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트라우마’를 걱정할 때···힘들면 자가진단 받고 전문가 도움 받아야[이태원 핼러윈 참사]

민서영 기자 2022. 10. 31. 15:3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태원 핼로윈 참사 발생 이틀 후인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근처에서 시민들이 부등켜 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창길기자

지난 29일 벌어진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300명 이상이 죽거나 다쳤다. 현장 수습과 사망자 신원 확인 등은 마무리되어 가고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한순간에 잃은 유가족과 참혹한 현장에 있던 부상자·목격자 등 시민들의 집단 트라우마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는 유가족 등 1000여명을 돕기 위해 국가트라우마센터에 심리지원단을 꾸렸다. 유가족과 부상자가 아니더라도 정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복지부 “국가트라우마센터 내 심리지원단 설치”···국가트라우마센터는 어떤 곳?

복지부는 조규홍 복지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이태원사고 수습본부’를 꾸려 부상자와 유가족을 대상으로 심리 지원과 장례 지원에 나선다고 지난 30일 밝혔다. 심리지원을 위해서는 국가트라우마센터에 심리지원단을 설치하고 정신건강전문의와 정신건강전문요원을 투입해 현장·전화 상담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심리지원단이 설치되는 국가트라우마센터는 2018년 4월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정신건강복지법에 따라 재난이나 그 밖의 사고로 정신적 충격을 받은 재난 경험자의 심리적 안정과 사회 적응을 돕는다. 정신건강전문의 2명과 정신건강전문요원 18명 등으로 구성돼있다. 2013년 5월 발족한 국립서울병원(현 국립정신건강센터) 심리적 외상관리팀이 모태다.

서울병원 심리적 외상관리팀은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임시로 설치됐던 안산 정신건강 트라우마센터 등에 투입돼 실종자·희생자 가족과 안산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개인·집단 상담을 진행했다. 이듬해 심리위기지원단으로 개편 후엔 메르스 피해자, 2016년 가습기살균제·포항지진 피해자 등을 상담 지원해왔다. 2018년 센터가 문을 열었고 같은 해 서울 종로구 고시원 화재·강원도 강릉 펜션 사고 피해자, 2019년 헝가리 선박사고 피해자, 2020년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화재 피해자 등 큰 재난·참사가 있을 때마다 활동했다. 코로나 19 유행 이후인 지난해부턴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도 운영 중이다.

유가족·부상자는 안내문자 통해 대면·전화상담···일반 시민은 위기상담전화 1577-0199

전문가들은 사건 당시 참혹한 상황을 담은 영상·사진이 SNS 등을 통해 유포되면서 유가족과 부상자 뿐만 아니라 목격자·일반 시민까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국가트라우마센터 홈페이지(https://www.nct.go.kr/)에선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을 간단히 자가진단할 수 있는 질문지를 제공하고 있다.

트라우마가 지속되면 참지 말고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백명재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생각할 수 없는 트라우마에 노출된 직후 놀라거나 슬퍼하는 등 정서적·신체적 스트레스 반응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라면서도 “1~2주가 지난 후에도 잠을 못잔다든지 소화가 안 된다든지 무기력하다든지, 기분이 우울·불안하다든지 사고 장면이 계속 떠오른다든지 이런 스트레스 반응이 있는 경우에는 본인 스스로 컨디션이 어느 정도인지 체크를 해서 전문가와 (위기상담전화 등) 무료로 상담을 받아보는 걸 추천한다”고 했다.

3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사고 심리지원 현장상담소’에서 시민들이 상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가족과 부상자는 복지부의 심리지원 안내 문자를 통해 대면·전화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목격자 등 일반시민 중 이번 사고에 대한 심리적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위기상담전화 1577-0199로 전화하면 된다. 그 외 상담을 희망하는 사람은 누구나 서울시 분향소 2곳(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서울광장)에 설치된 심리상담 부스와 마음안심버스에서 심리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