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내 또래라 마음이 더 아파요" 전국 곳곳에서 추모 물결(종합)

이재현 2022. 10. 3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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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떠난 젊은 청춘 애도'…시도 합동분향소 등에 시민 발길 이어져
가슴 왼쪽에 검은 리본 달고 묵념…온라인공간서도 '깊은 애도' 추도
이태원 사고 희생자 추모하는 시민들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3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2022.10.31 kane@yna.co.kr

(전국종합=연합뉴스) "희망자 다수가 내 또래라서, 우리 딸과 아들 같아서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이태원 참사로 먼저 떠난 희생자들을 추모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31일 전국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날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만난 직장인 A(25·창원)씨는 "업무차 도청 앞을 지나다가 헌화했다"며 "영정이 없는 빈소가 더 슬프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분향을 마친 50대 시민은 "(사고 발생지역과 경남이) 비록 거리는 멀지만 고인 다수가 우리 딸과 아들 같아서 왔다"며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조문록에는 '삼가 명복을 빕니다', '지켜드리지 못해 미안합니다' 등의 글이 무수히 작성됐다.

이태원 압사 참사 합동 분향소가 설치된 제주도청 1청사 별관 2층을 찾은 제주도청 공무원 김소희(28)씨도 한참을 묵념했다.

김씨는 "희생자 대부분이 또래라서 복잡한 마음"이라며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마치 내 친구가 세상을 등진 것 같아 착잡하다.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원인 조사와 대책 마련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방명록 작성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왼쪽)이 31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에서 참배를 마친 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2022.10.31 [공동취재] kane@yna.co.kr

서울시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는 오전부터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합동분향소는 이날 오전 10시에 문을 열어 매일 오전 8시∼오후 10시 조문객을 받는다.

가슴 왼편에 '추모' 리본을 단 시민들은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을 하기도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과 함께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헌화하고 묵념했다.

침통한 표정의 오 시장은 방명록에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은 뒤 약 5분간의 조문이 끝나고 별도 발언 없이 분향소를 떠났다.

사고가 발생한 이태원 담당 구청인 용산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11월 5일까지 녹사평역 광장에 합동분향소를 24시간 운영한다.

조문을 기다리며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3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조문을 기다리고 있다. 2022.10.31 kane@yna.co.kr

이번 참사로 38명의 도민이 희생된 경기에서도 먼저 떠난 청춘들을 애도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오전 도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일어나서는 안 될 참극으로 비통한 마음 금할 수 없다"며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도지사로서, 무거운 책임과 함께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이번 사고 수습과 후속 조치에 전적으로 책임감을 느끼고 할 수 있는 모든 지원과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합동분향소 설치, 긴급대응지원단 운영, 의료 지원체계 동원, 축제·행사 긴급 점검,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의 후속대책을 제시했다.

인천시청 2층 대회의실에 설치된 합동분향소에도 인천지역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인천 동구 송림동에 사는 김모(53)씨는 "어제 아침 뉴스를 통해 사고 소식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안타깝게 돌아가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 분향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피해자 추모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민들이 31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2022.10.31 utzza@yna.co.kr

인천시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서울시로부터 공식 통보받은 인천시민 사망자가 이날 오전 11시 현재 5명(외국인 제외)이라고 밝혔다.

인천시는 추모객 편의를 위해 조문 기간 시청에 출입 카드 발급 절차 없이 출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8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된 광주·전남에도 합동 분향소가 설치됐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이날 도청 실·국장들과 함께 도청과 도의회 사이 만남의 광장에 설치된 분향소를 찾아 분향한 뒤 조문록에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빌며 편히 영면하시기를 기원합니다'라고 적었다.

광주세월호상주모임과 청소년촛불모임 등이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별도로 마련한 무인 분향소에도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지역 출신의 대학생 1명이 이번 참사로 희생된 강릉에서도 시청 1층에 합동 분향소를 마련했으며, 다음 달 5일까지 운영한다.

김진태 강원도지사 등 도청과 직속 기관 간부 공무원 20여 명은 이날 오전 도청 별관에 설치된 합동 분향소를 찾아 헌화한 후 묵념하며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이와 함께 네이버와 카카오 온라인 공간에서도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검은 리본 달기'에도 누리꾼들의 동참이 잇따랐다.

온라인 추모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날 늦은 오후 시작된 네이버 앱 온라인 추모에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41만2천600여 명이 참여했으며, 다음카카오 추모 페이지에는 현재 3만3천6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중대본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154명이며, 모두 신원 확인을 마쳤다. 부상자는 중상 33명 포함 총 149명이다. 외국인은 사망자 26명, 부상자 15명으로 집계됐다.

(황봉규 김동민 김경태 고현실 임성호 손상원 유형재 이재현 기자)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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