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주차장 메운 울음소리…“내 새끼 어떡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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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병원 주차장 안을 어머니의 곡소리가 메웠다.
10월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압사 사고로 154명이 숨지고 149명이 부상당하는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희생자 주검이 분산 안치된 수도권 곳곳 병원의 장례식장에선 유족들이 시신 신원 확인과 검안서 발급 등의 절차를 기다리며 밤을 지샜다.
일반적으로 가족이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면 의사가 직접 사망진단서를 발급하기 때문에 유족이 곧바로 빈소를 마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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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 늦은 밤까지 병원서 ‘검안서’ 기다려
어두운 병원 주차장 안을 어머니의 곡소리가 메웠다. “내 새끼 어떡하냐, 내 새끼 어떡해….” 발을 구르며 우는 어머니의 몸을 아들이 받아 안았다. 주차장 곳곳 가로등마다 가족들이 서로를 붙잡고 울고 있었다. 친척들은 먼 발치서 애꿎은 담배만 태웠다.
10월30일 밤. 경기도 고양시 동국대 일산병원 장례식장 입구에 상복을 운반한 차량이 도착했다. 차량 안에는 투명 비닐에 곱게 싼 검은색 옷들이 걸려 있다. 옷들이 착착 포개어져 유가족들의 손에 하나씩 들렸다. 그 사이 병원 안에서 들리는 또 다른 외침. “아빠, 아빠는….” 미처 끝맺지 못한 말들이 흩어진다. 일산병원에는 이날 이태원 압사 사고로 숨진 희생자들이 구급차로 이송됐다. 가족의 예상치 못한 죽음을 맞이한 이들의 울음소리로 병원 장례식장이 가득찼다. 동국대 일산병원은 희생자가 분산 안치된 전체 46개 장례식장 가운데 가장 많은 주검이 운구되었던 곳이었다.
10월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압사 사고로 154명이 숨지고 149명이 부상당하는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희생자 주검이 분산 안치된 수도권 곳곳 병원의 장례식장에선 유족들이 시신 신원 확인과 검안서 발급 등의 절차를 기다리며 밤을 지샜다.
일반적으로 가족이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면 의사가 직접 사망진단서를 발급하기 때문에 유족이 곧바로 빈소를 마련할 수 있다. 그러나 사고사의 경우, 의사가 사인과 사망 일시 등을 기록하는 ‘검안서’를 따로 작성해야 해 빈소를 차리기까지 시일이 소요된다. 동국대 일산병원 역시 사고 발생 24시간이 가까워가는 10월30일 밤까지도 유가족들이 검안서를 기다리며 병원 대기실에 남아 있었다. 유족들은 검안서와 관련한 안내를 제대로 받지 못해 답답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날 동국대 일산병원엔 14명의 희생자(여성 9명·남성 5명)가 이송됐고 이 가운데 10명은 다시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다. 3명의 빈소는 이날 차려졌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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