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겨울 앞 '트윈데믹' 우려, 백신 접종률 높일 방안 제시하길
(서울=연합뉴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31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8천510명 늘었다고 밝혔다. 월요일 집계에서 지난달 19일(1만9천382명) 이후 6주 만에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와 코로나19 유행이 증가세로 전환한 양상을 드러냈다. 지난 25일부터 이날까지 1주일간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하루 평균 3만5천116명이다. 지난 21일만 해도 코로나 신규확진자는 2만4천명대로 5주 연속 2만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지난 24일 "주간 일평균 2만명선이 이어지다가 갑자기 증가 추세가 보이면 그때 비로소 재유행이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2일 196명으로 떨어졌던 위중증 환자 수는 이날 0시 기준 288명으로 늘었다. 여름철 6차 유행에 이은 7차 유행의 조짐이 이미 나타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유행 이후 처음으로 계절성 인플루엔자 유행이 함께 닥쳐 '트윈데믹' 우려를 더 하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10.16∼22) 인플루엔자 의사환자(의심환자)는 외래환자 1천 명당 7.6명으로, 전주의 6.2명에서 22.6% 증가했다. 방역 당국은 지난달 16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수가 유행기준인 4.9명을 넘자 전국에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당국이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하기는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최초로 계절성 인플루엔자 유행이 함께 밀려들면서 혹한기인 올겨울에 우리나라가 국민 보건 측면에서 또 다른 고비를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2년간 독감 유행이 가라앉았다가 나타난 것이어서 어떤 양상으로 올지 예측이 힘들다는 것이 걱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고 긴밀한 모니터링과 함께 '트윈데믹'이 기승을 부리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기 바란다.
문제는 코로나19와 싸우는 주요 무기인 백신 추가 접종률이 낮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이 가능한 2가 개량백신을 활용한 동절기 추가접종이 지난 11일 시작된 이후 27일 현재 60세 이상 접종 대상자의 추가 접종률이 7%에 그치고 있다. 더욱이 접종 피로도가 높아진데다, 과거의 백신패스 같은 강제책도 없어진 상황이어서 접종률이 얼마나 올라갈지는 불투명한 형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겨울 유행을 무사히 넘기기 위해서는 60세 이상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추가 접종을 통한 면역 확보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최근 5주간 코로나19 중증화율은 0.12%에서 0.19%로, 치명률은 0.06%에서 0.09%로 증가했다. 그만큼 고위험군의 백신 추가 접종이 중요해지는 형국이다. 당국은 백신 추가 접종률 제고를 위해 접종 대상자에 대한 인센티브 방안 등을 창의적으로 강구해 제시하기를 기대한다.
방역 당국은 국민을 상대로 한 메시지 관리에도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기 바란다. 방역 당국은 이날부터 코로나19 통계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고 코로나19 홈페이지에 관련 통계를 공개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코로나19 통계 발표를 중단하는 것은 지난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처음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통계를 매일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나라는 드물다고 한다. 하지만 하필 겨울철 코로나19 재유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당국의 이런 움직임은 코로나19에 대처하는 국민에게 혼선을 줄 수 있다. 당국이 백신 추가 접종을 독려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방역 수준을 완화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는 행태를 보이니 국민으로선 헷갈릴 성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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