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사전 대비 논란...구청 안전 직원 '0'명, 경찰 질서 유지 인력도 감소
■ 진행 : 김영수 앵커, 엄지민 앵커
■ 출연 : 송재인 사회1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특보-이태원 참사]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154명이 숨지고 149명이 다친'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지자체와 경찰 등당국의 사전 대책이 미흡했다는 지적이잇따르고 있습니다.
경찰 배치 인력도 부족했고용산구청도 안전 책임 직원을 배치하지 않았습니다. 관련해서 사회1부 취재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송재인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지금까지 파악된 인명피해 집계부터 보죠. 사망자 154명, 그리고 부상자 149명이죠?
[기자]
맞습니다. 새벽 6시 기준으로 집계된 수치에서 변동은 오전 동안 더 없었던 건데요. 말씀하신 154명 사망자 가운데 20대가 103명으로 가장 많고 또 10대 사망자 역시 11명으로 파악되면서 안타까움을 더욱 더하고 있습니다. 특히 10대 사망자와 관련해서 교육부 오전 발표에 따르면 고등학생 사망자가 5명, 그리고 중학생도 1명 사망자가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됐고요.
추가로 조금 전 들어온 소식까지 더해드리면 마지막 1명의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이전까지는 154명 사망자 가운데 153명의 신원이 확인됐고 마지막 1명은 아직 신원이 파악되지 않았다고 경찰이 밝혔었는데요. 14시 기준 발표를 보면 마지막 1명까지도 신원이 확인돼서 40대 후반 내국인 여성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저희가 실시간 특보로 계속 소식을 전해 드리고 있는데 워낙 정보가 많이 나오다 보니까 헷갈리는 분들 계실 것 같아요. 시간대별로 이번 참사 다시 정리를 해 주시죠.
[기자]
우선 서울 이태원 해밀톤호텔 뒷골목에서 사고가 나기 시작한 건 119 신고가 잇따르기 시작한 처음은 밤 11시 15분쯤입니다. 날짜는 기억하시다시피 지난 29일이고요. 좁은 내리막 골목에 인파가 몰리면서 위쪽에서 누군가 처음으로 넘어졌고 이어서 위로 사람들이 계속 쓰러지면서 결국에는 사람들이 겹겹이 쌓이는 상황까지도 이어졌고요.
최초 신고 접수, 그러니까 10시 15분에 최초 신고가 접수되고 2분 뒤에 바로 관할 구급대가 출동을 하기는 했습니다. 이에 따라 관할 구급대가 사고 현장 근처에 도착한 것도 최초 신고 4분 뒤로 생각보다 가까웠는데요. 그렇기는 했지만 수많은 인파를 뚫고 사고 현장 바로 가까이에 진입하는 게 사실은 어려워서 결국에는 밤 11시쯤에야 의식을 잃었던 사람들이 들것에 실려 나오기 시작했고요.
다만 호흡곤란, 나아가 심정지는 아시다시피 골든타임이 4분 정도 아니겠습니까? 4분을 넘어가면 사실 회복력이 엄청나게 떨어지는 상황으로 이어지는데 이처럼 현장 대처가 늦어지면서 대규모 사고로 이어졌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면 여기서 사고 직후 현장에서 응급환자들을 직접 치료하셨고요. 당시 희생자들을 직접 응급치료를 하신 분입니다. 노영선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연결해서 좀 더 자세한 상황을 짚어보겠습니다. 의학적인 관점에서 여쭤보겠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노영선]
안녕하십니까?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노영선입니다.
[앵커]
교수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또 서울대 병원으로 사상자도 이송이 됐습니다. 앞서 저희가 취재를 했고 교수님도 직접 말씀해 주셨는데 사망자 대부분이 호흡곤란, 다른 사람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서 호흡이 어려워서 사망한 게 맞습니까?
[노영선]
맞습니다. 이렇게 많은 인파가 우르르 몰려서 압사 사고가 일어나는 경우는 압력에 의한 호흡곤란이 발생합니다. 외상성 질식에 의한 호흡곤란의 증상이 지속이 되면 혈액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서 청색증이 생기고 심정지에 이르게 됩니다.
[앵커]
당시 현장에서 극적으로 목숨을 구한 생존자들 증언에 따르면 호흡곤란을 겪었다는 분들도 많았다고 하고 또 사람들 틈에 껴 있다고 쓰러진 분들도 있다고 하는데 호흡곤란이 길어지면 우리 몸에 어떤 증상이 나타납니까?
[노영선]
호흡곤란이 길어지면 아까 말씀드렸듯이 혈액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각 조직, 장기에 산소가 원활하게 공급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심정지 발생 전에도 이미 환자들이 청색증을 보였다는 보고도 있고 의식이 흐려지고 뇌에 산소공급이 안 되면 의식이 흐려질 수 있고 장기가 손상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당시 현장에 있었다가 극적으로 살아난 분들, 생존자분들 증언을 들어보면 마치 지하철에서 막 사람들이 가득 차서 숨을 쉴 수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라고 표현을 하더라고요.
[노영선]
맞습니다. 사실 지하철에서도 마찬가지인데 너무 지하철, 닫힌 공간에 과도한 사람이 있게 되면 흉각을 넓혀서 호흡을 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아마 압사 때도 비슷한 증상을 느끼셨을 것입니다.
[앵커]
그런데 좁은 공간에서 앞뒤로, 수평 방향으로도 그런 압력이 발생할 수 있고 숨을 쉬기가 어려워지나 보죠? [노영선] 그렇습니다. 이것은 자세의 문제는 아니고요. 흉각을 넓힐 수 있는 공간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앵커]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참사 희생자들을 보면 남성보다 여성 희생자가 더 많았습니다. 여성이 98명, 그리고 남성이 56명인데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노영선]
이번 사고에서 보셨듯이 압사 사고는 사람이 넘어지고 그 위에 차곡차곡 쌓여서 아래쪽으로 압력과 하중을 전달을 하게 됩니다. 여성의 경우에는 신체조건이 키가 남성보다 작기 때문에 그 압력이 흉부에 쏠려 있을 가능성이 있고 이렇게 대규모 인파에 의해서 압사 사고가 발생할 때는 남성에 비해서 질식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조금 높다고 하겠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이번 압사 사고 직전에 일부 피해를 입은 분들 같은 경우에는 정신을 잃는 경우도 많았다, 이런 이야기가 들리거든요.
[노영선]
맞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산소가 공급이 되어야 되는데 정상적으로 산소의 교환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외상성 질식이라고 하는 게 산소가 뇌에 전달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의식이 떨어지게 되는 거거든요.
[앵커]
그리고 일부 사망자의 경우에는 배가 부풀었다는 증언도 있었거든요. 배가 부푸는 증상도 압사 사고에서 보일 수 있는 특징 중의 하나일까요?
[노영선]
그렇습니다. 압사 사고 때는 하반신 압박으로 인해서 혈액이 상반신에 쏠려서 얼굴 등에 부종이 발생할 수 있고 압박에 의한 장기출혈 같은 것들이 생길 수도 있고요. 압박이 풀리면서 생기는 압박 증후군의 가능성도 있겠습니다.
다른 하나는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하셨던 분들께서 심폐소생술을 진행하면서 점차적으로 복부가 팽만했다, 이런 증언들을 하셨었는데 장기가 출혈되어서 복부 팽만이 있었을 수도 있고 심폐소생술 과정 중에 인공호흡을 하면서 정상적으로 인공호흡에 의해서 가스 유입이 되면서 배가 부풀었을 가능성도 있겠습니다.
[앵커]
생존한 분들의 증언 들어보면 피를 토하는 분들도 있다고 하던데요. 어떤 이유 때문에 피를 토하는 걸까요?
[노영선]
흉부가 압박이 되면 장기출혈이 있을 수 있는데 마찬가지로 흉각에도 출혈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복부에도 출혈이 생겼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심폐소생술 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압박된 흉부 자상이나 복부 자상이 있는 경우에는 위나 기도를 통해서 피가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앵커]
이번 사고를 보면 좁은 비탈길에서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린 상황에서 154명이 사망한 사고인데 이렇게까지 피해 규모가 커진 이유를 전문가 입장에서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노영선]
사실 압사 사고는 흔하게 일어나는 재난은 아닙니다. 저희들이 재난의 종류에 대해서 공부하고 대비하기는 하지만 콘서트장같이 닫힌 공간 안에 많은 사람들이 많은 인파가 밀집된 경우에는 대책을 세우도록 권고를 하고 있지만 이태원의 경우에는 제한된 공간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전에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좀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많은 인파가 몰리는 것이 예측이 되었다면 적극적으로 도로통제를 하거나 사전에 위험요소들, 비탈길 같은 사전 위험요소들을 제거해서 위험요소들을 줄일 수 있었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노영선 교수님이 응급의학과 교수님이시니까 심폐소생술 관련해서 여쭤볼게요. 압사 사고의 경우에 골든타임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4분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어떤 이유 때문입니까?
[노영선]
일반적으로 심정지 때 골든타임을 4분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심정지가 발생한 직후부터 4분 이내에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면 환자가 생존은 물론 뇌신경학적으로 회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입니다. 심폐소생술 처치는 빠르면 빠를수록 환자의 생존 확률이 높아지게 되는데 그래서 가능한 빨리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게 좋습니다.
그렇지만 심정지 발생하고 나서 4분이 지났다고 해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고요. 가능한 빠른 처치를 하되 구조 등으로 시간이 지체되었다고 해도 환자가 명확한 사망의 징후를 보이지 않는다면 빠르게 심폐소생술을 제공하는 시도를 해 볼 수 있겠습니다.
특히 이번 사태와 같은 젊은 환자들의 경우에는 4분이 지났다고 해도 적극적으로 심폐소생술을 제공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압사 사고 같은 경우에는 기도랑 혈관이 손상된 상태여서 골든타임이 더 짧다고 하던데 실제로 그렇습니까?
[노영선]
사실 질병에 의한 심정지보다 이런 외상에 의한 심정지의 경우에 비교해서 생존율이 낮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압사 사고 같은 경우에는 외상성 질식이기 때문에 비교적 명확하게 심정지를 유발하는 원인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원인들을 빠르게 제거하고 그러므로 환자를 좋게 할 수 있는 찬스는 있다고 하겠습니다. 질식을 하는 원인 물질을 제거하고 빠르게 기도를 확보하고 심폐소생술을 통해서 자발 순환을 회복하게 만든 다음에 병원에서 전문적인 외상성 질식 치료를 하면 충분히 살릴 수 있는데요. 원인이 명확한 데 반해서 군중에 의한 압사 사고의 경우에는 차곡차곡 쌓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구조하는 데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현장에서도 구급대원들이 환자를 구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셨지만 공간이 너무 협소하고 장벽이 많이 존재해서 조금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빠르게 환자를 구조할 수 있었다면 이런 피해가 조금 줄었을 수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사고 직후 현장에서 열심히 치료를 해 주셨는데 현장에 보니까 일반 시민들도 나와서 심폐소생술하고 계셨고요. 주민들도 나서서 도움을 줬는데 심폐소생술 시도할 때 일반인들이 시도할 때 꼭 기억해야 할 게 뭐가 있겠습니까?
[노영선]
심폐소생술은 흉부의 가운데 부분에 손바닥 두 개를 겹쳐서 분당 100회의 속도로 누르시면 됩니다. 누르는 깊이는 5cm 정도가 적당하고요. 두 손을 겹쳐서 힘껏 눌러주셔야 됩니다. 간단하게는 가슴의 가운데를 분당 100회의 속도로 힘껏 누른다고 생각해 주시면 되는데 제가 여러 번 말씀드리는 이유기도 하지만 이번 사건의 영상을 보면 심폐소생술의 속도가 조금 빠릅니다.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시행할 때 대부분 약간 흥분하게 되어서 속도가 빨라질 수 있는데 흉부압박의 속도가 너무 빠르면 심장에 혈액이 모일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서 심폐소생술의 효과가 떨어집니다. 분당 100회의 속도는 사실 생각보다 빠르지는 않거든요. 심장에 혈액이 모여야 내가 흉부압박을 해서 이 피가 뇌와 몸에 공급된다는 사실을 기억을 해 주시고 분당 100회의 속도로 흉부 압박을 시행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앵커]
그러면 압박을 할 때 세기는 어느 정도로 해야 됩니까?
[노영선]
보통 5cm를 눌러야 한다고 말씀을 드립니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힘껏 눌러야 되거든요. 두 손을 모은 다음에 체중을 실어서 힘껏 눌러주셔야 이 흉각 밑에 있는 심장을 누를 수 있게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힘껏 누른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리고 30번 정도 가슴 압박을 하고 두 번 정도 인공호흡을 하라고 하더라고요.
[노영선]
그런데 사실 일반인들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인공호흡이 굉장히 어렵기도 하고 흉부압박을 하면서 인공호흡을 하느라 흉부압박을 멈추게 되기 때문에 일반인들한테는 권고되지 않는 방법이기는 합니다.
[앵커]
이번 사고처럼 구조대가 오기 전에 시간이 좀 걸릴 경우에 일반인들이 할 수 있어야 할 텐데 CPR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는 사람들도 이걸 실행해도 되는 겁니까?
[노영선]
네, 심폐소생술을 배우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국민들은 대부분 다 영상이나 각종 매체들을 통해서 CPR을 하는 영상들은 접해 보신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보셨던 대로 두 손바닥을 모으고 가슴 가운데를 힘껏 분당 100회로 눌러주신다면 심정지로 고통받는 환자에게 도움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주시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많은 분들이 심폐소생술 교육을 꼭 받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번 참사 관련돼서 자극적인 게시물 SNS에 지금 올라오고 있고요. 현장에 계셨던 분들도 있고 피해자 또 가족, 일반 시민들도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다, 이런 우려를 많이 합니다. 전문가로서 꼭 당부하고 싶은 말씀 있으면 해 주시죠.
[노영선]
제가 현장에서 가장 가슴이 아팠던 부분 중 하나였습니다.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현장에 의료진, 소방대원, 경찰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들이 여과 없이 노출이 되었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이것들이 자극적인 게시물로 바뀌어서 SNS를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이태원 참사에 대한 신경정신학회에서도 성명을 발표해서 이런 행위가 피해자에게 2, 3차적인 피해를 줄 수 있으니 중단해야 된다는 권고를 하셨었는데요.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피해자뿐만 아니라 현장에 계셨던 많은 분들을 위해서 이런 자극적인 행동을 멈춰주시기를 부탁을 드리고요. 또 혹시나 이번 재난을 겪으면서 불안이나 우울증상이 생긴다거나 혹은 재난의 특정 영상이 반복적으로 떠오른다거나 가슴 떨림, 불면증, 수면장애가 생기시면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 방문하셔서 상담받으시면 좋겠고 또한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가까운 응급실 방문하셔서 증상 조절에 도움을 받으실 수 있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여러 가지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노영선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님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계속해서 사회부 송재인 기자와 함께 좀 더 자세한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사고 원인 조사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부터 물어보겠습니다. 송재인 기자, 사고 원인 조사부터 철저히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습니까?
[기자]
우선 오후 2시부터, 그러니까 1시간쯤 전부터 경찰과 국과수의 합동감식이 진행되고 있고요. 우선은 사고 현장을 나타내는 그래픽을 함께 보면서, 제가 현장을 보면서 조사할 부분을 설명드리는 게 나을 것 같은데요. 그래픽이 곧 나올 텐데, 지금 보시고 계신 그래픽이 사고 당시 골목을 저렇게 빨갛게 처리를 해놨고요. 내리막길인 만큼 경사도까지 그래픽에 나와 있는데 보시다시피 위쪽에는 식당과 주점이 모여 있는 세계음식거리고요. 아래쪽에는 이태원역 1번 출구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번화가와 대로변 사이의 그 중간을 잇는 좁은 골목인 만큼 위아래에서 사람들이 계속 유입됐을 거거든요. 문제는 골목의 가장 좁은 부분은 3.2m까지도 될 정도로 굉장히 좁은 골목이었다는 건데 여기에 보시다시피 10도가량의 경사로 인한 높이 차도 있는 내리막길입니다. 이 내리막길이 넘어지기 쉬운 것도 있지만 이번 압사 사고에서 좀 더 압박감이나 압력을 키웠던 것으로도 지목이 되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위아래 높이 차가 5m 정도 있는 만큼 넘어지고 나면 무게감이 더해져서 압력이 더 커진다는 거거든요. 아래에서 더 빠져나오기 어려웠을 거고요. 그리고 여기에 넘어지는 사고 자체가 나기 쉬웠던 곳이다. 애초에 그런 골목이었다라는 제보도 저희 YTN으로 잇따르고 있었습니다. 내리막길 위쪽에 넘어지기 쉬운 턱이 있기도 했고 애초에도 미끄럽기도 했고 또 핼러윈 축제가 진행되다 보니 예컨대 술이나 음료 같은 미끄러운 재질들이 바닥에 있었다, 이런 제보도 들어왔고요. 이런 부분을 일단 합동감식을 통해서 어떤 구조로 되어 있고, 정확히 측량을 해보면 어느 정도 수치가 나오는지 그 부분 점검이 이루어질 것 같고 이와 함께 책임소재에 대한 수사도 아주 배제할 수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경찰은 우선 신중한 입장이기는 한데요. 당시 현장에서는 사고 발생 당시에 골목 위쪽에서 밀어, 밀어, 이런 소리가 났다는 목격담이 사실 여기저기서 나오고 저희 YTN으로도 제보가 계속 들어왔었습니다. 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하겠다고 이와 관련해서 밝혔고요. 다만 자발적으로 모인 인파라는 점에서 사실 특정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전문가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리를 하면 경찰은 앞서 확보한 52개의 CCTV 분석과 관계자 44명을 조사했거든요. 그리고 여기에 지금 진행하고 있는 합동감식 결과를 토대로 종합적인 수사를 벌일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이게 자발적으로 모인 인파이고 주최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책임을 묻기는 쉽지 않다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그렇다고 해도 지자체나 행정당국이 과연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느냐 의아해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우선 당시 지자체 대응에 문제는 없었습니까?
[기자]
안 그래도 제가 방금 말씀드린 건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건 특정 주체, 예컨대 밀어밀어라고 말한 사람이 있다면 그 특정 사람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냐, 이 부분에 좀 더 집중된 답변이었고 말씀하신 대로 지자체 대응에 대한 과연 문제가 없었냐, 사전 대응이 충분했느냐, 이런 문제가 계속해서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저희 YTN 취재 결과 아까 단독보도로도 나갔었는데요. 먼저 관할인 용산구청은 핼러윈데이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제목을 담아서 금요일에, 그러니까 사고 전날이죠.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축제 기간 총 150명 정도의 인력을 투입해서 대책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는데요. 저희 YTN 취재 결과 이는 27일부터 31일까지, 그러니까 용산구청이 핼러윈 기간으로 정한 5일 동안의 기간, 이 기간 동안 총 투입하는 인력이 150명이었던 거고 사실 취재를 해 보니 5일로 나눠서 하루에는 30여 명 정도의 규모를 투입한 거다라는 것을 확인했고요. 그리고 이마저도 압사 같은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 별도로 배정됐던 인원은 없었던 게 구청의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그러면 왜 그렇게 됐던 거냐, 왜 안전사고를 별도로 담당하는 인원은 없었던 거냐, 취재진이 물었는데 구청의 해명은 용산구청 주최 행사는 아니잖아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이 기간에 진행하고 있는 행사이지. 그렇다 보니 공식 주최한 행사가 아니라서 안전사고 대비할 인원을 별도로 배치하기는 어려웠다고 취지로 설명을 했는데 아무리 자발적 행사라고 하더라도 어쨌건 안전에 대한 책임은 1차적으로는 관할 지자체, 그 행사가 있었던 관할 지자체에 있다는 사실만큼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경찰의 사전 대비가 충분했는지도 살펴보겠습니다. 근처 상인분들 말씀으로는 더 많은 경찰 인력이 교통 인력이 배치됐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말을 많이 하나 봐요?
[기자]
맞습니다. 현장에서 순찰을 돌고 있거나 경찰이 지금 상황을 관리하고 있구나라고 느낄 만큼 현장을 돌고 있는 경찰은 잘 보지 못했다라는 상인들의 증언도 있었고 당시 현장에 참석했던 분들의 증언도 있었는데요. 관련해서 우선 먼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어제 브리핑한 내용부터 듣고 와서 자세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이상민 / 행정안전부 장관 (어제) : 통상과 달리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고요. 또 어제 잘 아시다시피 서울 시내 곳곳에서 여러 가지 소요와 시위가 있었기 때문에 이런 곳으로 경찰 경비 병력들이 분산됐던 측면이 있었습니다. 이태원은 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인파 규모가) 종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거였기 때문에 그쪽에는 평시와 비슷한 수준의 병력이 배치됐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기자]
들으신 것과 같이 병력을 더 사전에 배치했다고 해서 막을 수 있던 사고는 아니었던 것으로 지금은 보인다라는 취지의 설명인데요. 하지만 이 같은 브리핑 뒤에도 그렇다 하더라도 경찰이 턱없이 적은 인력으로 사고를 막지 못한 것 아니냐, 이런 지적이 계속됐습니다. 그래서 경찰도 이번에 투입한 경비 인력 총 137명을 관련 수치와 함께 구체적으로 해명을 하기도 했는데요. 경찰은 당일 투입했던 137명이 2017년부터 지금까지 쭉 이어진 이전 기간과 비교해 늘어난 수치라고, 그러니까 더 투입한 결과라고 설명을 했습니다. 하지만 참사 당일 현장에 있던 137명 경비 인력 가운데 질서유지를 주로 담당하는 파출소나 지구대 경찰관은 확인 결과 32명이었습니다. 이것만 놓고 비교를 해보면 지난 2018년에는 질서유지 담당하는 파출소나 지구대 경찰관이 37명이었고요. 2019년에는 39명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사실 질서유지를 담당하는 핵심 경찰관, 그러니까 이번 사고를 집중적으로 대비할 수 있었던 사전에 배치됐던 경찰관 수만 따지고 보면 사실은 코로나 이전, 2018년, 2019년보다 이번이 더 적었다라는 게 확인이 된 거고요. 그리고 수사 경찰관 50명도 대부분 사복 경찰관이라서 사실 경찰이 관련 복을 입고 지나가거나 하면 지금 관리가 되고 있구나라는 인식을 하기가 쉽잖아요. 그런데 사복을 입었다 보니 사실 그런 인식을 하기는 어려웠던 것 같고 대부분 강제추행이나 마약, 여청과 수사관 등이 불법 촬영 등을 단속하는 역할을 했었고 관광객 안내를 맡은 관광경찰 10명까지 제외를 하고 나면 사실상 현장을 통제하는 경찰관은 더욱더 없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와 관련해서 오늘 오전에 경찰 출입기자단 간담회가 진행이 됐거든요. 거기서 고위관계자는 이태원 참사처럼 주최자가 따로 공식적으로 없는 대규모 행사에 대한 경찰의 대응 지침은 없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우리 시민분들은 합동분향소에 가서 애도를 표하기도 하고 SNS를 통해서 애도를 표하기도 하는데 지금 이와 함께 트라우마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치유가 필요한 게 아니냐, 이런 지적들도 나오는 것 같아요.
[기자]
맞습니다. 아까 노영선 교수님도 연결을 통해서 충분히 말씀을 해 주셨는데요. 저도 저기에 조금만 더하면 이미 꽤 많은 목소리가 나온 상황입니다. 관련 협회에서 성명도 냈고요. 전문가들도 계속해서 지적을 하고 있는데 말씀하셨다시피 무엇보다 이번 이태원 참사를 두고 여과 없이 최소한의 모자이크 처리도 되지 않은 당시 촬영 영상, 또 사진이 무분별하게 온라인 공간으로 퍼지고 약간은 왜곡된 정보를 담아서 자극적인 게시물로 확산을 했잖아요. 그러다 보니 희생자와 유가족은 물론이고요, 생존자도 포함해서 당시에 현장에 있었던 의료진이나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취재진들도 일부는 여기에 영향을 계속 받고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상처이자 트라우마로 남을 가능성이 크고요.
따라서 아까 교수님이 지적하셨다시피 무엇보다 지금이라도 여과 없이 사고 당시 현장 영상과 사진을 퍼뜨리는 행위는 지금이라도 중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는 일반 시민 입장에서는 미디어 사용 시간을 스스로 어느 정도로 제한하는 방법도 제안을 하고 있고요. 특히 무엇보다 2차 가해가 될 수 있는 표현, 특히 혐오 표현은 명백히 2차 가해가 되잖아요. 이런 표현들은 트라우마를 가중시킬 수 있으니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앵커]
일어나지 말아야 할 참사가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다시 한 번 빌고요. 또 우리 유족들의 슬픔에도 깊은 위로를 전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송재인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YTN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YTN 송재인 (songji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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