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뉴스] 핼러윈이 충격의 눈물로...응급환자 현장 대응 어떻게 이뤄졌나?
■ 진행 : 김영수 앵커, 엄지민 앵커
■ 출연 : 노영선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특보-이태원 압사 참사]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사고 직후 현장에서 응급환자들을 직접 치료하셨고요. 당시 희생자들을 직접 응급치료를 하신 분입니다. 노영선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연결해서 좀 더 자세한 상황을 짚어보겠습니다. 의학적인 관점에서 여쭤보겠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노영선]
안녕하십니까?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노영선입니다.
[앵커]
교수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또 서울대 병원으로 사상자도 이송이 됐습니다. 앞서 저희가 취재를 했고 교수님도 직접 말씀해 주셨는데 사망자 대부분이 호흡곤란, 다른 사람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서 호흡이 어려워서 사망한 게 맞습니까?
[노영선]
맞습니다. 이렇게 많은 인파가 우르르 몰려서 압사 사고가 일어나는 경우는 압력에 의한 호흡곤란이 발생합니다. 외상성 질식에 의한 호흡곤란의 증상이 지속이 되면 혈액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서 청색증이 생기고 심정지에 이르게 됩니다.
[앵커]
당시 현장에서 극적으로 목숨을 구한 생존자들 증언에 따르면 호흡곤란을 겪었다는 분들도 많았다고 하고 또 사람들 틈에 껴 있다고 쓰러진 분들도 있다고 하는데 호흡곤란이 길어지면 우리 몸에 어떤 증상이 나타납니까?
[노영선]
호흡곤란이 길어지면 아까 말씀드렸듯이 혈액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각 조직, 장기에 산소가 원활하게 공급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심정지 발생 전에도 이미 환자들이 청색증을 보였다는 보고도 있고 의식이 흐려지고 뇌에 산소공급이 안 되면 의식이 흐려질 수 있고 장기가 손상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당시 현장에 있었다가 극적으로 살아난 분들, 생존자분들 증언을 들어보면 마치 지하철에서 막 사람들이 가득 차서 숨을 쉴 수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라고 표현을 하더라고요.
[노영선]
맞습니다. 사실 지하철에서도 마찬가지인데 너무 지하철, 닫힌 공간에 과도한 사람이 있게 되면 흉각을 넓혀서 호흡을 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아마 압사 때도 비슷한 증상을 느끼셨을 것입니다.
[앵커]
그런데 좁은 공간에서 앞뒤로, 수평 방향으로도 그런 압력이 발생할 수 있고 숨을 쉬기가 어려워지나 보죠? [노영선] 그렇습니다. 이것은 자세의 문제는 아니고요. 흉각을 넓힐 수 있는 공간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앵커]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참사 희생자들을 보면 남성보다 여성 희생자가 더 많았습니다. 여성이 98명, 그리고 남성이 56명인데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노영선]
이번 사고에서 보셨듯이 압사 사고는 사람이 넘어지고 그 위에 차곡차곡 쌓여서 아래쪽으로 압력과 하중을 전달을 하게 됩니다. 여성의 경우에는 신체조건이 키가 남성보다 작기 때문에 그 압력이 흉부에 쏠려 있을 가능성이 있고 이렇게 대규모 인파에 의해서 압사 사고가 발생할 때는 남성에 비해서 질식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조금 높다고 하겠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이번 압사 사고 직전에 일부 피해를 입은 분들 같은 경우에는 정신을 잃는 경우도 많았다, 이런 이야기가 들리거든요.
[노영선]
맞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산소가 공급이 되어야 되는데 정상적으로 산소의 교환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외상성 질식이라고 하는 게 산소가 뇌에 전달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의식이 떨어지게 되는 거거든요.
[앵커]
그리고 일부 사망자의 경우에는 배가 부풀었다는 증언도 있었거든요. 배가 부푸는 증상도 압사 사고에서 보일 수 있는 특징 중의 하나일까요?
[노영선]
그렇습니다. 압사 사고 때는 하반신 압박으로 인해서 혈액이 상반신에 쏠려서 얼굴 등에 부종이 발생할 수 있고 압박에 의한 장기출혈 같은 것들이 생길 수도 있고요. 압박이 풀리면서 생기는 압박 증후군의 가능성도 있겠습니다.
다른 하나는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하셨던 분들께서 심폐소생술을 진행하면서 점차적으로 복부가 팽만했다, 이런 증언들을 하셨었는데 장기가 출혈되어서 복부 팽만이 있었을 수도 있고 심폐소생술 과정 중에 인공호흡을 하면서 정상적으로 인공호흡에 의해서 가스 유입이 되면서 배가 부풀었을 가능성도 있겠습니다.
[앵커]
생존한 분들의 증언 들어보면 피를 토하는 분들도 있다고 하던데요. 어떤 이유 때문에 피를 토하는 걸까요?
[노영선]
흉부가 압박이 되면 장기출혈이 있을 수 있는데 마찬가지로 흉각에도 출혈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복부에도 출혈이 생겼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심폐소생술 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압박된 흉부 자상이나 복부 자상이 있는 경우에는 위나 기도를 통해서 피가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앵커]
이번 사고를 보면 좁은 비탈길에서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린 상황에서 154명이 사망한 사고인데 이렇게까지 피해 규모가 커진 이유를 전문가 입장에서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노영선]
사실 압사 사고는 흔하게 일어나는 재난은 아닙니다. 저희들이 재난의 종류에 대해서 공부하고 대비하기는 하지만 콘서트장같이 닫힌 공간 안에 많은 사람들이 많은 인파가 밀집된 경우에는 대책을 세우도록 권고를 하고 있지만 이태원의 경우에는 제한된 공간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전에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좀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많은 인파가 몰리는 것이 예측이 되었다면 적극적으로 도로통제를 하거나 사전에 위험요소들, 비탈길 같은 사전 위험요소들을 제거해서 위험요소들을 줄일 수 있었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노영선 교수님이 응급의학과 교수님이시니까 심폐소생술 관련해서 여쭤볼게요. 압사 사고의 경우에 골든타임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4분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어떤 이유 때문입니까?
[노영선]
일반적으로 심정지 때 골든타임을 4분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심정지가 발생한 직후부터 4분 이내에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면 환자가 생존은 물론 뇌신경학적으로 회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입니다. 심폐소생술 처치는 빠르면 빠를수록 환자의 생존 확률이 높아지게 되는데 그래서 가능한 빨리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게 좋습니다.
그렇지만 심정지 발생하고 나서 4분이 지났다고 해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고요. 가능한 빠른 처치를 하되 구조 등으로 시간이 지체되었다고 해도 환자가 명확한 사망의 징후를 보이지 않는다면 빠르게 심폐소생술을 제공하는 시도를 해 볼 수 있겠습니다.
특히 이번 사태와 같은 젊은 환자들의 경우에는 4분이 지났다고 해도 적극적으로 심폐소생술을 제공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압사 사고 같은 경우에는 기도랑 혈관이 손상된 상태여서 골든타임이 더 짧다고 하던데 실제로 그렇습니까?
[노영선]
사실 질병에 의한 심정지보다 이런 외상에 의한 심정지의 경우에 비교해서 생존율이 낮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압사 사고 같은 경우에는 외상성 질식이기 때문에 비교적 명확하게 심정지를 유발하는 원인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원인들을 빠르게 제거하고 그러므로 환자를 좋게 할 수 있는 찬스는 있다고 하겠습니다. 질식을 하는 원인 물질을 제거하고 빠르게 기도를 확보하고 심폐소생술을 통해서 자발 순환을 회복하게 만든 다음에 병원에서 전문적인 외상성 질식 치료를 하면 충분히 살릴 수 있는데요. 원인이 명확한 데 반해서 군중에 의한 압사 사고의 경우에는 차곡차곡 쌓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구조하는 데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현장에서도 구급대원들이 환자를 구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셨지만 공간이 너무 협소하고 장벽이 많이 존재해서 조금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빠르게 환자를 구조할 수 있었다면 이런 피해가 조금 줄었을 수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사고 직후 현장에서 열심히 치료를 해 주셨는데 현장에 보니까 일반 시민들도 나와서 심폐소생술하고 계셨고요. 주민들도 나서서 도움을 줬는데 심폐소생술 시도할 때 일반인들이 시도할 때 꼭 기억해야 할 게 뭐가 있겠습니까?
[노영선]
심폐소생술은 흉부의 가운데 부분에 손바닥 두 개를 겹쳐서 분당 100회의 속도로 누르시면 됩니다. 누르는 깊이는 5cm 정도가 적당하고요. 두 손을 겹쳐서 힘껏 눌러주셔야 됩니다. 간단하게는 가슴의 가운데를 분당 100회의 속도로 힘껏 누른다고 생각해 주시면 되는데 제가 여러 번 말씀드리는 이유기도 하지만 이번 사건의 영상을 보면 심폐소생술의 속도가 조금 빠릅니다.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시행할 때 대부분 약간 흥분하게 되어서 속도가 빨라질 수 있는데 흉부압박의 속도가 너무 빠르면 심장에 혈액이 모일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서 심폐소생술의 효과가 떨어집니다. 분당 100회의 속도는 사실 생각보다 빠르지는 않거든요. 심장에 혈액이 모여야 내가 흉부압박을 해서 이 피가 뇌와 몸에 공급된다는 사실을 기억을 해 주시고 분당 100회의 속도로 흉부 압박을 시행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앵커]
그러면 압박을 할 때 세기는 어느 정도로 해야 됩니까?
[노영선]
보통 5cm를 눌러야 한다고 말씀을 드립니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힘껏 눌러야 되거든요. 두 손을 모은 다음에 체중을 실어서 힘껏 눌러주셔야 이 흉각 밑에 있는 심장을 누를 수 있게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힘껏 누른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리고 30번 정도 가슴 압박을 하고 두 번 정도 인공호흡을 하라고 하더라고요.
[노영선]
그런데 사실 일반인들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인공호흡이 굉장히 어렵기도 하고 흉부압박을 하면서 인공호흡을 하느라 흉부압박을 멈추게 되기 때문에 일반인들한테는 권고되지 않는 방법이기는 합니다.
[앵커]
이번 사고처럼 구조대가 오기 전에 시간이 좀 걸릴 경우에 일반인들이 할 수 있어야 할 텐데 CPR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는 사람들도 이걸 실행해도 되는 겁니까?
[노영선]
네, 심폐소생술을 배우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국민들은 대부분 다 영상이나 각종 매체들을 통해서 CPR을 하는 영상들은 접해 보신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보셨던 대로 두 손바닥을 모으고 가슴 가운데를 힘껏 분당 100회로 눌러주신다면 심정지로 고통받는 환자에게 도움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주시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많은 분들이 심폐소생술 교육을 꼭 받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번 참사 관련돼서 자극적인 게시물 SNS에 지금 올라오고 있고요. 현장에 계셨던 분들도 있고 피해자 또 가족, 일반 시민들도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다, 이런 우려를 많이 합니다. 전문가로서 꼭 당부하고 싶은 말씀 있으면 해 주시죠.
[노영선]
제가 현장에서 가장 가슴이 아팠던 부분 중 하나였습니다.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현장에 의료진, 소방대원, 경찰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들이 여과 없이 노출이 되었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이것들이 자극적인 게시물로 바뀌어서 SNS를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이태원 참사에 대한 신경정신학회에서도 성명을 발표해서 이런 행위가 피해자에게 2, 3차적인 피해를 줄 수 있으니 중단해야 된다는 권고를 하셨었는데요.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피해자뿐만 아니라 현장에 계셨던 많은 분들을 위해서 이런 자극적인 행동을 멈춰주시기를 부탁을 드리고요. 또 혹시나 이번 재난을 겪으면서 불안이나 우울증상이 생긴다거나 혹은 재난의 특정 영상이 반복적으로 떠오른다거나 가슴 떨림, 불면증, 수면장애가 생기시면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 방문하셔서 상담받으시면 좋겠고 또한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가까운 응급실 방문하셔서 증상 조절에 도움을 받으실 수 있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여러 가지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노영선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님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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