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환자 분류·이송 일부 '혼선'…"현장 지휘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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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밤 일어난 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현장에서 가까운 병원에 환자가 집중되는 등 현장 환자 분류나 이송 과정에서 일부 혼선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환자 이송이 매뉴얼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대형 재난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한 현장 지휘가 아쉬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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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매뉴얼 따라 가까운 병원 우선 이송"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지난 29일 밤 일어난 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현장에서 가까운 병원에 환자가 집중되는 등 현장 환자 분류나 이송 과정에서 일부 혼선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환자 이송이 매뉴얼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대형 재난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한 현장 지휘가 아쉬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향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31일 중대본 브리핑에서 "재난 상황시 현장응급의료소를 설치하고 재난의료지원팀(DMAT) 매뉴얼에 따라 환자이송을 하게 된다. 매뉴얼에 따르면 가까운 병원에 환자를 우선 배치·이송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박 정책관은 다만 "숫자가 너무 많아지면서 현장에 출동한 DMAT의 상황에 따라 환자 이송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사건 직후 현장에는 현장응급의료소가 설치되고 14개 재난거점병원 전체에서 15개의 DMAT이 현장에 출동했다.
전문가들은 초기 대응이 비교적 적절하고 신속했다면서도 출동 인원들이 거대한 인파와 현장 혼란 속에 최선의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사고 직후엔 현장과 가까운 병원에 사상자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병원별 환자 이송 현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 언론은 사고 당시부터 다음날인 30일 오전까지 사상자 286명 중 28.6%에 해당하는 82명이 현장에서 1㎞ 거리인 순천향대 서울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복지부는 현장응급의료소를 설치해 인근에 이송 가능한 의료기관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전달했다고 밝혔으나 결과적으로는 거리가 가깝다는 이유로 응급병상이 20개 남짓인 이 병원이 감당할 수 없는 규모의 환자가 이송된 것이다.
한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매뉴얼이 있더라도 대형 사고의 경우는 근처 병원뿐 아니라 반경을 좀 더 넓혀서 여러 의료기관이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구급대 도착 당시 이미 심정지 환자와 부상자가 다수 발생해있는 상황이었던 만큼 초반부터 대형 재난을 염두에 둔 환자 분류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현장 상황을 감안해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의료진 파견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신속하게 됐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각지에서 출동한 구급대와 DMAT이 효율적으로 움직이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15개 DMAT이 출동했다면 현장에 최소 의사 15명, 간호사 15명, 구조대원 15명과 전문 장비를 갖춘 구급차가 있었던 것인데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현장에 출동했다가 그대로 복귀한 DMAT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경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현장응급의료소 설치와 전 DMAT 출동 등은 잘 이뤄졌다고 본다"면서도 "평소 구조 직후 분류-처치-이송을 체계적으로 하는 훈련을 하곤 하는데, 이번에는 결과적으로 보면 이런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 의료를 진두지휘할 수 있는 의료진이 있었다면 현장에서 조금 더 체계적으로 전문적인 응급처치가 시행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 부분은 제도적으로도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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