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유일한 베트남 희생자 빈소…친구들이 상주로

최은지 2022. 10. 3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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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찾아 타국살이를 한 지 2년 만에 앳된 젊음이 스러졌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유일한 베트남 국적 피해자 A(20대·여)씨 빈소가 차려진 경기도 부천 한 병원에는 국화꽃을 든 조문객이 잇따라 들어섰다.

이 병원에는 당초 이태원 참사 피해자 4명의 시신이 안치됐으나, 일부 시신이 연고지로 옮겨지면서 A씨와 20대 여성 B씨 등 2명의 빈소만 차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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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베트남 국적 피해자의 빈소 [촬영 최은지]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꿈을 찾아 타국살이를 한 지 2년 만에 앳된 젊음이 스러졌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유일한 베트남 국적 피해자 A(20대·여)씨 빈소가 차려진 경기도 부천 한 병원에는 국화꽃을 든 조문객이 잇따라 들어섰다.

A씨 부모는 외동딸의 사고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아 입국하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 국적 지인과 친구들이 상주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충격적인 비보에 빈소를 찾은 A씨의 지인들은 허망하게 이역만리 타국에서 삶을 마무리한 한 A씨의 영정 사진 앞에서 무릎을 꿇고 합장을 했다.

갑작스러운 죽음이 믿기지 않는 듯 물끄러미 사진을 한참 바라보다 눈물을 닦는 친구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2년 전 한국에 홀로 입국해 국내 한 대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던 A씨는 사고 당일 친구와 함께 이태원을 찾았다.

함께 간 친구는 간신히 참변을 피했지만, A씨는 끝내 부모가 있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그의 평소 모습을 기억하는 지인들은 A씨에 대해 '너무 착한 친구'였다고 입을 모았다.

A씨의 지인은 "프리랜서 모델도 하고 친구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하는 등 끼가 정말 많은 친구였다"며 "처음에는 뉴스에 피해자 국적이 전혀 안 나와서 몰랐다가 뒤늦게 사망 소식을 듣고 믿기지 않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응우옌 마이 안(52)씨는 "우리 식당에 하루 3번 올 정도로 단골이라 딸처럼 예뻐했다"며 "영어도 잘해서 외국인 손님이 오면 자기가 대신 나서서 통역도 해주는 등 늘 밝고 싹싹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하나뿐인 딸이 사고를 당해 부모의 슬픔이 얼마나 크겠느냐"며 "우리 딸보다도 어린 나이라 마음이 너무 아파 사고 소식을 듣자마자 빈소에 왔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베트남 국적 피해자의 빈소 [촬영 최은지]

실제 베트남 소식을 공유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전날 A씨의 사고와 빈소를 알리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A씨의 본격적인 장례는 시신을 베트남으로 운구한 이후인 다음 달 초 그의 고향에서 치러질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병원에는 당초 이태원 참사 피해자 4명의 시신이 안치됐으나, 일부 시신이 연고지로 옮겨지면서 A씨와 20대 여성 B씨 등 2명의 빈소만 차려졌다.

시신 4구가 안치됐던 부천 다른 병원에서도 연고지로 옮긴 피해자들을 제외한 한 명의 빈소만 마련됐다.

이 병원에 빈소가 차려진 20대 여성 피해자 C씨는 서울에 거주하던 취업준비생으로 나들이차 친구와 이태원을 찾았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9일 밤 용산 이태원동의 해밀톤 호텔 옆 경사로에서 인파가 떠밀려 쓰러지면서 이날 오전 6시 기준 154명이 숨지고 149명이 다쳤다.

외국인 사망자는 26명으로, 이란 5명, 중국 4명, 러시아 4명, 미국 2명, 일본 2명, 프랑스·호주·노르웨이·오스트리아·베트남·태국·카자흐스탄·우즈벡·스리랑카 각 1명씩이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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