, 더욱이 부모님께서 보신 수능과 지금 우리 아이의 수능영어는 너무나도 다르다. 지문의 길이, 단어의 수준, 매력적인 오답 선택지, 수능 특유의 함정 배치 등 만만치 않게 진화해 왔다. 따라서 해외에서 살다 왔다고 해서 무조건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에 맞는 문제풀이를 위한 각별한 훈련이 필요하다.
■어떻게 대비하면 좋을까
수능영어를 수험 과목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사실 언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글감각이 절대적인 힘을 발휘하는데, 핵심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출제 수준이 진화해 예전의 문제풀이 공략법이나 단순한 풀이법은 잘 통하지 않는다. 글 전체에 대한 문해력이 매우 중요하므로, 지금 중학생이라면 글을 많이 읽을 것을 조언한다. 그렇다고 해서 문법(어법)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고3 수준의 수능영어 지문은 어휘와 어법 실력이 탄탄해야 내용에 몰입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기본장비도 없이 정글에 뛰어드는 것과 같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라
수능영어에 대해 어려움과 불만을 토로하는 대신 다음과 같이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게 좋다. ‘나는 지금 대학생이다. 전 세계 70% 이상의 보고서, 학술지, 저널, 논문 등이 영어로 돼 있다. 관심 분야의 어떤 자료도 나는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할 능력이 있다, 멋지지 않은가?’라고 말이다. 단언컨대 수능영어 1등급 수준이면 성인이 된 후 프로페셔널한 직업이나 학술활동에서 거침없이 영어능력을 뽐낼 수 있다. 이는 아무나 가질 수 없는 탁월한 능력이다.
■아미쌤은 누구?
본명은 ‘민아미’다. 20년차 영어강사이고 현재 대치동에서 프리랜서로 활동 중이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영어교육학을 부전공했다. 한국강사신문 칼럼니스트 겸 기자로도 활동했으며, 저서로는 ‘적중! 영어독해중등3 꿈틀’ ‘적중! 영어독해중등1 꿈틀’ ‘고득점 수능듣기B형 고3 실전편RHK’ ‘고득점 수능듣기B형 고3 유형편RHK’ 등이 있다.
민아미(영어강사)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스경X이슈] ‘나는 솔로’ 23기 정숙, 하다하다 범죄전과자까지 출연…검증 하긴 하나?
- 94년생 아니었다…‘93년생’ 한소희, 실제 나이 속였던 이유
- [공식] 김예지, 테슬라 앰배서더 됐다
- [스경X이슈] ‘흑백요리사’ 출연진, 연이은 사생활 폭로…빚투→여성편력까지
- 안영미, ‘젖년이’ 패러디→욕설 논란 후 의미심장 SNS…접시 위 얼굴
- 홍진경, 조세호 축의금 얼마했나 봤더니 “120만 원 이상” (차은수)
- [스경X이슈] ‘소속 아티스트’ 승관의 ‘일갈’··· 하이브, 고개 숙였다
- [전문] ‘성매매 의혹’ 최민환, 활동 잠정 중단…FT아일랜드 2인 체제
- [종합] ‘마약 누명’ 지드래곤 “위험한 생각할 뻔” (유퀴즈)
- ‘성관계 불법 촬영’ 혐의 모두 인정한 황의조, 리그 복귀 후 2경기 만에 3호 골···시즌 첫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