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정부, 광주 6곳서 민간인 3천명 집단학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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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 광주형무소에 수감돼 있던 사회주의계열 인사들과 이승만 정부가 조직한 국민보도연맹 가입자 수천명이 광주 일대 6곳으로 끌려가 학살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광주 민간인 집단 학살 사건은 온전하게 진실 규명이 되지 않고 있다.
황광우 장재성기념사업회 운영위원장은 "독립운동가들이 역사 속에 매장되어 있는 것이 늘 안타까웠다. 진실화해위가 광주 민간인 집단학살지 6곳에 대해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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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 광주형무소에 수감돼 있던 사회주의계열 인사들과 이승만 정부가 조직한 국민보도연맹 가입자 수천명이 광주 일대 6곳으로 끌려가 학살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70년 남짓 묻혀 있던 국가폭력 사건에 대해 진실규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동기 장재성기념사업회 조사위원장은 31일 <한겨레>에 “광주지역 민간인 집단 학살지는 북구가 3곳, 동구와 남구, 광산구가 각 1곳씩 모두 6곳”이라며 “희생자들은 광주형무소에 갇혀있던 사회주의 활동가들과 보도연맹 소속 민간인 등 3천여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앞서 장재성기념사업회는 지난 7일 광주 지역에서 1950년 7월5일부터 22일까지 발생한 민간인 집단 학살 추정지 6곳을 찾아 조사 활동을 벌였다. 조사 활동을 총괄한 박 위원장은 오랜 기간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사건에 대해 조사해온 현대사 연구자다.
이승만 정부는 한국전쟁 직후 전국 형무소 재소자들과 1949년 6월 사상 전향을 유도할 목적으로 설립한 보도연맹 가입 민간인들을 학살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위원장은 “계엄령이 선포된 상황이어서 광주 6곳 모두에서 헌병들이 총을 쏜 뒤, 휘발유를 부어 주검을 소각해 흔적을 없애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북구 양산동 산 99-1번지 장고봉 골짜기는 광주학생독립운동 주역 장재성(1908~1950)이 학살된 장소다. 골짜기 인근 상내촌 출신 정영태(81)씨가 화물차로 군인들이 사람들을 싣고 와 장고봉 기슭에서 총살한 것을 직접 목격했다고 한다. 박 위원장은 “1979년 본촌산단이 조성되면서 상내촌 마을이 장고봉 기슭으로 이주했는데 현재 하서대로 209-12 주소지의 하수도 공사 중 많은 유골이 나와 경찰에 신고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북구 동림동 운암산 광주시립장애인복지관 부근(불공이재)도 광주형무소 재소자와 보도연맹원들이 죽임을 당했던 곳이다. 특히 광주학생독립운동에 참여했고 독립운동가 무료 변론을 맡았던 이덕우 변호사도 이곳에서 희생됐다. 북구 장등동 산 284-1 도동고개 원터골(속칭 원태골)도 집단 학살지였다. 박 위원장은 “정상조·이천종·백운귀씨의 증언을 듣고 학살지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남구 양과동 776번지 옥골재(지산재 인근)에서도 학살이 있었다고 한다. 박 위원장은 “최수걸(84)씨가 ‘당시 학살 현장에서 살아남았던 사람이 찾아와 하룻밤을 재워줬다’고 증언한 바 있다”고 말했다. 동구 용산동 몰몽재도 학살지였다. 광산구 도덕동 산 63-1 속칭 암탉골은 보도연맹 민간인들이 집중적으로 학살당했던 곳이다.
광주 민간인 집단 학살 사건은 온전하게 진실 규명이 되지 않고 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1기 때 광산 암탉골 및 운암산 학살 사건은 일부 유족과 관련된 부분만 진실 규명이 됐지만, 유골 발굴은 이뤄지지 않았다. 진실화해위는 “나머지 4건은 유족 신고 등이 없어 조사에 착수하지 못했지만, 이 사안을 아는 이가 신고하거나 일정 절차를 거쳐 직권으로도 조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지난 7월 진실화해위에 장고봉 학살지 보고서를 제출해 집단학살 발굴조사를 의뢰했다.
박 위원장은 “9월15일 정근식 진실화해위 위원장과 함께 강기정 광주시장을 만나 장고봉 학살지 추모공원 조성 문제를 건의해 시에서 표지석부터 세우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황광우 장재성기념사업회 운영위원장은 “독립운동가들이 역사 속에 매장되어 있는 것이 늘 안타까웠다. 진실화해위가 광주 민간인 집단학살지 6곳에 대해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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