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소방서장 "이태원 인파, 통제 안 될 정도로 많았다…작년엔 10%"

이상민 행안부 장관 해명과 정반대…"인파 뚫을 수 없었다"
차량·사람 분리할 통제계획도 없어…"화재에만 중점 맞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을 찾아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의 현장 설명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 2022.10.3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소방당국이 31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 "통제가 안 될 정도로 이번엔 인파가 너무 많았다"고 밝히면서 '우려할 정도 인파가 아니었다'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해명과 배치되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작년과 달리 당시 안전계획상 차량과 인파를 분리하는 통제 조치가 없었다는 소방당국의 설명도 나와 사전 예방책이 미흡했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을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에게 이같이 상황을 설명했다.

최 서장은 지난 29일 저녁 참사 당시 사고현장에 "(올해는) 통제가 안 될 정도로 이번엔 인파가 너무 많았다"며 "작년에는 올해 인원의 10% 정도였다. 왜냐하면 코로나 기간이었고 날씨가 추웠다"고 설명했다.

최 서장은 "코로나 기간 동안에는 사람이 많이 없었다"며 "올해는 코로나가 풀리고 날씨도 따뜻해지고 하면서 (인파가 몰렸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 30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저희가 파악하기로 (이태원에) 예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다"며 "통상과 달리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한다"고 해명했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31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에서 애도를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10.3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최 서장은 또 차도와 인도를 불문하고 "사람이 꽉 차 있었다"며 "(차량과 사람이) 구분이 안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대표가 "전년에는 통제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차량과 사람이 뒤섞이지 않도록 통제가 됐지 않았나"라고 묻자 최 서장은 "네"라고 답했다.

이어 이 대표가 "이번엔 차량과 사람이 섞이지 않도록 하는 통제 계획이 있었나, 없었나"라고 질문하자 최 서장은 "저희 안전계획상에는 차도(차량)와 사람을 구분할 수 있는 안전계획 대책은 없었다"고 답했다.

참사가 발생한 골목에 대한 일방통행 통제조치와 관련, 최 서장은 "이번에는 통제가 안 됐다"며 "전에도 (일방통행을) 한 것으로 기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 서장은 "소방안전대책상으로는 화재에 중점을 뒀다. 의용소방대원들을 12명씩 근무조로 편성했는데 제가 (당일 오후) 7시5분에 도착해보니 12명 가지고 턱도 없었다"며 "이 인파 속으로 들어갈 수도 없었다. 진입도 못하고 순찰도 못했다"고 설명했다.

최 서장은 이어 "종합적인 안전대책에 (인파 통제가) 들어갔어야 했는데 저희가 그 부분은 채우지 못한 것이다. 화재에만 중점을 맞췄으니"라고 실책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아쉬운 게, 인파가 많으면 전 직원을 동원해서라도 조금이라도 사상자를 줄일 수 있었는데 그런 점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며 "비상 상황을 처음부터 동원하지 않았으니까"라고 밝혔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