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 측 없는 '핼러윈 축제', 경찰 대응 매뉴얼 없었다

이소현 2022. 10. 3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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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이태원 '핼러윈' 축제처럼 주최 측 없이 자발적으로 많은 인파가 모인 대중 행사에서 공식적인 경찰의 대응 매뉴얼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경찰 책임론'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예년보다 현장 배치 인력을 늘렸지만, 불법촬영과 마약 등 범죄예방 및 단속과 교통질서 부분에 초점을 맞췄으며, 압사와 같은 위험으로 대규모 인명 피해는 예견하기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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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보다 현장 경찰력 늘렸지만
범죄 예방 및 단속·교통질서에 초점
"대중 행사 적정 매뉴얼 마련 준비 중"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경찰은 이태원 ‘핼러윈’ 축제처럼 주최 측 없이 자발적으로 많은 인파가 모인 대중 행사에서 공식적인 경찰의 대응 매뉴얼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경찰 책임론’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예년보다 현장 배치 인력을 늘렸지만, 불법촬영과 마약 등 범죄예방 및 단속과 교통질서 부분에 초점을 맞췄으며, 압사와 같은 위험으로 대규모 인명 피해는 예견하기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인파에 깔려 수십명이 실신해 경찰과 소방당국이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홍기현 경찰청 경비국장은 3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정례기자간담회에서 “주최 측이 있는 축제 등은 사전에 관련 지자체와 경찰, 소방, 의료 등 유관기관들이 사전에 역할분담을 해 체계적으로 대응해왔다”며 “이번 사고는 그런 부분에서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공공질서 유지를 담당하는 주무부서로서 안타깝고 송구하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주최자가 없고 다수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유사 사례에 관해 국가 공권력이 어떤 방식으로 개입할지 사회적 합의가 마련돼 이에 따라 적절한 대응 매뉴얼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이태원 사고를 계기로 주최 측이 없는 대중 행사에서 경찰이 현장 대응할 대비책과 매뉴얼 마련에 착수한 점을 강조했다. 홍 국장은 “여러 사람 모인 것을 통칭해서 ‘혼잡경비’라고 명명한다”면서도 “사람 많이 모이는 것 마다의 구체적인 방안이 있는 것은 아니라서 이번에 촘촘하게 마련하고, 관련 기관들이 함께 모여서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경찰은 예년보다 현장 배치 인력을 늘린 점을 강조했다. 홍 국장은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부터 경찰은 핼러윈 데이 때 이태원에 30~90명으로 투입해 대처했고 (사고 당일인) 이번에는 138명을 현장에 배치했다”며 “주로 불법을 단속하거나 범죄 예방 또는 교통 소통을 위한 부분에 집중해 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용산경찰서는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된 이후 처음 맞는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이태원관광특구 일대에서의 치안 활동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29~31일 사흘간 200명 이상을 이태원 일대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핼로윈을 앞두고 이태원 일대에 대형 압사 참사가 발생한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경찰병력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아울러 경찰은 이태원 일대 치안 활동에서 사고가 발생한 골목을 통제하는 등 활동은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홍 국장은 “경찰이 일정 인력으로 대응할 때는 전체 구역을 4~5개 권역으로 분리해 권역별로 단속활동을 한다”며 “해당 골목에 특별한 인력을 배치해 통제 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과거 핼러윈 데이 때와 경찰력 비교에 대한 지적에 홍 국장은 “2020년과 2021년 방역 단속을 위해 기동대가 별도로 현장에 배치된 바 있다”고 설명했으며, 2017년에는 경찰이 폴리스라인을 치고 통제했다는 지적과 관련해 “당시에는 인도에서 차도로 내려오는 사람들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된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작년에 사고가 난 골목을 통제했다는 것과 관련해서는 “상인회 요청에 따라 이뤄진 QR코드를 체크하는 방역 게이트”라고 해명했다.

홍 국장은 이번 이태원 일대 핼러윈 축제 인파에 대해 “과거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많은 인원이 모였지만 예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모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급작스러운 인파 급증은 못 느꼈다고 한다”면서도 “판단에 대한 아쉬움은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소현 (atoz@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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